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솔로 1 노희경 드라마 대본집 4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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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케이블에서 [대장금]을 다시 재방송 중이다. 아침을 먹으면서 보는데, 다 아는 스토리고 어디에서 어떤 대사가 터질줄도 빤한데, 매번 눈물이 나는 곳에서 눈물이 흐르고 감동이 물밀듯 올라오는 곳에서 동일한 감동이 폭발한다. 또한 어김없이 또 대장금 대본집을 식탁에 함께 놓고 읽고 있다. 어느새.

아주 어릴적 사용했을 법한 아주 질이 좋지 못한 재생 연습장의 재질처럼 시커머튀튀한 얇은 종이 위에 인쇄된 글씨들이 눈을 더 아프게 만들고 있지만 정말 두꺼운 대장금 대본집은 언제나 그렇듯 소중하다. 해당 장면의 페이지를 장면을 따라 읽으면 눈과 손은 바쁘기 그지 없지만 또 궁금해지고 또 호기심이 인다. 알고 있는 결말을 두고도 어떤 맛깔나는 대사가 있었더라? 싶어져 그 회분의 방송이 끝나도 다음 회분까지 읽어버리게 만든다. 좋은 대본의 힘은 거기에 있나보다.

마찬가지로 종이로 인쇄해 놓은 대본들 중 막힘없이 술술 읽혀내려갔던 읽기 쉬운 대본 [프라하의 연인]이나 정말 재미있어 깔깔대게 만드는 [내 이름은 김삼순] 또한 자주 거내 읽는 대본들이다. 이렇듯 대본읽기에 재미를 들이고 있지만 사실 재미없는 대본들도 참 많다. 영상은 훌륭했는데, 대본을 보면 장면이 잘 그려지지 않을 정도로 딱딱하다든지,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든지 하는 글들을 발견할때면 좋아하는 이 대본들과 비교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제 또 하나의 대본서적을 손에 들고 설레임을 감춘 채 천천히 읽어나갔는데, [거짓말]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유명한 작가 노희경의 [굿바이 솔로] 대본집이었다.

읽기에 앞서 누군가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나만 바라봐줘 라며 징징 대서 나는 그녀의 드라마가 보기 싫어"라고 말하던 누군가가.

그랬던가. 왜 나는 몰랐을까.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 사람인지라 그랬던가 보다.
그러고보면 작가의 글은 묘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솜털 같은 유쾌함은 없었다. 그렇다고 마냥 무겁지만도 않다. 적당히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약간 더 무거운 무게감. 그녀의 글은 언제나 그랬다.

아마 그녀의 주인공들이 아픔을 사회와 타인과의 화해 속에서 풀어내기 이전에 자신의 내면의 또다른 나와 먼저 풀어내려하기 때문에 갖게 되는 심각함이 무게화된 듯 싶어졌다.

[굿바이 솔로]는 원톱도 투툽도 삼각이나 사각관계만으로 설명되어지는 드라마가 아니다. 7명의 주인공이 각각 자신의 인생을 살며 얽히는 사람들과의 타래를 내면의 화해와 함께 풀어내는 드라마다. 그래서 구질구질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네 인생과 지극히 현실적으로 많이 닮아 있다. 그런 까닭에 나는 그녀의 드라마를 놓을 수가 없다. 매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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