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살인 2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발란더(혹은 발렌데르) 시리즈 중 한 권인 <한여름의 살인>은 총 2권이다. 애초에 1권짜리인 줄 알았다가 1권의 끝에서 "2권으로 이어집니다"라는 글을 보고 눈에 쌍심지를 키고 말았지만 두 권짜리인 줄 알고 봤어도 비슷한 기분이 들었을 것 같긴하다. 재미가 한참 무르익었을 때 그 흐름이 뚝! 끊겨 버린다면 누군들 화내지 않겠는가.

 

 

묵직하게 자신의 일을 해 오던 형사 한 명이 그의 집에서 산탄총에 맞아 죽었다. 그가 쫓던 사건 때문이었는데, 그 범인이 지인이었다. 황당하게도. 그에게는 사랑이었으나 범인에게는 이용이었을 뿐인 관계 같아 보여 마음이 씁쓸해진다. 물론 독신으로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던 스베드베리의 개인적인 성적 취향은 동료 경찰들도 몰랐던 일이었지만.

 

 

반면 자신을 전지전능하게 여기던 범인도 똥줄(?)이 타기 시작했다. 느긋한 마음으로 안전하게 계획대로 진행하던 그가 아홉번째 표적은 성급하게 골랐던 것. 막 결혼한 신혼부부와 그들을 찍던 사진사를 살해한 후, 1년 정도 기다렸다가 살해 대상을 고르려했던 계획을 전면 수정하면서까지 발란더를 죽이려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살인자는 냉정을 잃었다. 흥분에 휩싸였고, 성급했다.

 

 

 

그리고 잡혔다. 변장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그드에게서 웃음을 추방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는 연쇄살인범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죽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있겠냐'며 말도 안되는 소리로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하려했다. 단 한번 밖에 살 수 없는 인간의 목숨을 너무나 쉽게 빼앗아 가면서 정당화하는 말치고는 너무 작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신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선택권을 빼앗아 버린 것으로 모자라 가장 행복한 순간에 죽여 버리다니.....!

 

 

 

이런 생각을 가진 연쇄살인범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속에 함께 뒤섞여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과연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캐릭터일까. 발란더같은 용감한 형사를 만나보진 못했지만 귀로 들리고 눈으로 보고 있는 뉴스 속 범죄자들은 이야기 속 인물들보다 결코 착하지 않았다.
오늘도 한숨 쉬어지는 뉴스들이 많이 속속 들려오고 있는 가운데 제발 이런 이야기들은 책 속 이야기로만 읽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제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