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솔로 2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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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 는 노희경 작가의 기획의도에는 이렇게 적혀져 있다. "사람에 대한 실망을 하는 그들조차 자신들을 사랑하는 일엔 너무도 등한한다"라고. 진솔하면서도 날카로운 관찰력이다. 우리 모두 그런 마음을 마음 속에 숨기고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 있어서 마냥 해옵ㄱ한 ㅅ람, 사랑하지만 여전히 혼자인 것처럼 외로운 사람,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해 힘들기만 한 사람, 그렇게 사랑에 연연하는 한 우리는 아직 모두 어린아이이며 그녀처럼 그 누구에게도 연연하지 않을 때 우린 아마도 진짜 어른이 되리라 라는 정답을 숨겨 놓고 있는 드라마가 바로 굿바이 솔로였다.

대본집을 집어 들고서야 드라마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 옛날 단 한번 보고 지나쳤던 드라마지만 전혀 올드한 느낌이 없다. 그리고 나이를 한꺼풀 더 입히고 봐서인지 삶에 대한 성찰이 남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이미 김남길, 윤소이, 김민희,천정명, 이재룡이 아니라 사생아 민호, 결손가정의 수희, 날나리 미리, 건달 호철, 지안, 말 못하는 미영, 거짓말하는 영숙이었다.

우린 남에게보다는 늘 자신에게 더 가혹하다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면서 우리가 얻으려 하는 건 대체 뭘까?


라는 질문의 답을 드라마는 함께 찾게 만들고 있다. 누구나 '죽어도 말하지 못할 비밀과 아픔'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그들이 더이상 속에 담지 못해 뿜어내는 말들은 명대사가 되어 속이 다 시원하게 만든다.

뜨거운 피를 가진 인간이 언제나 쿨 할 수 있을까?

좋아서 죽네사네 한 남작 나 싫다고 하는데 오케이. 됐어.
한방에 그러는거? 쿨한 거 아니다. 미친거지.

통쾌한 대사들이 속을 뻥뻥 뚫어주면서도 한 편에서는 여전히 답답하게 만드는 행동들을 일삼는 주인공들. 인생은 이래서 정답이 없는거다 라고 보여주는 것 같아 현실성을 더한다. 그래서 마음 속에 덜 자란 아이를 품고 있는 모든 어른들을 위한 노희경표 성장드라마라고들 하나보다.

세상에 사랑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미쳐보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

그런 우리 모두를 대변하는 [굿바이 솔로]는 아픈 어른들의 성장통이 되어 함께 울고 웃게 만들었다. 장면이 아닌 대본을 보면서 울고 웃고 하다니.....! 옆에서 누군가 봤다면 미쳤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글을 아름답게 쓰는 것은 큰 재주고 큰 재주는 대개 타고 나는 것이다 라고 말했던 일본 문학 번역가 권남희의 말처럼 드라마 작가 노희경의 큰 재주는 오늘날 우리를 울고 웃기고 있다. 어머니를 잃고서야 비로소 사람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그녀의 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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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아도
사토 리에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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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티스는 마음과 술은 팔아도 몸은 파는 직업이 아닌 것."


이라고 자신의 직업관을 밝히는 사토 리에는 화려한 긴자의 넘버원 호스티스다.
프로필 사진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아주 아름다운 여성이며 온화하게까지 보이는데, 그녀의 책 제목은 [들리지 않아도]였다. 그 뒤 생략된 문장들이 머릿속을 간질이는 가운데, 얼마 읽지 않아 곧 그녀가 여느 호스티스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들리지 않아도는 그녀 자신을 향해 있는 화살표였던 것이다.

생후 22개월, 수막염을 앓은 뒤 찾아온 장애는 평생 그녀를 장애인으로 살게 만들어 버렸다. 말을 할 수 없고 들을 수 없다는 것! 표현의 핸디캡을 안고 인생의 출발선에 섰던 그녀는 부모님이 공무원과 간호사여서 넉넉했을 가정형편과는 상관없이 얼마간의 방황의 세월을 거친다. 마치 통과의례처럼.
그리고 헬렌켈러나 베토벤처럼 핸디캡의 꼬리표를 떼어버렸다. 더이상 표현의 장애는 그녀를 슬프게 하지 않았다.

단점을 장점화 하여 그녀는 이제 긴자에선 유일무이한 "필담 호스티스"로 유명해졌는데, 메모지와 펜으로 하는 접객행위는 손님들로 하여금 위안과 다정함을 느끼게 만들었던 것이다. 차분하면서도 재치있는 필담이 단골들이 그녀를 사랑하게 된 매력점이 되어 화려한 밀당의 세계에서 승자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유혹하고 스마트하게 물러나기 기술을 노련하게 구사하는 그녀이지만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세월이 흘러가며 호의적이지 못한 사람들도 만나고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도 만나면서 세상을 향해 더 강하게 밀고 나악 부딪혀가며 단단해진 마음이 타인을 향해 열리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너는 신에게 귀를 빼앗겼다"며 장애학생을 괴롭혔던 선생과 8년만에 우연히 다시 마주쳤을때엔 사실 따귀라도 때려주길 바랬었다. 동등한 성인이 된 그녀 앞에 나타난 스승이라는 작자가 너무나 뻔뻔스러웠기에....하지만 그녀는 우아하게 복수(?)했고 소원했던 가족과의 화해도 도모중인듯 했다.

장애를 물건처럼 팔고 싶지 않았다던 그녀가 왜 마음을 바꾸어 출판하게 되었는지 이제야 알 것만 같다. 그 이유가 제목의 뒤에 생략된 문장이었던 것이다. 큰 눈이 매력적인 너무나 아름다운 84년생 아가씨는 여전히 세상이라는 바다를 항해 중이다. 때로는 폭풍을 만날테고, 때로는 순풍을 만나면서 더욱더 멋진 항해사가 될 것이다. 도망가지 않고 숨어지내지 않고 그녀답게!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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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솔로 1 노희경 드라마 대본집 4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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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케이블에서 [대장금]을 다시 재방송 중이다. 아침을 먹으면서 보는데, 다 아는 스토리고 어디에서 어떤 대사가 터질줄도 빤한데, 매번 눈물이 나는 곳에서 눈물이 흐르고 감동이 물밀듯 올라오는 곳에서 동일한 감동이 폭발한다. 또한 어김없이 또 대장금 대본집을 식탁에 함께 놓고 읽고 있다. 어느새.

아주 어릴적 사용했을 법한 아주 질이 좋지 못한 재생 연습장의 재질처럼 시커머튀튀한 얇은 종이 위에 인쇄된 글씨들이 눈을 더 아프게 만들고 있지만 정말 두꺼운 대장금 대본집은 언제나 그렇듯 소중하다. 해당 장면의 페이지를 장면을 따라 읽으면 눈과 손은 바쁘기 그지 없지만 또 궁금해지고 또 호기심이 인다. 알고 있는 결말을 두고도 어떤 맛깔나는 대사가 있었더라? 싶어져 그 회분의 방송이 끝나도 다음 회분까지 읽어버리게 만든다. 좋은 대본의 힘은 거기에 있나보다.

마찬가지로 종이로 인쇄해 놓은 대본들 중 막힘없이 술술 읽혀내려갔던 읽기 쉬운 대본 [프라하의 연인]이나 정말 재미있어 깔깔대게 만드는 [내 이름은 김삼순] 또한 자주 거내 읽는 대본들이다. 이렇듯 대본읽기에 재미를 들이고 있지만 사실 재미없는 대본들도 참 많다. 영상은 훌륭했는데, 대본을 보면 장면이 잘 그려지지 않을 정도로 딱딱하다든지,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든지 하는 글들을 발견할때면 좋아하는 이 대본들과 비교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제 또 하나의 대본서적을 손에 들고 설레임을 감춘 채 천천히 읽어나갔는데, [거짓말]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유명한 작가 노희경의 [굿바이 솔로] 대본집이었다.

읽기에 앞서 누군가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나만 바라봐줘 라며 징징 대서 나는 그녀의 드라마가 보기 싫어"라고 말하던 누군가가.

그랬던가. 왜 나는 몰랐을까.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 사람인지라 그랬던가 보다.
그러고보면 작가의 글은 묘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솜털 같은 유쾌함은 없었다. 그렇다고 마냥 무겁지만도 않다. 적당히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약간 더 무거운 무게감. 그녀의 글은 언제나 그랬다.

아마 그녀의 주인공들이 아픔을 사회와 타인과의 화해 속에서 풀어내기 이전에 자신의 내면의 또다른 나와 먼저 풀어내려하기 때문에 갖게 되는 심각함이 무게화된 듯 싶어졌다.

[굿바이 솔로]는 원톱도 투툽도 삼각이나 사각관계만으로 설명되어지는 드라마가 아니다. 7명의 주인공이 각각 자신의 인생을 살며 얽히는 사람들과의 타래를 내면의 화해와 함께 풀어내는 드라마다. 그래서 구질구질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네 인생과 지극히 현실적으로 많이 닮아 있다. 그런 까닭에 나는 그녀의 드라마를 놓을 수가 없다. 매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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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 - 자기주도형 아이로 이끄는 원동력
홍수현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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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여러 명의 어머니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아들의 뜻을 언제나 존중해 주어 홈스쿨링을 인정하고 별난 호기심을 억누르지 않았던 발명가 에디슨의 어머니, 밥상머리 교육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해낸 정치가 케네디 가의 어머니, 단 한번의 거절이나 호통도 용납치 않아 "안된다"는 거절을 아들에게 단 한차례도 언급한 적 없었던 자유스러운 스필버그 감독의 어머니, 교육을 위해 올바른 교육환경을 쫓아다녔던 맹자의 어머니 등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교육법으로 자식을 인도했던 어머니들이었다. 누군가의 자식교육과 똑같은 교육을 고수하지 않았으며 아이들의 개인차를 반영했던 그녀들의 교육법이 현대에 접목해도 훌륭하다 싶을만큼의 것들이었기에 멘토삼아 다시금 둘러보고 있다.

사실 어떤 어머니이건 자식의 빛나는 미래를 꿈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육하는 내내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하고 아이를 위한 계획을 세우다 지쳐 정작 초심은 잃어버릴 때가 많아 보인다. 옆에서 지켜보기 딱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은 높은 교육열과 자식에 대한 헌신으로 몸살을 앓는다. 어떤 교육이 정말 옳은 것일까? 자식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일까?

늘 답을 찾기 원했다면  여기,  귀가 솔깃해질 교육법을 털어놓는 한 엄마가 있다.  아동학을 전공하고 [생각교습소]의 학원 선생님으로 재직 중인 홍수현 선생님 이다. 

자신 역시 연년생인 두 아이의 엄마이자 선생님으로,  한 배를 빌어 태어났지만 너무나도 다른 두 아이를 양육하다 알게 된 좋은 지침들을 엮어 책을 만들어냈는데, 각각 두 아이는 객관적 판단을 잘하는 좌뇌우세형의 아이와 주고나적 판단에 강한 우뇌우세형 아이로 그 특징이 달랐고 그렇기에 양육법도 달라져야 했다. 그 경험의 놀라운 결과를 책을 통해 풀어내며 대한민국 엄마들과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동시에 교육방침에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암기하는 머리가 아닌 생각하는 머리로 이끄는 엄마는 창조적 두뇌의 아이를 길러낼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먼저 아이를 믿고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겠고 다음은 마인드 맵이나 시간표, 글쓰기 등을 통해 엄마의 꿈이 아닌 아이의 꿈이 커지도록 인도해야 한다. 그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아이를 믿고 기다리기!가 빠지질 않았는데, 모든 아이는 생각할 힘을 스스로 갖고 탄생하며,생각을 끊임없이 묻는 수다쟁이 엄마야말로 아이들의 최고의 친구이자 멘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녀가 전하는 충고다.

현명한 자녀 교육을 위한 부모 교과서인 [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는 말한다. 보통엄마의 놀라운 지혜를. 

인생에 정답은 없다. 양육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변화시키는 힘은 엄마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어낸 의미를 잘 파악한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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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가의 살인 - 셜록 홈스의 또 다른 이야기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태원 옮김 / 자음과모음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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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는 예나지금이나 매력적인 캐릭터 중 하나다.  어떤 순간에도 살아남는 불굴의 캐릭터인 슈퍼맨이나 배트맨처럼 영웅은 아니지만 삐쩍마른 몸에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좌중을 앞도하는 그야말로 요즘에는 보기 힘든 클래식한 카리스마의 원조격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그는 여러 매체에서 응용되고 있다. 얼마전 시작한 명탐정 코난 9기의 코난과 남도일이라는 이름도 코난도일에서 따왔으며 탐정이라는 설정이 홈즈를 떠올리게 만들고 그들의 행동지역인 베이커가 또한 홈즈에 낯익은 설정을 차용해 왔음을 알게한다. 


뿐만 아니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영국 드라마 [셜록]의 내용도 현대판으로 각색한 셜록 홈즈의 이야기다. 최대한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것처럼 느끼게 만든 홈즈 시리즈. 비록 작가 코난 도일은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그 캐릭터를 재창조해내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한 작가들이 있기에 홈즈라는 캐릭터는 세월이 흘러도 때가 타지 않고 변색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탄생된 [베이커가의 살인]에서는 11명의 추리작가가 각각 11명의 홈즈 이야기를 만들어 냈는데 그들은 대단한 홈즈, 완벽한 홈즈, 게으른 홈즈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 추리를 펼치고 사건을 해결해낸다. 추리의 거장들이 부활시킨 홈즈는 홈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둘 정도의 단편 스토리들이며 어떤 미스터리가 주어지든 "그"라면 반드시 해결해주리라...는 믿음을 함께 갖게 만든다.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 의하면 셜록 홈즈는 아서 코넌 도일의 추리소설 [셜록 홈스의 모험]등에서 주인공인 아마추어 탐정의 이름 일반적으로 수사와 수수께끼 풀이를 즐기는 사람 이라고 정의내려져 있다.  생존 인물도 아닌 단지 소설 속 주인공인 그의 이름이 사전에 까지 올라 풀이될 정도라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그 자신이 유능한 의사였던 저자 아서 코넌 도일에게 홈즈라는 캐릭터는 환상속의 친구이면서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의 주인공은 아니었을까. 작중 왓슨 박사가 되어 홈즈를 따라다니는 시선이 그의 눈이 아니었을까 상상해 본다. 

대니얼 스타샤워, 하워드 엥겔, 앤 페리, 빌 클라이더, 로이즈 로즈  등 11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탄생시킨 추리스토리 안에서 그 이야기를 풀어나갈 인물로 홈즈를 골랐다는 사실 또한 재미있었으며 아서 코넌 도일의 창작과는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어 재미있었다. 베이커가의 살인. 그 중심엔 언제나처럼 홈즈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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