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인턴 -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직장동료
이효원.박지영.최한음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려견과 함께 출근하는 즐거운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테헤란로를 걸어 도착하는 길이 늘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홀로 집에 두고 출근하는 것보다는 발걸음 가볍게 회사로 향할 수 있지 않을까. 고양이를 반려하고 있어 함께 외출할 일은 없지만 강아지는 산책 겸 함께 오갈 수 있다면 분명 즐거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반려견과 함께 근무할 수 있는 회사' 라는 제목의 포스팅이 올라올때마다 클릭해서 들어가보는 이유도 같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함께 있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하는 견주는 회사대표. 그래서 좀 더 편하게 결정할 수 있었겠지만 사원들의 반대가 있었다면 이 또한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이었으리라. 여자 셋이 근무하는 회사내에서 일명 '고구마 누나'로 불리는 직원은 고구마 하나로 보리와 밀당을 즐기며 '작은 누나'로 불리는 직원은 좀 귀찮게 하긴 해도 분명 온통 초코빛인 보리를 아껴주고 있었다.

그래서 작은 강아지 보리는 '인턴 사원'이 되었나보다. 근무 중 일상이 대부분인 그림이지만 글보다는 그림이 많아서 금방 읽기 좋았고 감정에 호소하는 에피소드가 아닌 하루, 이틀, 사흘의 시간흐름에 따라 일상을 그대로 옮겨놓은듯해서 편하게 보기 좋았다. 보리인턴의 일과는 심플했다. 아침 7시에 기상해서 출근과 산책을 겸하고나면 애교부리다가 간식 먹고 장난감과 사투를 벌인다. 응아하러 나갔다가 들어와선 낮잠을 자고 8시쯤 퇴근하는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는 강아지라니~

개를 좋아하는 클라이언트와 미팅시엔 인턴사원인 보리도 함께 회의에 참석하고 회식은 꼭 보리와 함께 하기 위해 테라스나 한강에서 해야하는 약간의 제약도 감수하는 이유는 '행복한 시간'을 위해서가 아닐까. 보리라고 왜 테러(?)를 감행한 과거가 없었을까. 개춘기가 심하게 왔던 보리는 배설물이 묻은 베개를 뜯어놓은 적도 있고 화분을 엉망으로 파 놓는가하면 키보드를 맘껏 눌러 작업을 방해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 페이지에 "넌 개판쳐도 괜찮아. 개니까"라는 문장을 보고 슬며시 웃음짓게 된다. 순간 화가 날 법도 한데, 개판쳐도 된다니.......그 마음을 알아서일까. 성견이 된 보리는 참 얌전한 강아지가 됐다.

4페이지부터 185페이지짜기 보리인턴의 일상을 살펴봤다면 챕터 4장은 첫 반려견을 맞이한 견주에게 도움이 될 법한 내용이 담긴 '반려견의 행복 레시피' 편으로 이어진다. 올바르게 안아주는 법, 이동장 훈련, 주의해야하는 행동, 마운팅, 산책의 이유, 노란 리본 프로젝트 소개, 사회화, 심리 상태, 개춘기 이해, 펫티켓 등등 개와 사람이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알아야할 팁들이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되어져 있어서 아이들과 같이 보기에도 적당한 책이다. 귀여운 멍뭉이 보리는 내일도 행복하게 출근하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속에 잠든 물고기 나남문학번역선 20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인옥.김경림 옮김 / 나남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한참 재미나게 시청하고 있을 즈음 읽게 된 소설 <<숲 속에 잠든 물고기>>엔 5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좁은 집에서 가난하게 살다가 시아버지의 유산상속을 믿고 도심의 큰 집으로 이사온 '마유코'에게 아이가 생기면서 다섯 엄마들의 이야기엔 속도가 붙는다. 1999년 도쿄 수험생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쓰여졌다는 소설은 스카이캐슬처럼 쫄깃한 입시전쟁을 다루고 있진 않지만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해서 첫장부터 막장까지 한순간에 끝나버린다. 살아온 환경, 교육수준, 현재의 재정상태, 가치관이 달랐지만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함께 했던 그들, 많은 시간이 흐른 것도 아닌데 원수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 뿔뿔이 흩어지게 된 건 점처럼 작은 균열로부터였다.

 

 

시아버지의 유산중 일부를 받아 이사오게 되었지만 시어머니는 애초에 약속한 금액을 다 주지 않았고 이웃의 넉넉한 삶을 부러워했던 어린 새댁 '마유코'는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리는가하면 이웃의 아이를 잠시 돌봐주면서도 뻔뻔하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호의로 받게 된 아이용품을 카드값을 변제하기 위해 되파는가하면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물쓰듯 써버리면서 점점 망가져갔다.

'히토미'는 두 여자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아이를 맡겼다는 이유로 반찬을 사다나르고 돈을 뜯기는가하면 맡긴 아이는 심하게 다쳤다. 아동학대를 당해왔던 것일까. 엄마로서 가슴이 미어지고 후회되는 순간에도 또 다른 이웃인 '요코'는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전화해대고 집 앞까지 찾아온다.

'요코'는 낯가림이 심한 아들을 키우는 엄마다. 본인도 의심이 많고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것이 컴플렉스다. 히토미에게 집착하고 있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으면서 멈추지 못해 새벽까지 그녀의 집앞에 가서 불이 꺼졌는지 확인하고 돌아온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겉으로는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는 엄마처럼 보이지만 자식을 사립학교에 진학 시키기 위해 이웃의 비밀까지 이용한 '치카' 는 결국 쓴 맛을 봐야했다.

불륜상대를 오픈했지만 입시를 핑계로 불륜남 가족과 식사까지한 치카를 용서할 수 없었던 '가오리'는 마유코의 롤모델이었다. 마담으로 불렸을만큼 우아하면서 여유로운 가오리의 삶을 마유코는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딸이 어릴 때 입었던 명품 옷들도 나눔하면서 도움을 주었지만 다 배신으로 돌아왔고 결국 금지옥엽으로 키운 외동딸이 등교거부한 채 마유코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고 분노한다.

처음에는 좋았다. 맘친으로 똘똘 뭉쳤을만큼 서로에게 호의적이었고 부드러웠던 관계가 어그러지게 된 건 역시 한 순간이었다. 차마 내뱉지 못했지만 서로를 향한 불편함이 커지면서 파국으로 치닫았다. 서로를 외면하면서 자신의 삶으로 되돌아간 그들이 함께 했던 시간은 정말 의미 없는 시간들이었을까.

친구의 추천으로 <<8일째 매미>>를 읽으면서 주목하게 된 작가 '가쿠다 미쓰요'의 필력은 대단했다. '입시'보다는 '관계'에 대해 더 고심하게 만들만큼 멋진 소설이었다. 이번에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칼,총,약,고문 이 아닌 굶겨죽이는 방법을 택한 살인범의 사연은 어떤 것일까. 낡은 집에서 발견된 부패한 시신은 보건복지사무소 과장 미쿠모였다. 가족과 이웃 그리고 직장동료 누구에게도 원한 살 일이 없는 미쿠모는 왜 살해됐을까. 묻지마 살인사건일까. 흡인력이 강한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는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을 통해 일본 사회의 복지제도의 헛점과 융통성 없이 원칙만을 내세워 본질을 등한시해 온 공무원들을 꼬집어내고 있다.

 

헌법 제 25로,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을 영위할 권리를 가진다

p56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기본 생명권을 지켜주어야할 이 법이 도리어 어려운 삶에 내몰린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명분이 된 것이다. 부정수급자를 단속하기 위해 철두철미하게 원칙대로 일을 처리해온 미쿠모와 타케루 모두 시체로 발견되고 그 다음 타깃은 그들의 상사였던 가미사키다. 퇴임 후 작은 단체에서 명예직으로 있으면서 해외여행이나 다니는 노인인 그 역시 주변의 평판은 아주 좋았다. 하지만 과거의 행적에 이어 현재까지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똥물인생인 남자였다. 은퇴한 영감들이 동남아시아로 매춘여행을 다니면서 인생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니......!

 

직접적으로 살해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지옥의 문을 열어준 셈이다. 국가가 가난한 개개인 모두를 구제할 수는 없다. 그 손길이 나라 구석구석으로 미칠리가 만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아사 직전에 내몰린 노인을 굶어죽게 만든 일은 잘못된 행동이며 나아가 그 소식을 듣고도 올바르게 처리했다고 믿으며 마음의 동요가 없었다는 점은 같은 인간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애초에 생활보호대상자에게 지급할 목적으로 편성된 세금이 아닌가. 공무원의 답답한 행정에 소를 제기하고 소동을 피웠다고해서 8년동안 옥살이를 하게 만든 점도(물론 방화가 추가되긴 했지만) 과했지만 그 상황에 맞게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했으면서도 불이익 없이 승진을 거듭했던 세 사람에게 화가 치밀었다. 무엇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서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

 

미야베 미유키 소설 이후, 경종을 울릴만큼 울림이 큰 '사회파 추리소설'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저력은 대체 어디까지인지......또 한 번 감탄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럽 별의 금화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안드레아스 그루버'와 '넬레 노이하우스'의 시리즈를 신작출간때마다 기다렸다가 읽고 있어서 독일소설이 낯설지 않았다. 북유럽 소설, 일본소설, 인도소설, 미국소설, 유럽소설, 중국소설....물론 장르별/ 작가별로 그 분위기는 사뭇 다르지만 소설의 배경이 되는 국가가 동일할 경우 같은 향을 내뿜기도 하는데, 독일 소설가의 작품 속에서도 비슷한 향기가 묻어났다.

 

 

작가 '얀 제거스'의 작품은 처음 읽게 되었지만 '별의 금화'는 <너무 예쁜 소녀> 와 <한여른 밤의 비밀>까지 3권으로 구성된 독일 스릴러 시리즈라는 소개글을 읽고 나머지 권들도 궁금해진다. 다만 3권 다 읽지 않았다고 해도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는데는 하등의 문제가 없는 독립적인 한 편 구성이기에 시간이 될때마다 한 권, 한 권 찾아 읽으면 될 듯 싶다.

 

 

 

keyword / 시골마을. 사고. 권력자의 은밀한 비밀. 독일 최고의 기자.

 

 

 

'마탈러 형사 시리즈'는 슈바르첸펠스라는 마을에서 일어난 사고로부터 시작된다. 오토바이 사고를 목격한 쥘레만은 신고 대신 현장에서 사진봉투를 챙겨갔다. 누구나 알고 있는 그 남자의 비밀이 담긴 봉투를......그리고 그는 곧 킬러에게 쫓기기 시작했다. 한편 강력계 팀장인 마탈러는 반갑지 않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는데, 친분이 있는 기자 안나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헤를린데 쉐러라는 유명 저널리스트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안나와 함께 초블릭 호텔로 향한 마탈러 앞에 던져진 저널리스트의 시체와 수상해보이는 정황들이 그를 사건 속으로 밀어넣었다. 단서를 찾아나가는 그의 앞을 자꾸만 가로막는 라이벌 형사의 의도와 그들이 숨기고자한 비밀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생각보다 약했던 장소 '클럽 별의 금화'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혼다 데쓰야의 <<스트로베리나이트>>를 읽었을때만큼 강한 충격을 기대했건만 '아동학대 포르노사진'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곡을 찔러내거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가 남겨진 것 같지도 않아 '좀 약한데' 라는 느낌이 남아버렸다.

 

 

유명기자가 살해된 현장. 보지 말아야할 것을 본 것을 단죄하기 위해 눈에 총을 쏘았을텐데.....CSI급 디테일한 수사나 대담하면서도 긴박하게 몰아가는 스피드함이 더해졌다면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마지막 장을 덮고 잠시 상황을 머릿 속에 영상으로 그려본다. 장면장면을 빠르게 편집하면서 쫓기는 쪽과 쫓아가는 쪽을 상상하면서....역시 영화로 옮겨지면 훨씬 더 매력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 같아서 슬쩍 미소 지어보면서......

 

 

자신의 추악함을 덮기 위해, 가진 것들을 잃지 않기 위해 타인의 목숨을 쉽게 앗아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철퇴가 내려지길 바랬다. 정의로운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적어도 소설이나 영화에서만큼은 고구마가 아닌 사이다형 결말을 꿈꾸기 때문이다.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얀 제거스의 <<클럽 별의 금화>>에서도 비밀의 보따리는 풀렸다. 단죄 받을 사람은 단죄받고 실타래처럼 엉커있던 사건도 마지막 엮임까지 풀어냈다. 마침 독일엥서 드라마로 방영되었다고 하니 형사 마탈러역의 배우가 상상속 마탈러와 싱크로율이 얼마나 일치할지 한 번 찾아봐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스토리콜렉터 7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50음도 살인이 이어지다

 

 

200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에서 대상 받은 작품인 <<안녕, 드뷔시>>도 좋았지만 최종 심사에 함께 오른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가 더 충격적이어서 그의 소설은 죄다 찾아 읽게 만든 '나카야마 시치리'. 재미의 당도는 유지되면서 빠른 속도로 다음 소설들을 집필하고 있는 작가의 소설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반갑게도 시리즈화 되어 있어서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지만 역시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가 던져준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히포크라테스 시리즈'의 케미를 제일 좋아하고 '미코 시바레이 시리즈'도 재미나게 읽고 있지만 '개구리 남자'가 다시 돌아올거라고 예상해 본 적이 없어서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작가로부터.

반갑지 않은 연쇄 살인마의 귀환. 모방범 같아 보이지만 작가의 필력을 봤을 때 분명 반전이 있을 게 뻔했고, 불필요한 장면은 단 한 장면도 없을 거라 기대했기에 명절 동안 이 한 권에 푹 빠져 지냈다.

 

작년 말, 한노시에서 발생한 50음순 연쇄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고테가와'와 ''와타세'는 다른 관할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발이 묶인다. 딸과 손녀를 잃은 마에자키 교수가 살해되면서 개구리남자 사건에 다시 얽혀 버린 것이다. 교수의 죽음 뒤로, 토-호미-에마쓰로 불리던 사람들이 살해되면서 50음순 사건이 재현되는듯 하며 용의자 '도마 가쓰오'의 행방을 찾아보지만 신출귀몰한 그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의료시설에 감금되어 있던 사유리마저 탈출하면서 위험은 두 배가 되었고 사람들의 공포수위는 높아져갔다.

 

형법 39조는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한국의 법이나 일본의 법이나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법의 사각지대라는 표현보다 법이 과연 다수의 국민을 지킬 힘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형법 39조에 의하면 '심실 상실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오마에자키 교수의 딸과 손녀가 당시 17세였던 후루사와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었지만 그는 심실상실을 연기해서 법망을 피해갔다. 이는 악랄한 변호사 에토 가즈요시가 쓴 시나리오였고 법정은 형법 39조에 따라 형을 너무나 가볍게 구형했다. 그리고 그는 모녀를 살해했지만 5년 만에 출소했다. 다시 세상으로 복귀한 것이다.

 

살인이라는 것은...

살해당한 본인과 가족에게 대체로 불합리한 것입니다. 뭐랄까,

의미 있는 죽음은 그리 흔치가 않아요

P162

 

법이 답답하다고해서 모든 개인이 사사로이 복수를 단행할 수는 없다. 질서가 흐트러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되므로...

 

 

전편에서도 이번 편에서도 개구리 남자가 남긴 메모는 섬뜩했다. 사람을 실험실 개구리에 비교해가며 죽이는 방식은 정상적인 사람의 뇌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잔인하면서도 미친 행위를 하는 사람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킬 수 없다는 점 또한 소름돋는 일이고......

 

결국 '개구리 남자'의 살인은 멈추어졌지만 또 다른 살인마 사유리는 환속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소설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과 법, 둘 다 못믿는 마음을 들켜버렸다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소식들은 하나같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가 아니다. 때로는 점점 강도가 쎈 사건들이 보도되는 까닭에 공포와 외부자극에 점점 무뎌지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다. 흉한 사건사고 보도를 보고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법의 잣대'가 이중적이다 싶은 판결을 보곤 '둘 다 못믿겠다'는 마음이 되어 버린다.

정의로운 세상에서 살 순 없더라도 ... 적어도 야만의 세상 속에서 버티고 있다는 느낌은 없어야할텐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을 채 쫄깃한 심장이 되어 읽은 소설이지만 재미는 재미고, 한숨은 한숨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