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구름책 - 하늘을 이해하는 최고의 방법
리처드 험블린 지음, 정현선 옮김 / 수북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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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하늘을 그리면 꼭 하늘색 크레파스로 칠한 하늘에 비행기랑 구름을 그려놓곤 했다. 천편일률적이지만 누구나 하늘에 구름 한 조각 걸쳐 그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왜 우리는 하늘의 구름이 당연하다고만 생각했을까. 

구름이 어디 하늘에 꿰매어진 것도 아니고 가까이 다가가면 쑤욱 빠져나갈 수 있는 기체일뿐인데....그것을 몰랐었던 시절에 구름은 그저 하늘에 떠 있는 솜사탕 정도였을 뿐이었다. 

중학교 입학 후 지구과학이라는 시간을 통해 좀 더 과학적으로 기상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반드시 알게 된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꿈과 환상이 현실과 과학적 증명 아래에 짓밟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하늘보다는 땅을 더 자주 쳐다보며 사는 삶에 돌입해 하늘이 주는 무한한 상상의 영역을 잠시 잊고 살게 되었는데, 리처드 험블린의 [한 권으로 읽는 구름책]을 구경하면서 다시금 어린시절 구름과 하늘을 보며 꿈꿨던 꿈들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다시 본 하늘은 여전히 파랗고 예쁜 공간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하늘을 이해하는 최고의 방법을 알려주는 좋은 책임에 공감을 하게 되었다. 풍성한 공간적운, 민머리 적란운, 안개 층운, 렌즈 고적운, 갈고리 같은 상층운, 불길해 보이던 아치 구름등등의 구름들을 바라보며 예전처럼 다채롭게 구름을 바라보게 되었고 뿐만 아니라 달무리, 환일, 코로나, 환월,무지개, 오로라, 틈새빗살, 등의 여러 광학현상 효과까지 구경하며 자연보존에 대해 어른스러운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이 아름다운 것들을 눈으로가 아닌 책으로 다음 세대에 물려주게 될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하는 것이며 구름 박물관 같은 책 속 구름들을 아이들의 눈 속에 각인시켜줄 수 있는 책임있는 어른의 한 사람이 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명언이었다. 아는만큼 생각하고 느끼고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본 것들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오늘은 어제보다 더 오래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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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맘의 우리 딸 건강다이어리
황지현 지음 / 더난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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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언제나 호기심이 많다. 유아기때엔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갖가지 것들을 물어대고 사춘기가 되어서는 대답하기 힘든 것들을 물어댄다. 언제나 부모는 자녀의 물음에 대해 답변하기 곤란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기에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딸들에게 들려주는 똑소리나는 대답이 있다. 사춘기 아이들의 난감한 질문에 우회적이지 않고 똑부러지게 직선적이면서도 의학적이고 정확한 교육적 답변들이 있어 부모들이 한 숨 고르게 만든다. 그녀의 설명은 어른인 우리가 듣기에도 논리적이면서도 바른 답변들이라 아이들에게 그대로 옮겨도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돕고 있고 아름다움도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걸맞게 올드하지 않은 답변들이라 더 환영받을만 했다. 

의학적이고 정확한 성교육은 구성애 씨처럼 경험적인 것들은 아니지만 신체발달에 따른 의학적인 소견들이었으며 설명과 더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과 그림들은 아이들이 홀로 읽어도 유익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 

탈모, 구취, 액취증, 다한증, 갑상선계질환, 철겹핍성 빈혈 등등 청소년기에 딸내미들이 쉽게 앓을 수 있는 병들이지만 부모는 가벼이 넘어갈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그 예방과 대처법을 수록하고 있어 중요한 시기에 있는 자녀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기도 했다. 

우리딸 건강 다이어리는 대한민국의 모든 딸들이 귀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아주 착한 지침서이자 성교육도서이기도 해,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비스무리한 성교육도서들과 자꾸만 비교하게 되었다. 우회적이기보다는 바르고 정확하면서도 전문적인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즘 아이들이 부러워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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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개가 달라졌어요 - 하룻강아지를 명견으로 바꾸는 눈높이 트레이닝!
후지이 사토시 지음, 오경화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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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보면 버릇 없던 아이가 말 잘 듣는 아이로 고분고분해지는 것이 신기했었다. 그런데 말 못알아듣는 짐승에게도 가능한 일일까. 궁금해졌던 평소의 궁금증이 이 책으로 해소되었다. 보통 [동물농장]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조련전문가가 나와 몇 마디로 애완동물의 버릇을 길들이는 것을 본 바는 있지만 그들은 이름 그대로 전문가니까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어졌었기 때문이다. 

또한 강아지 같은 경우에야 주종관계다 보니 가능하겠지만 다른 동물들도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었다. 일반인이 쉽게 조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싶어질 무렵 찾게 된 [우리개가 달라졌어요]는 물론 개들에 대한 훈련법이지만 잘 활용하면 다른 동물에게도 효과가 있을 법해서 눈이 확 떠졌다. 

하룻강아지가 명견이 되는 법. 가능한 일이었다. 

훈육의 그 첫걸음은 이 책을 통해 시작되는데, 개들도 신생아기, 과도기, 사회화기, 유년기를 거친다고 했다. 그 시기 주인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어떤 태도로 대하는가에 따라 그 아이들 버릇이 결정되는데 무턱대고 화를 내거나 때리거나 벌주면 오히려 버릇이 나빠지는 것은 아이들이나 동물들이나 마찬가지인 듯 했다. 

그래서 책은 개와 사람을 위한 원칙, 개의 눈높이에 맞춘 훈육, 간단한 트레이닝을 통해 견주와 개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발깔개를 괴롭히는 녀석, 꽁꽁 무는 녀석, 시도때도 없이 덤벼드는 녀석, 컹컹 짖는 녀석 등등 각기 상황에 맞추어 개들의 버릇을 달래고 아우를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배우면서 비슷한 상황의 고양이에게도 효과가 있는지 오늘부터 한번 시도해 보려고 한다. 

부디 효과가 크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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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과 옌
판위 지음, 이정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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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갓 입학한 천밍. 교사인 부모님의 외동딸인 밍은 최우등생이고 시인이며 바이올리니스트다. 친구 왕핑핑과 동후아와 달리 그녀에겐 비밀스런 동경의 대상이 있었는데 바로 먀오 옌이었다. 스물넷의 옌은 밍과는 아주 다른 학생이었는데 13살 이후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며 다니는 옌은 모범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었다. 학부성적도 엉망이고 생활은 소문거리가 가득했으며 급기야 슈거대디를 만나고 다닌다는 소문에 밍은 화를내고 말았다. 

슈거대디란 어린 여자 아이와 사귀는 중년남성을 뜻하는 말로 한마디로 돈을 위해 몸을 파는 여인을 뜻하는 것이어서 남몰래 옌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던 밍에겐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런 열일곱의 밍과 스물 넷의 옌은 살아온 환경도 서로의 성격도 달랐지만 숙맥인 밍과 되바라진 밍은 대학시절 소울메이트로서 10개월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 

얼마전 읽었던 평생지기로 남았던 두 중국여인의 삶보다는 훨씬 진보된 중국여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긴 했지만 이들의 성장통이 그들의 것보다 나은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미국식 칙릿과 우리나라식의 칙릿에 길들여져 있는 나에겐 칙릿의 가벼운 무게감이 주는 즐거움을 지키지 못한 소설이 중국판 칙릿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것이 이상하게만 보였고 한 가정의 1인자녀로 태어난 세대가 갖는 넉넉함과 기회균등의 사회혜택과 달리 두 학생은 서로의 삶이나 자신의 삶에서도 주동인물로 그려지지 않아 답답하게 느껴지는 삶의 부분들이 읽혀졌다. 또한 밍이 옌에 품게 되는 동경이 사랑인지 욕망인지 욕심인지 아니면 동성을 벗어난 그 무엇인지 또렷하지 않아 읽으면서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물론 [홍루몽],[연인],[장아이링의 색계]등등 직간접적으로 언급된 익숙한 중국 문학들의 제목에 잠시 그 책들을 읽은 기억으로 행복해하기도 했고 낯선 작가의 새 소설에 설레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기대했던 그 무언가가 빠져 있어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닥쳐야 할 감동의 깊이는 낮춰져 있었다. 

다만 "우리 둘은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어" 라고 읊조리던 옌의 대사만이 명대사로 남아 귓가를 외로이 울리고 있다.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라는 것. 어떤 관계의 사람이든 느낄 수 있는 지극히 가까운 느낌이면서도 너무나 먼 느낌의 감정임을....살면서 깨닫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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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수상작
박솔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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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은 이상한 소설이었다. 제목부터가 그랬다. 
을이라니. 갑을 의 을인가? 뜬금없이 을이라니...

을은 등장인물의 이름이었다. 을. 
민주의 이야기로 시작되었으니 중심인물은 민주일 것이다. 하지만 민주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늘어놓지는 않는다. 민주의 시선으로 바라본 을과 을 때문에 만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헷갈리지 말아야할 것은 민주는 남자고 을은 여자다. 

처음엔 반대로 생각했다가 중간에 이야기가 꼬여서 이상하게 읽혀지기도 했다. 성정체성의 혼란? 을 겪다가 다시 그들의 성을 바로 잡고 읽었더니 이해가 되기 시작했따. 제1회 자음과 모음 신인 문학상 수상작은 이토록 난해했다. 

그들에게 분명 과거가 있을텐데 그들은 과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 같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치유를 목적으로 한 소설과는 또 달랐다. 이들은 따뜻함을 전방에 깔고 있지 않으니까. 무중력 상태의 인간들처럼 그들은 행동에 그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감정상 고조를 겪지도 않는다. 낮설다.  누군가의 평처럼 쓸쓸하기도 했다. 책의 표지색처럼 회색빛이기도 했다.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갈등도 초래되지 않지만 소설은 꽤 많은 분량으로 쓰여지고 있었다. 일기식도 아니고 에세이식도 아닌 소설의 형식으로.

그것 또한 이상한 일이긴 했으나 작가의 문체이거니 하고 지나가 버렸다. 자음과 모음은 꽤 특이한 소설을 골랐다라는 느낌과 함께. 

여행중에 썼다고 작가가 밝힌 글. 그녀의 여행은 어떠했길래 특이한 소설이 탄생했을까. 소설보다는 배경이 되었을 그녀의 여행이 더 궁금해졌다. 

을은 이름이다. 여자의 이름이고 노을의 줄임말이다. 민주는 남자다. 학교의 틀에 얽매이지도 않았고 세상의 틀에 눈치본 적도 없이 스스로의 삶을 살고 있는...하지만 희망과 열정이 결여된 인간형. 그들을 둘러싼 세계엔 그들 같은 사람들이 자석처럼 가득 붙어서 또 하나의 세계를 이루었던 느낌이 가득한 채 소설은 끝을 맺는다. 

특이하다. 소설을 읽고 나서 느낀 단 한 줄의 느낌이다.


ㅋㅌ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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