사자가 된 남자
케빈 리처드슨.토니 파크 지음, 서가원 옮김 / 아폴로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하이디'라는 외국 여성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일본의 반려동물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녀를 보면서 '저런 사람도 있구나, 세상에는-.' 했는데...이후 책에도 등장하고 우리나라의 동물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살짝 궁금해졌더랬다. 저런 사람은 어떤 달란트를 타고 태어나는 것일까? 하고.

 

 

교감이라는 부분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능력은 아닐 것이다. 특히 나처럼 둔한 감각의 사람에게는 어림 없는 일이겠지!! 그래서 나는 이 분야 공부를 해 볼 엄두도 내질 않지만 주변에 이 능력이 탁월한 이웃 분이 두분이나 계셔서 살짝씩 물어보기는 하고있다.

 괜찮아요? 우리애들??하고-.

 

 

P365  그들과의 사랑과 우정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

 

 

반려동물하면 흔히 떠올려지는 고양이나 강아지, 혹은 TV에서 봤던 말까지만 떠올리고 있던 내게 얼마전 애커 호연님은

"작년에 교감했던 아이들 중 토끼랑 고슴도치, 햄스터도 있어요" 하셔서 놀랐는데 <사자가 된 남자>라는 책에 등장하는 케빈은 라이온 위스퍼러 라고 소개되어져 있어 그 내용이 사뭇 궁금해졌다. 유튜브에서 이미 3천만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하니 책을 먼저 읽고 찾아봐야지 하는 마음과 함께 첫 책장을 넘기는데.....

 

 

1974년 아프리카 오하네버스 북쪽에서 태어난 그의 어린 시절은 왠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가 떠올려지는 모습이었다. 은행 임원인 어머니와 제약회사원이었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은 이후 가난 속에서 어린 악동(?)으로 자라났지만 개와 고양이, 앵무새, 메뚜기 등과 교감하며 위안을 얻곤 했다고 고백한다.

 

도심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라는 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특수한 환경이어서였을까. 그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한 마리, 한 마리를 더 알아가고 싶어했고 관계맺고 싶어했다. 결국 우리가 위험하다 여기는 그 맹수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삶을 택했다. 사자가 이토록 귀여운 동물이었나? 고양이처럼 머리를 부비며 치근덕대는 동물이었을까....케빈에게 반해서 구애하는 암컷 자칼의 아름다운 자태나 풍만한 여성의 엉덩이를 좋아한다는 바바리맨 같은 치타,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난 캐릭터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처음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다. 교감에 대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케빈 리처드슨이라는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으므로. 그가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떻게 동물과 가까이 하며 살게 되었고 사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맹수들과 함께 그 생을 나누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책 내용의 대부분은-.

 

 

P131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동물들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간혹 동물원에서 사육사에게 일어나는 불행한 사고 소식을 접하며 어떻게 익숙해져 있을 관계 속에서 저런 비극이 일어날 수 있나? 싶었는데 케빈은 그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던져주었다. 동물과 함께 살거나 일을 하려면 사람이 매일매일 변하듯 동물들이 하는 행동도 시시때떄로 바뀐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우정이라는 것이 노력없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님을 깨달아야 했다. 삶을 살아오면서 몇몇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등을 돌린 적이 있듯이 동물들도 마찬가지.. 내가 맺고 있는 관계에서 신뢰와 존중에 대한 확신이 없는데 가짜로 있는 척을 할 수는 없다는 점은 동물들과의 관계속에서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사자의 체취가 그들이 지금까지 무엇을 했고 무엇을 먹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했을 때 그들은 분명 우리가 집안에서 함께 하고 있는 애완동물과는 다르다는 사실은 인지 되어져야 한다. 자칫 예쁜 사진, 귀엽게 찍힌 사진만 보고 그들이 야생의 맹수임을 잊어서는 곤란하겠다.

 

 

나는 이제 동물원 구경이나 사파리 투어를 하지 않는다. 외국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니...사람을 위해 잡혀 오는 일들은 멈추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동물원 대신 동물치료, 응급수술센터, 외국과 같은 좋은 시설의 입양기관들로 대체 되기를 꿈꾸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내게 조금 다르게 읽혀질 수 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살짝 한 가지 더 고백하자면 고양이와 그 촉감이 비슷하다는 사자의 혀...뽀죡뾰족한 돌기로 뒤덮여 까슬까슬할 그 혀의 감촉이 무척 궁금해졌다. 과연 죽기전에 아프리카로 여행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까? 운좋게 내 손등에 그 혀를 허락할 사자를 만나게 될지도 의문이지만....꿈꿔본 적도 없는 아프리카 여행.....사자 때문에 한번 꿈꿔 보고 있다.

 

기대했던 방향의 책은 아니었지만 라이온 위스퍼러라는 케빈처럼 우리가 사는 도심에서도 많은 위스퍼러들이 나타나 주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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