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살인 1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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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북유럽 작가 헤닝 만켈의 작품들에 집중하고 있다. 몰입도가 최고!! 읽는 재미 최강!!! 수식어를 따로 갖다 붙일 필요가 없는 작품이 바로 그의 소설이다. 밑바닥부터 꽉 차 올라오는 그 울림부터 다른 이야기를 채 10권도 읽지 못했지만 어느새 나는 그의 매니아가 되어 있었다.

 

 

7.8월이 한여름인 우리와 달리 북유럽의 한여름은 6월 22일 경을 의미한다는 이제사 알게 되었지만 그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일년 중 해가 가장 긴 한여름 80여일 동안 쿠르트 발란더 형사에게 최악의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연쇄살인범의 손에 동료 스베드베리를 잃고 만 것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10대 셋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던 스베드베리는 어이없이 면식범의 손에 살해당했고, 이후 사건을 정식 수사하던 발던더는 실종 청소년 셋의 시체까지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원래는 넷이어야 했다. 이사 에덴그렌이 빠졌다. 축제에 참석하려 했으나 당일 갑자기 몸이 아파 빠졌던 이사는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과연 위험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것일까. 이사에게 드리워졌던 죽음의 그림자는 완전히 걷혀진 것일까. 여전히 살인범의 윤곽조차 잡지 못한 발란더와 달리 독자들에게는 살짝살짝 살인범의 옷깃(?)을 펄럭여주며 그 궁금증을 더하게 만드는 작가의 노련함이란....!!! 혀를 두르게 만든다. <한여름의 살인>은!!

 

 

보통 범인의 정체를 알고 보면 긴장감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마저 계산한듯 아슬아슬하게 독자와 밀당에 나선 그는 뛰어난 카사노바 같았다. 이 노련한 작가의 빠른 타계로 더이상 이런 수준의 소설을 읽을 수 없다니....!!!
1권을 읽고 잠시 숨고를 틈도 없이 곧바로 2권을 펼쳐들었다.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대체 똑똑한 헤닝 만켈이 준비해 놓은 범인은 어떤 캐릭터라는 말인지....! 개인 소유의 섬에 홀로 숨죽여 숨은 마지막 소녀 이사마저 죽이고야만 범인을 발란더는 어떻게 뒤쫓을지....나는 너무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무더운 여름, 땀냄새보다 더 퀴퀴한 살인사건을 쫓는 형사의 두 눈은 붉었다. 동료의 죽음과 바로 그의 눈 앞에서 죽어간 소녀의 복수를 멋지게 해 주길 기대하는 독자의 앞에 선 발란더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이 시점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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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0-16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지 좀 되긴 했는데, 이 시리즈 넘 좋아해요 ..^^
책 디자인도 맘에 들고 , 미친 가독성 아닌가요?

마법사의도시 2016-10-17 17:13   좋아요 1 | URL
정신없이 읽고 있어요. 몰입도 최고입니다
이제 몇 권 남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죠~^^;

[그장소] 2016-10-17 17:36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에 새로 번역되서 들어온 사이드트랙만 읽으면 되는데!^^

마법사의도시 2016-10-17 17:43   좋아요 1 | URL
<사이드 트랙>도 멋집니다. 지난 주에 읽었는데 정신줄 놓고 읽었어요 ^^

[그장소] 2016-10-17 17:46   좋아요 0 | URL
전 아직인데 , e - book 으로 볼까 , 어쩔까 ..고민중예요 .. ㅎㅎㅎ 이 하얀암사자 . 미소지은 남자 .방화벽 . 다섯번째여자 .등을 다 책을 가지고 있으면 망설임없이 사서 봤을건데 , 대출해봐서 ..

마법사의도시 2016-10-18 14:44   좋아요 1 | URL
하얀 암사자와 방화벽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재미있나요?

[그장소] 2016-10-18 17:09   좋아요 0 | URL
하얀 암사자 ㅡ이건 인종차별을 다룬 국제적사건, 이때부터 헤닝만켈이 원래 드러내고 싶어한 주제의식이랄까 ..그게 여기서 처음 잘 보였다고 기억하거든요 . 제3세계 ( 이 표현도 옳지않지만) 약소국이죠 . 아프리카같은 , 나랄상대로 강대국 미국, 영국등이 저지르는 일을 그려내기시작. 다른 눈을 갑자기 개안한 기분 였던거 같아요 . 이책 읽었을때 .. 방화벽도
그때 ATM 으로 이런 거대사기가 가능하다는 발상자체에 놀라고, 아주 작은 단서로 시작하는 것에 더 놀라고 , 그랬던거 같아요 .. 기억이 대체로 맡는지 자신없지만 ..읽어도 후회없을 작품들 , 임에 분명해요!^^ 전 당연 좋았고! ㅎㅎ
 
이탈리아 구두
헤닝 만켈 지음, 전은경 옮김 / 뮤진트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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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있었다.

"손가락으로 사람의 창자를 이리저리 찌르려고 공부하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사람 몸을 여기저기 가위질하면서 인생을 보내고 싶다며 외과의사가 된 남자.

배신당할까 봐 두려워 먼저 배신하고 그녀의 인생에서 도망쳤다가 정확하게 37년만에
예순 여섯의 나이에 병들어 찾아온 예순 아홉의 그녀를 돌보게 된 남자.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숲에 사는 그녀의 딸을 처음 만난 날 "네 아버지야"라고 소개된,,,
평생 딸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다가 인생의 어느 날 중년의 딸이 생겨버린 남자.

이 모든 경우의 수에 속하는 남자가 동일인물 .... 단 한 남자다. 범죄소설이겠거니하고 읽기 시작한 <이탈리아 구두>는 이렇게 엉뚱한 관계속에서 시작된다.

 

독특하게도 그들 모두는 특이한 인생을 선택했다. 홀로 섬에서 사는 삶을 택한 남자나 미혼모로 딸을 낳은 후,  평생 애증의 관계로 지내고 있던 여자, 부모와 동떨어져 숲에서 살면서 일반적이지 않은 삶을 택한 이웃들과 더불어 자유롭게 히피처럼, 집시처럼 살아가는 그들의 딸. 평범한 인물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소설 속에서 묘하게 위로받게 되었다면 나는 이상한 독자일까.

그들은 완벽하지 않았다. 수다스럽지도 않았으며 과거의 망령에 어느 정도는 잠식당한 채 살아간다. 늦은 화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마저도 세련된 화해의 형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 투박성이, 모자람이, 완벽하지 않음이 도리어 날 것 상태의 인생처럼 느껴져 낯설지 않았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순간도 있겠지만 다른 이에게는 민폐를 끼치며 살기도 하고, 사과의 타이밍을 놓쳐 '에라이 모르겠다'는 식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건 인간이라면 한번쯤은 경험해봄직한 일들이 아닐까. 크든 작든간에.  도망치고 싶은 순간도 있고 책임져야하는 순간도 있다.

37년 전 남자가 저지른 도망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지만 죽음을 목전에 둔 여인은 그를 원망하기 위해 수소문해서 찾아왔다기 보다는 딸의 존재를 알려주고 그의 곁에서 오랫동안 마음에 묵혀 왔을 체증같은 미움을 스스로 내려 버리려고 온 듯 했다. 그런데 남자가 잘못을 저지른 건 '사랑'앞에서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12년 전, 외과의사 시절 촉망받던  수영선수 앙네스 클라르스트룀의 팔을 잘라 버렸다. 고작 스무살이었던 그녀의 반대쪽 팔을. 수련의가 잘못된 팔을 씻고 수술 준비를 한 오류를 눈치채지 못했던 그는 수술 한 달 뒤, 사회복지부로부터 고발당했다. 어깨 통증이 있던 팔도 재진찰 결과 절단할 필요가 없다는 소견이 나오면서 더이상 수술대에 설 수 없었다.

 

 37년 전에도 도망쳤던 그는 마찬가지로 12년 전 수술과실에서도 도망쳐 섬으로 들어왔다. 이후 조용히 홀로 살고 있던 그에게 하리에트가 찾아오면서 앙네스와도 마주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일까. 많이 늦긴 했지만.

 

묘하게도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읽고난 상태와 비슷했다. 이상하게도 위로받는 느낌. 희안하게도 치유된 느낌. 그런 분위기가 솔솔 풍겨온다. 민트색 표지의 북유럽 작가 소설에서. 이전에 그가 썼던  소설들과는 사뭇 달랐던 <이탈리아 구두>는 서툴고 비겁했던 어른이 등장하지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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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트랙 발란데르 시리즈
헨닝 망켈 지음, 김현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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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같은 두께의 책이라도 담고 있는 내용에 따라 읽는 속도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매년 2권씩 읽고 있던 '제프리 디버'의 추리소설의 번역본 출판이 주춤한 가운데 그처럼 공들여 쓴 크라임 소설을 찾다가 발견한 작가가 "헨닝 망켈"이다. 아, 북유럽 작가 중에 이토록 걸출한 필력을 지닌 작가를 왜 놓치고 있었지??!!! '요 네스뵈','스티그 라르손'의 작품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느꼈던 것과 동일한 희열을 느끼게 만든 헨닝 망켈. <불안한 남자>,<빨간 리본>,<이탈리아 구두>,<불의 비밀>에 이어 5번째로 읽게 된 그의 소설은 밤을 꼴딱 새게 만들기 충분했다.

 

 

동터오는 새벽녘, 다크서클은 허리까지 내려 앉고 두 눈은 시뻘겋게 충열되었지만 심장만은 벌렁벌렁 뛰게 만든 문제의 화제작 <사이드 트랙>은 설렁설렁 읽을만한 소설이 아니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해도 좋을 복지국가 스웨덴이 현재 봉착하고 있는 문제점들과 나날이 흉악해지는 범죄를 소설 속에 고스란히 담아 '대체 세상이 왜 이렇게 잔혹해져가야만 하는가?'를 함께 한탄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세상이 원래 그렇지 뭐,,,가 아닌 함께 고민하게 만들고 다같이 각성하게 만들어 결국엔 이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기를 희망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엿 본 것 같기도 하고.

 

 

 

같은 두께의 책이라도 담고 있는 내용에 따라 읽는 속도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매년 2권씩 읽고 있던 '제프리 디버'의 추리소설의 번역본 출판이 주춤한 가운데 그처럼 공들여 쓴 크라임 소설을 찾다가 발견한 작가가 "헨닝 망켈"이다. 아, 북유럽 작가 중에 이토록 걸출한 필력을 지닌 작가를 왜 놓치고 있었지??!!! '요 네스뵈','스티그 라르손'의 작품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느꼈던 것과 동일한 희열을 느끼게 만든 헨닝 망켈. <불안한 남자>,<빨간 리본>,<이탈리아 구두>,<불의 비밀>에 이어 5번째로 읽게 된 그의 소설은 밤을 꼴딱 새게 만들기 충분했다.

 

 

동터오는 새벽녘, 다크서클은 허리까지 내려 앉고 두 눈은 시뻘겋게 충열되었지만 심장만은 벌렁벌렁 뛰게 만든 문제의 화제작 <사이드 트랙>은 설렁설렁 읽을만한 소설이 아니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해도 좋을 복지국가 스웨덴이 현재 봉착하고 있는 문제점들과 나날이 흉악해지는 범죄를 소설 속에 고스란히 담아 '대체 세상이 왜 이렇게 잔혹해져가야만 하는가?'를 함께 한탄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세상이 원래 그렇지 뭐,,,가 아닌 함께 고민하게 만들고 다같이 각성하게 만들어 결국엔 이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기를 희망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엿 본 것 같기도 하고.

 

 

 

 

 

헨닝 망켈에 열광하게 만든 발란데르 형사 시리즈 중 하나인 <사이드 트랙>은 한 십대 소녀가 샛노란 유채꽃밭 한가운데서 발란데르가 지켜보는 가운데 분신자살하는 엽기적인 사건으로 시작된다. 마리아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소녀는 흑수저로 태어난 남자 페드로가 8년간 함께한 아내를 잃은 날 얻게 된 귀한 딸이었다. 그런 소녀가 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멀리 떨어진 스웨덴의 유채꽃밭 한가운데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었을까.

 

 

소녀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수사를 펼치던 발란데르 앞에 펼쳐진 또 한 건의 사건은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연쇄살인사건이었는데 추후 두 개의 사건은 하나로 묶여 그 추악한 진실을 토해내게 되지만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그는 먼 길을 돌고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전직 법무부장관, 유명 미술상, 폭력적인 가장, 기업사냥꾼,,,,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을까. 살인자가 이들을 한 카테고리에 묶게 된 연유는 무엇이었을까.

 

광범위하게만 보이던 조각들이 발란데르의 수사를 거치면서 한데 모아지기 시작했고 비록 제목처럼 옆길로 둘러오긴 했지만 결국 한 지점에서 뭉쳤다. 추악한 어른들의 놀이개로 짓밟힌 소녀들의 지난날이 밝혀지면서. 열네살 소년의 행동과 늙은 남자들의 지저분한 지난날 중 과연 어느 쪽이 더 잔혹한 쪽일까. 무엇이 인간을 괴물로 만들어버린 것일까.

 

 

소녀들의 불행도 가슴아팠지만 알콜홀릭 엄마의 뒤에 숨어 벌벌 떨고 있던 꼬맹이의 신세도 안타깝긴 마찬가지였다. 아버지가 두려워 스스로 제 눈 알을 빼 버리려했다니....대체 낳아놓고 학대할거면서 아이는 왜 낳은 것인지......! 부모도 인간도 되지 못한 채 힘만 자란 성인 남자가 가정과 사회에 얼마나 해악적인 존재인지 이 소설은 잘보여주고 있었다.

 

읽다 보니, 순서대로 읽지 못해 시리즈의 끝부터 읽게 되어 버린 "발란데르 형사 시리즈"는 몇 번째부터 손에 쥔다해도 그 재미를 보장할 수 있는 멋진 범죄 소설임에 틀림이 없다. 치밀하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았고 문학성이 뛰어나면서도 사회를 비판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래서 스릴러 장르는 이제 북유럽 작가의 소설을 찾게 된다. 자꾸만.

 

 

 이제는 '믿고 보는 시리즈'가 되어버린 '발란데르 형사'이야기는 물론 그의 전 작품을 다 읽게 될 때까지 그 읽기를 멈추고 싶지 않아졌다. 67세의 이른 나이로 작년에 별세한 작가의 명복을 빌면서...더 많은 작품들을 볼 수 없게 되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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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지은 남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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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닝 망켈 or 헤닝 만켈로 불리는 스웨덴 작가의 책에 심취해 있다. 이 가을-.

뒤죽박죽 순서로 읽고 있지만 순서따윈 이미 상관없어졌다. 그 매력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히가시노 게이고처럼 전장르 글쓰기에 완벽을 기하고 있는 헤닝 만켈의 소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발란더(혹은 발란데르) 시리즈인데, 그 중 한 권인 <미소지은 남자> 역시 더할나위 없이 훌륭했다.

 

 

 

홈즈 시리즈처럼 이번 이야기 역시 궁금하기 짝이 없게 만든다. 독자를 안달하게 만드는 그의 스토리 속엔 묵직한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서린 작가의 일침도 포함되어 있기에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단순히 "범인이 너였구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다.



1993년 10월, 늙은 변호사의 죽음, 그의 아들인 또다른 변호사의 죽음, 그들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늙은 여인을 지뢰로 죽이려했던 미수사건까지... 수상한 죽음이 나열되며 발란더를 사건으로 이끄는데 이제껏 봐왔던 시리즈에서와 달리 그는 폐인이 되어 있었다. 힘차고 뚝심있게 범인들을 쫓던 형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여행과 알코올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그에게 과거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시리즈를 순차대로 읽지 않았기에 그 앞 이야기 속에서 그가 어떤 사건과 맞딱드렸고 그 안에서 왜 피폐해져버렸는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곧 나머지 시리즈를 완독하게 되면 모든 퍼즐이 맞춰지리라)

 

 

어쨌든 <미소지은 남자>라는 이중적인 제목이 붙여진 소설 속에서 그는 친구 스텐으로부터 자신의 아버지는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의뢰를 받게 되고 뒤이어 며칠 상간에 그 친구마저 죽어버리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수사에 착수하게 되어버린다. 그토록 거절했건만 그도 김전일이나 남도일(코난)처럼 사건을 몰고다니는 유형인듯 하다.



변호사인 아버지와 아들에 이어 그의 늙은 비서까지 죽이려했던 인물은 좋은 평판을 듣고 있는 재벌 하더베리라는 인물임이 밝혀지고 그의 가면을 벗겨내기 위해 목숨을 건 추격을 시작하게 된다. 줄거리는 대략 이러했으나 이 소설을 진정한 묘미는 직접 읽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말을 늘일 필요 없이 책을 다 읽고나서 몇몇 친구에게 책의 표지를 찍어 카톡을 보냈다.

 

 '다음에 만날 땐 이 책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보자!'하고. 독서토론식의 대화를 내키지 않아하는 나의 특별한 추천작이기에 "오케이"라고 금새 답변을 보내온 친구들과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이번 만남은 이 책 한 권으로 특별한 시간을 보내게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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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코비 야마다 지음, 매 베솜 그림, 피플번역 옮김 / 주니어예벗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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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하는 일은 부지런하지 못한 것이라고 여기며 살았는데,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사는 일이 더 슬픈 일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때로는 나이는 그냥 먹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데 '생각'에 관한 부분이 바뀐 것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생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야마다'라고 해서 일본인이 쓴 동화일 줄 알았는데 사진을 보면 그가 서양인의 외모여서 한 번 놀랐고, 그림을 그린 매 베솜의 국적이 궁금했는데 쓰촨 미술 대학원을 졸업했다는 프로필을 보고 두 번 놀랐고, 마지막으로는 성인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닌 예쁜 그림이 삽입된 동화의 형식으로 쓰여진 책이어서 놀라웠다.

 

 

그래서 내용은 너무나 쉽고 간결했다. 마치 아름다운 한 편의 시를 읽는 것처럼.
무엇보다 매 베솜의 그림이 너무나 따뜻하고 아름다워 벽화로 담아두고 싶을 정도였다. 얼마만인지 모른다. 이런 따뜻한 그림을 만나게 된 것이. 장면장면마다 색채는 최소한 사용되어 있어 마치 흑백영화 보듯 흑백 사진을 넘기듯 읽게 되는 <'생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는 어린왕자를 닮은 한 어린이에게 노란 달걀모양의 '생각'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생각은 멈추지 않고 아이를 따라갔다. 관심받길 원하는 생각과 결국 친구가 된 아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가 상처받기도 했지만 '내 생각'을 보호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키워나갔다. 그리고 이젠 생각이 없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아이의 내적성장을 이렇게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니...이 책은 삽화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다. 관점 자체가 아름다운 한 권의 동화가 마지막으로 보여준 것은 생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가 대한 해답이었다.

 

 

어디서 왔는지, 왜 여기에 있는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아이는 너무나 궁금해했지만 생각은 쉽게 답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은 생각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그냥 잊기도 했다고 한다. 아, 이 순수함이란!!! 어른이었다면 분명 답을 찾고자 했거나 분석 혹은 제압하려 했을지도 모르는데...아이들은 이렇게 이해관계를 따지지도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고 흥미를 잃어버리면 그냥 가만히 두어 버린다. 단순하지만 평화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아이들의 무관심이 이럴 때엔 참으로 부러워진다.

 

 

나만의 생각을 모두와 나무면 결국 '생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 그것을 어린 아이들에게 쉽지만 아름답게 알려주는 동화였다. 어떤 어른이 '생각하며 사는 삶의 가치에 대해' 이처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처음엔 '하나의 생각' 이었을뿐인 그  작은 시작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생각으로 소중히 키워나간다면 결국 모두의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교훈은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위안을 안겨주는 힐링 메시지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예쁜 동화책은 이미 훌쩍 자라버린 내 마음에도 안도와 평온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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