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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잠깐만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날, 세상이 달라집니다
이인경.장연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평점 :
명언의 힘은 세월의 힘도 거스른다. 케네디의 명연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속 명연설 중 하나다. 현재 가장 핫한 인물인 스티브 잡스의 몇몇 연설들도 출판업계에서 앞다투어 출간될만큼 명문장들이다. 아마 세대를 거쳐 내려가도 그럴 듯 싶다.
짧은 문장이든 긴 연설문이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은 담긴 진실성과 마음을 움직이는 표현력에 있다. 그렇다면 긴 글이 더 감동이 클까. 짧은 문장이 함축적이어서 더 기억에 오래 남을까. 이런 질문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처럼 우문이다. 그 길이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MBC 잠깐만]을 작년에 읽었던 MBC꿈꾸라의 후편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기다렸는데, 꿈꾸라가 여러 명강사들이 하고자 한 말들을 담은 TV판이라면 잠깐만은 라디오판 한 마디 정도로 비교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소설과 시처럼 그 길이와 담긴 매체는 다르지만 MBC방송국에서 그간 좋은 프로그램에 대한 감동과 여운의 향을 짙게 남기기 위해 눈으로 읽을 수 있도록 책을 출판한 것은 아닐까.
"우~리 이제~ 한번 해.봐.요. 사랑을 나눠요~!!"라는 CM송을 떠올리고서야 책의 제목이 왜 잠깐만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니...그 귓가에 맴돌던 CM송을 그간 어찌 잊고 살았을까. 바보처럼. 기억을 되짚어보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한번 이상씩 들었을 그 로고송과 함께 "000입니다."라며 정말 잠깐 명언처럼 좋은 말들이 오후 시간대에 울려퍼지면 운전중이거나 버스 안에서 혹은 일터에서 잠시 그 말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곤 했을 것이다. 본디 인간은 선하다..라는 마음을 받아들여 잠시 양처럼 순해지는 순간을 그 로고송과 함께 경험했던 것이다.
MBC라디오 캠페인 프로그램인 <잠깐만>을 통해 목소리가 전파를 탄 사람들은 생각보다 꽤 많았다. 신경숙,강풀,고도원,노희경,이봉주,김제동,황정민,김홍신,이순재,나문희,윤종신,엄홍길 등등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명사 60인의 행복해지는 한마디씩이 실리다보니 한 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나? 놀랄 정도인데 그러고보면 전파를 탄 사람보다 안 탄 인물들을 추려내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어질 정도였다. 읽다보면 간혹 웃음이 터지는 순간들도 있는데, 섭외를 위해 연락했다가 갸우뚱해진다 싶으면 "우..리..이제 함께 해봐요. 사랑을 나눠요"라는 타이틀을 노래해 들려줬다는 제작진의 모습을 상상해 보며 참 사람답게 만드는 프로그램처럼 느껴졌다.
남보다는 전보다...남보다 잘하려고 고민하지 말고 지금의 나보다 잘하려고 애쓰는게 중요하다는 윌리엄 포크너의 표현처럼 또 행복해지기 위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라고 외친 로버트 잉거솔의 말처럼 우리는 이들의 짧은 충고 속에서 오늘의 나를 되돌아보며 내일의 나를 만들어 나갔을 것이다.
쉽게 보이는 삶보다는 살아있는 삶을 살게 만드는 프로그램. 잠깐만의 로고송을 하루종일 흥얼거리며 오랜만에 기분좋은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