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스토리콜렉터 7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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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50음도 살인이 이어지다

 

 

200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에서 대상 받은 작품인 <<안녕, 드뷔시>>도 좋았지만 최종 심사에 함께 오른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가 더 충격적이어서 그의 소설은 죄다 찾아 읽게 만든 '나카야마 시치리'. 재미의 당도는 유지되면서 빠른 속도로 다음 소설들을 집필하고 있는 작가의 소설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반갑게도 시리즈화 되어 있어서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지만 역시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가 던져준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히포크라테스 시리즈'의 케미를 제일 좋아하고 '미코 시바레이 시리즈'도 재미나게 읽고 있지만 '개구리 남자'가 다시 돌아올거라고 예상해 본 적이 없어서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작가로부터.

반갑지 않은 연쇄 살인마의 귀환. 모방범 같아 보이지만 작가의 필력을 봤을 때 분명 반전이 있을 게 뻔했고, 불필요한 장면은 단 한 장면도 없을 거라 기대했기에 명절 동안 이 한 권에 푹 빠져 지냈다.

 

작년 말, 한노시에서 발생한 50음순 연쇄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고테가와'와 ''와타세'는 다른 관할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발이 묶인다. 딸과 손녀를 잃은 마에자키 교수가 살해되면서 개구리남자 사건에 다시 얽혀 버린 것이다. 교수의 죽음 뒤로, 토-호미-에마쓰로 불리던 사람들이 살해되면서 50음순 사건이 재현되는듯 하며 용의자 '도마 가쓰오'의 행방을 찾아보지만 신출귀몰한 그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의료시설에 감금되어 있던 사유리마저 탈출하면서 위험은 두 배가 되었고 사람들의 공포수위는 높아져갔다.

 

형법 39조는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한국의 법이나 일본의 법이나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법의 사각지대라는 표현보다 법이 과연 다수의 국민을 지킬 힘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형법 39조에 의하면 '심실 상실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오마에자키 교수의 딸과 손녀가 당시 17세였던 후루사와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었지만 그는 심실상실을 연기해서 법망을 피해갔다. 이는 악랄한 변호사 에토 가즈요시가 쓴 시나리오였고 법정은 형법 39조에 따라 형을 너무나 가볍게 구형했다. 그리고 그는 모녀를 살해했지만 5년 만에 출소했다. 다시 세상으로 복귀한 것이다.

 

살인이라는 것은...

살해당한 본인과 가족에게 대체로 불합리한 것입니다. 뭐랄까,

의미 있는 죽음은 그리 흔치가 않아요

P162

 

법이 답답하다고해서 모든 개인이 사사로이 복수를 단행할 수는 없다. 질서가 흐트러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되므로...

 

 

전편에서도 이번 편에서도 개구리 남자가 남긴 메모는 섬뜩했다. 사람을 실험실 개구리에 비교해가며 죽이는 방식은 정상적인 사람의 뇌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잔인하면서도 미친 행위를 하는 사람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킬 수 없다는 점 또한 소름돋는 일이고......

 

결국 '개구리 남자'의 살인은 멈추어졌지만 또 다른 살인마 사유리는 환속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소설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과 법, 둘 다 못믿는 마음을 들켜버렸다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소식들은 하나같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가 아니다. 때로는 점점 강도가 쎈 사건들이 보도되는 까닭에 공포와 외부자극에 점점 무뎌지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다. 흉한 사건사고 보도를 보고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법의 잣대'가 이중적이다 싶은 판결을 보곤 '둘 다 못믿겠다'는 마음이 되어 버린다.

정의로운 세상에서 살 순 없더라도 ... 적어도 야만의 세상 속에서 버티고 있다는 느낌은 없어야할텐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을 채 쫄깃한 심장이 되어 읽은 소설이지만 재미는 재미고, 한숨은 한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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