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온전한 나를 위한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혜민 지음, 이응견 그림 / 수오서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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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여러 사람에게 혜민스님의 글이 참 좋다!! 는 이야기를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접하게 되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누가 '좋더라~'고 했던 책이나 영화가 정작 내겐 좋은 감상을 남기지 않을 때가 종종 있었고, 그럴 때마다 난감했던터라 무조건 좋다고하면 좀 미루어 보게 되었다.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 수도 있고, 관점이 달라 다른 감상을 남겼을 수도 있었겠지만!!

 

타인의 그것보다 내 마음을 기준 좌표로 삼게 되면서부터 자연스레 없어진 습관이긴 하지만 예전에는 그랬던 적이 있다. 30대에 접어들면서 '내가 편한 삶','내게 좋은 것들','내가 느끼기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용감해졌다기보다는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남들에게 좋은 평판을 듣고 있는 사람도 정작 나와의 관계는 불편할 수가 있다는 점. 그러니' 내게 좋은 사람, 나와 좋은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받아들일 것!!! '을 실천하며 살게 된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기준을 정하고나니 참 맘이 편하다.

 그래서 혜민스님의 글을 읽는 내내 가슴에 와 닿는 힐링보다 나와 같은 고민의 사람들이 많구나!! 내지는 내가 잘하고 있구나!! 라는 자가적 칭찬을 스스로에게 할 수 있어 뿌듯했다. 그래서 그의 글을 두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글이라고 하는구나....도 알게 되었고.

 

생각하는 바를 잘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그 정리된 생각을 공감가도록 글로 끌어내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같은 마음이라도 다양한 표현으로 내뱉어질 수 있다보니 어떤 글은 의도는 알겠으나 공감지수가 떨어지기도 하고 또 어떤 글은 잘 적혀 있으나 반대하고 싶어질 때도 있다. 그런데 묘하게 혜민스님의 책 한 권 속 모든 글들은 내 맘과 같았다.

 

 

누군가 마음 속에 쏘옥 들어와 다 들여다보고 있는듯한 착각. 하지만 들켜도 부끄럽지 않은 마음들이 담겨 있었다. 나는 수도자! 그러니 너는 나의 좋은 말을 받들어 이러이러하게 살아가라!고 가르치지 않아서 편했고 다독이듯 어루만져주는 그 부드러움이 좋았다.

 

살면서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좋은 말을 들을 기회가 적어지는 것이 아쉬웠는데, 가까운 친구의 따뜻한 위로처럼 건네진 스님의 명언들이 오늘 하루를 살아낼 의지가지가 되는 것 같아 힘이 난다.

 

글에도 힘이 있다. 괜히 펜이 칼보다 강한 것이 아닌 것처럼. 여러 사람에게 감명을 주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오래 빛나기도 하지만 단 한 사람의 인생에 필요한 바로 그 순간 살아남을 힘을 전하기도 하니까.

 

"너무 착하게만 살지 말아요"라는 말은 그래서 내겐 그 어떤 문장보다 좋은 "멈춤"글이 된다. 매순간 착하게 사는 어른은 아니지만 순간순간 내 것보다 너의 것, 내 일보다 모두의 일을 우선순위로 두려할때마다 이제는 "stop"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크게 아프고 나서 달라진 생각인데 그 어떤 순간도 내 인생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다. 건강을 잃고든 첫번째 후회는 그것이었다. 그래서 오늘 해야할 일이 스트레스가 되어 건강을 해치겠다 싶으면 과감히 내일로 미루고, 배려없이구는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사는 지혜가 생겼다.

 

예전 같았으면 조금 불편해도 내색하지 않고 내 일보다는 부탁받은 일부터 해주느라 잠을 줄이고 할 일을 미루어 종국엔 '뭐하고 있나?'는 후회가 밀려 들었겠지만. 이젠 굳이 그리 살지 않게 되었다. 당장 칭찬받아도 순간이고 또 더 과한 부탁을 해 올 것이 뻔한 관계라면 순간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을 긋는 편이 내 인생과 건강을 위해 더 좋은 선택임을 안다.

 

7월에 구매해서 참 오래 붙들고 있었다. 혜민스님의 책. 중간중간 다른 책을 읽을 땐 잠시 접어두었다가 마음이 요동칠때 다시 꺼내서 주욱 읽곤 했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은 꼭 내 인생 같은 제목이 붙여져 있어 정감이 가는 책이다. 그래, 인생! 완벽하지 않지만 사랑하며 살아보자!! 다짐하게 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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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화 - 1940, 세 소녀 이야기
권비영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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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그 암울한 시대에 조선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권비영 작가의 소설 <몽화>는 잔인하다거나 끔찍하게 묘사하진 않았지만 느낌은 충만하게 실려, 1940년대 세 소녀의 처지를 통탄하게 만들고 말았다.

 

<여명의 눈동자>를 봤을 때가 아주 어렸을 때였는데도 불구하고 주인공 여옥(?)이 시대적 삶에 등떠밀려 불행에 빠질때마다 가슴 아프곤 했었다. 소설 <몽화>속 소녀 셋 중 하나인 은화도 여옥의 삶을 살았다. '일본군 위안부'로 살다 목숨을 잃을 뻔했던 은화에게 조국의 해방은 인생의 해방이 되지 못했다. 나라를 팔아먹은 이들은 해방이 되어서도 잘먹고 잘 살았던 것과 달리 그들로 인해 인생을 지옥에 저당잡히며 살다 그 지옥 불구덩이에서 살아나왔지만 행복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은 영실도 마찬가지였다. 독립을 위해 가정보다는 국가를 택했던 아비는 일본탄광촌에서 생명의 불빛을 짓밟히고 있었고 아비를 찾아 만주로 떠난 어미의 소식은 알길이 없었다. 일본 장사치의 내연녀가 되어 그녀를 뒷바라지 하던 이모는 해방과 동시에 남자도 재산도 한줌 먼지처럼 다 날려 버렸고 이모덕에 일본에서 유학중이던 영실은 칠복과 함께 입국했지만 아비를 찾기 위해 일본으로 갈 틈만 노리며 집착에 가까운 밀항을 꿈꾸며 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친일했던 아비 덕에 불란서 유학을 떠났던 정인은 암흑의 세월에서 비켜 자유로운 삶을 산 듯 했으나 결국 사랑하는 남자와 맺어지지 못한 채 아비가 정해준 혼처로 시집가게 된다. 시대도 암울했지만 무엇보다 세 여인 중 단 한 명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없었던 인생이라 답답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제목이 몽화인 것일까.

 

얼마전 보았던 <밀정>이라는 영화 속에서 끝까지 신념을 위해 투쟁하다 죽어간 연계순이라는 인물이 갑자기 떠올랐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투신하건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건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면1940년대는 우리 역사 속 그 어느 시대보다 빛이 없는 어둠의 시대라 불러도 좋을 듯 하다. 왜 우리는 이 시대를 자세히 배울 수 없었을까. 역사 속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울분을 토해내며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시대가 오지 않기 위해 방비해야할텐데......!500년 전, 1000년 전의 역사보다 생채기가 더 깊고 가까운 역사에 대해 우리부터라도 자세히 공부해야하지 않을까. 정말 희망의 빛은 없었을까. 역사교육의 시작은 가까운 과거로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바르지 않을까 싶어진다. <몽화>를 읽고나서 든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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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남자 ㅣ 발란데르 시리즈
헨닝 망켈 지음, 신견식 옮김 / 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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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트 발란데르' 형사 시리즈의 끝본으로 만나게 된 또 하나의 북유럽 작가 소설. 치밀하고 전문적인 미국 작가들의 소설이나 좁은 입지적 조건을 잘 활용하는 반전의 묘미가 있는 일본 작가들의 소설과 달리 북유럽 작가들은 그들의 서늘한 날씨의 그림자를 작품 속으로 잘 가져다 놓는 듯 하다.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이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기존 북유럽 작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왔던 그 오싹함...등 뒤에 스믈스믈 올라오는 그 무언가를 또 다시 경험하고야 말았다.

 

 

 

'불안한 남자'는 한 사람이 아니었다. 결혼을 앞 둔 딸, 엉망으로 취한 채 불쑥불쑥 나타나 민폐를 끼치곤 하는 전처, 암에 걸려 생의 마지막을 알리러 온 전 애인, 그리고 퇴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형사라는 직업. 55세의 쿠르트 발란데르 역시 '불안한 남자'로 흔들리고 있었다. 오래도록 열망해온 시골로 이주해 집을 구매하고 강아지를 입양해 키우면서도 그는 외로움에 물들어 있었다.

그런 그에게 동거만 하겠다는 딸이 덜컥 임신소식을 알려왔고 그제서야 마주하게 된 사윗감은 어딘지 모르게 탐탁지 않은 구석 투성이였다. 하지만 딸의 출산과 결혼을 아버지로서 지지해줄 수 밖에 없었던 그는 사윗감 한스 폰 엥케의 부모님을 만나게 되고 그만 그들의 실종사건에 얽히게 되고 만다.

 

흔적도 없다. 목격자도 없다. 인질극이나 협상시도도 없었다. 그리고 얼마 뒤 한스 폰 엥케의 어머니가 시체로 발견되기에 이르렀다. 새 신발을 가지런히 벗고 누운 채. 자살로 종결짓기에 찝찝함을 느꼈던 발란데르는 형사적 직감으로 사건의 뒤를 쫓던 중 1960년대 초부터 스웨덴 해군함정에서 활동한 스파이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고 '여자 스파이'가 혹시 예비 안사돈이 아니었는지 의심하게 된다. 이렇게 흩어진 퍼즐들을 마추고나니 다 맞춰진 판에서 어색한 조각하나가 보였고 이내 촛점이 잘못 맞추어졌음을 직감하고 예비 사돈인 호칸이 숨어 있는 아지트로 찾아가 그에게 진실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는데....

 '여자 스파이' 소문에 대한 진실과 '소련이나 중국'이 아닌 미국의 개입. 모두를 속여왔던 한 남자의 죽음. 그 '불안한 남자'로 인해 깨어진 가정. 이 모든 이야기가 발렌데르 시리즈의 마지막 소설에 담겨 있었다. 놀랍게도 소설에 등장하는 잠수함 사건이 1980년대 스웨덴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 작가의 고백과 함께.

 

냉전의 절정기였다고는 하지만 전쟁국인 아닌 중립국이었던 스웨덴에서 이런 일이 왜 벌어져야 했을까유독 바다에서 젊은 피를 잃어야 했던 사건이 최근 대한민국에서 몇 차례 일어났었기에 안타까움이 더해진 듯 하다. 재미와 가독성, 둘 다 건져 올린 헨닝 망켈의 다른 소설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다. 조만간...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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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니코의 하드보일드 라이프 - 아무도 못 말리는 고양이와의 동거기
재윤 글.그림 / 내안에뜰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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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니코라고 해서 1마리를 반려하는 집사인가보다 했다.
하지만 두 마리. 니키와 콩이를 합쳐서 '니코'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착각 한 가지 더 추가!!
고양이들의 일상 사진이 가득 편집된 고양이 서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선택했는데,
니키와 콩이의 사진은 제일 마지막에 컬러로 몇 장 첨부되어 있었고
'에세이인가?  무협지인가?" 싶을 정도의 내용이 담긴 못말리는 집사(?)와 명랑한 고양이들의 동거기였다.
 
 
"쓴다고 안다면, 고양이가 아니다" 
(p5)
 
 
이건 진실. 집사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말이다. 내 첫고양이와 7년째 함께 살고 있지만 익숙해졌다는 것 외에 감히 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늘 새롭고 늘 엉뚱하며 항상 관찰하게 된다. 고양이라는 생명체는.

 

인간을 공략하기 위한 고양이의 무공 중 기본 8수를 읽으며 '킥킥' 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역시 집사여야지만 생활면에서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남으로 적을 공략한다는 '수공', 사뿐한 걸음걸이로 조용히 공략하는 '외보', 솜방망이를 "형운권", 인간을 단숨에 노예로 전락시켜버리는 '탐각저", 시간차를 가늠할 수 없는 꼬리를 이용한 "미란장", 미묘하게 다른 주파수로 울어대는 '감묘후', 그 외에도 '호비퇴','무념무공' 이 기본 8수였다. 무협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져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으나 그 모습을 연상하며 웃음이 터져나왔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다. 이 표현들....
 
그 외에도 책 속에서는 이런 표현들이 계속 등장하는데 가령 '절세미공','매두신장','섬섬신권','공성계,"도광양회','사심자','환묘본주' 등이 그들이다. 약간 이질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집사라면 내 고양이의 그 모습들을 떠올리며 상상해보는 즐거움으로 대체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와 살아가는 일은 유쾌하다. 일상인데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이 없다.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내고 있는 고양이들인데도 그러하다. 살아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 즐거움은. 이 책의 저자도 그 즐거움에 탐닉한 집사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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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우 - 비밀을 삼킨 여인
피오나 바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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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보다 냉철한 판단력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기자의 눈에 '어린 아이 유괴'는 어떻게 보였을까. 영국언론어워즈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기자상'을 받은 피오나 바턴 기자의 첫번째 소설은 범죄를 소재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 화자를 유괴범의 아내로 두고 있다는 점은 이례적인 느낌을 준다.

 

 

악명 높고 끔찍한 범죄 사건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용의자의 아내를 관찰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는 저자는 그 심경을 상상해보며 그녀의 첫번째 소설을 완성시켜나간 듯 하다. <<비밀의 삼킨 여인>> 속 화자 중 하나는 '지니'라고 불리는 진 테일러.

세상 사람들의 눈엔 공범일지도 모르는 유괴범의 아내이자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 얼이 빠져 있는 여자로 비춰질지 모르지만 지니는 사실 남편 글렌이 죽기만을 속으로 바래왔던 여인이었다. 학대가 있었을까? 를 의심했지만 학대보다는 방치라고 해야할만큼 남편은 그녀에게 무관심한 남자였다. 그보다는 그녀 외 밖에 있는 모든 여인들에게 관심을 둔 흔히 볼 수 있는 바람둥이 남편 유형이었으며 어린 소녀들에게 주로 성욕을 느끼는 로리타족으로 그려져 있다.

<부인><기자><엄마><형사> 이 네 파트 중 부인 파트 이야기가 바로 진이 내뱉는 진실이다.

 

<기자>파트의 케이트 워터스는 꼭 저자 자신처럼 그려져 있다. 내키진 않았으나 바닥난 잔고를 보며 데스크의 명령을 어기지 못하고 미망인의 노련한 관찰자로 붙여졌고 다른 모든 기자들이 실패한 일을 훌륭하게 해냈다. 지니의 경계심을 풀고 인터뷰를 따낸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 인터뷰였을까.

 

 

<엄마> 파트에 등장하는 던은 어떤 인물일까. 애지중지하던 어린 딸을 잃고 울부짖는 모성의 여성? 그것 비춰지는 모습뿐이고 관심받고 싶어 안달난 여자가 바로 '던'이었다. 자신의 딸 '벨라를 찾아주세요'라며 인터뷰도 하고 페이스북페서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들과도 소통하며 주목받는 상황을 일부 즐기고 있었다. 과거 즉석만남을 원하는 남자들과 하룻밤을 보낼 채팅 페이지에 자신을 올려두었던 '던'은 애가 셋이나 딸린 무정한 유부남 에반스와의 불장난으로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그 일로 인해 엄마가 되었다.

자신을 치장하고 외출을 즐기던 그녀였건만 그 모든 일을 스톱시킨 것이 바로 딸 벨라였던 것. 그래도 스물 여섯 미혼모로 살게 된 것에 조금씩 적응해 나가고 있었건만...그 외로움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섹스에 굶주려 채팅창 앞에 모인 남자들 앞에 부주의하게 자신의 어린 딸 사진을 투척했다. 그 결과 딸은 유괴되었고 이내 죽음을 맞이했다.

진실은 그러했다.

 

 

유괴범으로 손가락질 받아온 남편이 사실은 결혼 후 줄곧 외도를 해 온 남자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당장 헤어져야만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싫으면서도 그의 곁을 지켜야했던 아내 '지니'의 정신상태 역시 건강한 성인의 그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남편을 지지한다는 것. 그의 부정을 알면서도 완벽한 아내로 살아야할만큼 남편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었다. 가정이 파탄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유형도 아니면서 왜 그래야했을까.

 

 

글쎄...'결혼 생활에는 언제나 비밀이 존재하는 법'이라고 하지만 이런 식의 비밀이라면....털어버리는 쪽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남편은 이미 죽었다.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되었고 달콤하게 다가왔던 기자의 목적도 드러났다. 무엇을 망설여야한단 말인가. <비밀을 삼킨 여인>에 깜짝 놀랄만한 반전은 존재하지 않았다. 딱히 예상되는 결말을 에세이 읽듯 고요하게 읽어냈을 뿐이다. 형사, 부인, 기자, 엄마 그 어느 쪽에도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서인지 마음이 쓰라리거나 안타까움이 배가 되진 않았다. 다만 모두가 주위를 둘러보면 있을 법한 인물들이라는데서 최근 읽은 소설 중 가장 리얼리티적이라는 감상만을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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