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초지로 - 고양이와 집사의 행복한 이별
고이즈미 사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콤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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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다가올 이별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을까. 과연. 그 생각을 멈추게 해 준 책이 바로 <안녕, 초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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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2 - 드라마 원작소설
김은숙 극본, 김수연 소설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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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사수도 모자라 케이블 방송에서 하루종일 연속방송하는 날 궁둥짝 한 번 떼지못하고 열혈 시청했다.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를.  명드라마 탄생작가인 그녀의 드라마들을 좋아했지만 전작인 <태양의 후예>로 최고 정점을 찍지 않았나? 했다. 하지만 <도깨비>로 보기 좋게 시청자의 뒤통수를 후려갈겨주었다. 시원하게. 이쯤되면 '갓은숙'으로 불리는 김은숙 작가는 이제 장르불문하고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쓰는 글신이 되어 버린 것일지도. 드라마를 너무나 재미나게 시청했기에 드라마 대본이 출판되기를 기다렸는데 이번에도 대본집이 아닌 소설집 형태로 만나볼 수 있었다. 도깨비!!

 

 

2권으로 출판된 소설 <도깨비>는 문장이 짧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훌렁훌렁 읽힌다. 좀 더 자세한 묘사가 곁들여졌어도 좋았겠지만 속도감 붙여가며 읽기 좋게 쓰여진 문체 사이로 드라마의 영상들이 그려지듯 쓰여졌으니 독자로서 불만을 품을 이유는 없다. 다만 영상미가 압권이었던 드라마와 달리 소설 속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속마음을 좀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건만 드라마와 다를 바 없었다. 원작 소설이 아닌 드라마 후 나온 소설이라 스페셜편처럼 간략하게 담겨 있다. 속도감 있게 읽는 재미는 톡톡하지만 편집된 방송을 보듯 몇몇 부분이 빠진 듯 한 느낌은 지워지질 않았다. 만약 소설부터 읽고 드라마를 보았다면 어땠을까.



아, 그래도 이야기의 재미는 빠지지 않았을 듯 싶다. 그만큼 강렬했다. 도깨비 김신과 은탁의 이야기는. 또 저승 사자와 써니의 이야기도. '운명'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피할 수 없는'이라는 전제를 달고 나타난다. 함께 등장하는 '인연'이라는 달콤한 단어 또한 '운명처럼'이라는 부제를 달고 태어났다. 그래서 운명처럼 이어진 인연인 두 연인의 이야기는 아름다우면서도 애잔했다. 해피엔딩이라서 다행이다. 마지막까지 가슴 졸이며 보다가 마지막회에서 '훅' 하고 한 숨을 몰아 쉰 것처럼 이미 이야기를 다 알고 읽는 소설인데도 은탁의 죽음 앞에서는 먹먹해질 수 밖에 없었다. 혼자 남을 도깨비의 쓸쓸함이 전해져서.

 

 

뿔하나, 도깨비 방망이, 씨름, 배가 볼록하고 털이 북슬북슬한 동화 속 도깨비는 이미 잊혀졌다. 구백년을 넘어 자신의 신부를 기다리는 중인 멋진 도깨비의 모습만 남겨졌다. 여름이 오기전에 이 소설을 다시 한번 더 꺼내 읽어야겠다. 인생의 씁쓸함들이 덮여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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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고양이라서 할 일이 너무 많은데 - 똥꼬 발랄 고양이들의 인간 몰래 성장기
이용한 지음 / 예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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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할 말이 넘쳐서 서평쓰기가 어려웠던 책이 이 책이 처음인 듯 하다. 10년을 여행가로 또 10년은 고양이 작가로 살고 있다는 이용한 작가의 '고양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것도 아닌데, 책 장에 주르륵 꽂혀 있는 그의 고양이 시리즈북에 대한 감상을 남길 때 이렇게 힘들지 않았었는데, 최근 출판된 <어쩌지, 고양이라서 할 일이 너무 많은데>는 즐겁게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웃고 또 웃는 중이다. 좋아서 하고 있는 일이면서도 글이 때때로 목을 죄는 목줄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매번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웃음의 원천은 고양이들이었다.

 

 

 

" 고양이가 왔고,


인생이 달라졌고,


생각이 많아졌다 "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께> <어쩌지, 고양이라서 할 일이 너무 많은데> 라는 제목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고양이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예쁜 책인데, 디자인과 제목까지 더해져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이 책!!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알게 된 길고양이들의 척박한 삶, 버려지는 반려동물들, 학대소식에 인간의 욕심이 보태져 방치되는 이야기들까지....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사연들에 무거워진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두고 힐링타임을 갖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이용한 작가의 사진들이었고, 책이었다. 블로그 이웃으로, 올려지는 사진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어 길냥이들의 밥을 챙기러 나가곤 했다.



장독대 위에서 식빵을 굽는 녀석, 그 고인 물을 먹는 모습, 사료를 먹고 동시에 그루밍하는 고양이들의 군무, 흙바닥에 주르륵 누워 있어도 걱정되지 않는 유일한 장소가 책 속 고양이들이 머무는 곳이였고, 자연과 더불어 작가의 어린 아들과 벗삼아 자라는 마당냥이들의 삶은 평화로움 그 자체여서 마음이 놓였다. 세상에 이런 천국도 존재해야 희망을 갖고 살지.......만약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이 곳을 다녀갔다면 영화 <아바타> 는 고양이들로 가득채워지지 않았을까.



다래나무집 고양이들의 시작이 되었던 오디, 앵두, 살구의 꼬꼬마 시절 사진은 또 왜 이리 귀여운지!!딱딱하게 굳은 피자 조각을 장난감 삼아 놀아 가슴 아프게 만들었던 도심의 길냥이들과 달리 시골집 고양이들은 깃털 하나로도 신나는 하루를, 꼬리잡기 /  오미자 줄기 하나로도 놀이 전문가의 포스를 뿜어내며 하루하루를 엮어나가고 있다. 언제부턴가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이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 재미있어졌다.

 

 

평화로움이 계속되면 지루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갈등이 없어도 매일매일이 궁금해지는 녀석들이 있다. 먹고, 자고, 먹고 자는 일이 24시간의 대부분일 것만 같은 고양이들이 이렇게 바쁘게 살아간다는 것을 인간들은 알기나 할까. 4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아 홀딱 지나가버렸다. 앞으로 40년쯤 더 다래나무 집 고양이들의 일상을 지켜보게 된다고 해도 질릴 것 같지 않다. 이대로 우리와 함께 그들의 시간도 자연스레 흘러간다는 사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나누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계속 이렇게 평화로운 시간이 흘러갔으면 좋겠다. 적어도 저 곳에서만큼은.



매번 고양이들에게 배운다. 집에서 뒹굴거리는 여섯 마리의 고양이들에게도, 집을 나설때마다 마주치는 길 고양이들에게서도, 또 이렇듯 누군가로 인해 알게 되는 여러 고양이들의 삶을 통해 여유와 힐링, 최선을 배워나간다. 작은 일에 실망하기보다는 '뭐 어때?'라는 큰 마음을 배워나가고, 상처가 되는 일 앞에서는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강한 마음가짐으로 무장하고, 세상에 웃음을 던져버릴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작은 생명 고양이들로 인해.



그들이 던져주는 회복탄력성은 그 힘이 무척이나 크다. 고양이는 고양이의 일을 알아서 하고, 인간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나서는 것. 공존을 위해서 우리가 함께 힘써나간다면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나가지 않을까. 아, 이 책!! 청와대로도 한 권 보내고 싶다!!!

 

 

 

 

-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즐겁게 읽은 후, 서평을 남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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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지옥일 때
이명수 지음, 고원태 그림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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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강렬했다, 이 책. 살다보면 누구나 지워 버리고 싶은 흑역사 한 두개 쯤은 있고, 마음 속 지옥을 오갈 때가 수차례일텐데 과연 책 한 권이 그 마음을 다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책읽기였다. 심리기획자인 이명수 작가는 내 마음 속 고통이 아닌 타인의 고통을 분담하는 자리에 서 왔던 사람이었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및 그 가족들을 위한 심리 치유 공간인 '와락'을 기획한 사람이며 세월호 유가족과 살아남은 이들의 치유과정을 돕고자 안산으로 이주해 '치유공간 이웃'을 열었다. 국가조차 책임지지 않았던 상처 속으로 뛰어든 용기는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의인이나 영웅은 멀리 있지 않았다. 망토를 두르고 나타나는 것도 아니었다. 우리 주변의 '사람'. 따뜻한 마음과 누구보다 먼저 내미는 손길이 바로 의인이고 영웅이었던 것이다.

극찬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개인의 치유를 목적으로 책을 집어든 만큼 감탄보다는 내 상처에 약을 발라줄 페이지들을 찾아 헤맸다. 몇몇 페이지들은 위로가 되었다. 마침 '나만 탓하는 나'의 함정에 빠진 이의 사연을 지난 주 들은 터라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머리가 복잡했던 것에 비해 나는 '지옥'가까이에 발을 담그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보다. 구원이 절절하면 가슴으로 읽혔을텐데, 머리로 읽고 있었다. 이 좋은 내용의 책을. 사람과의 인연도 타이밍인 것처럼 책과의 인연도 이렇듯 가끔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싶어진다.


 

비록 지금의 내게는 가장 가까이 와닿는 글이 아니었을망정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팍에 팍팍 와닿는 사람들도 분명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순간!! 그래서 눈물을 참기보다는 책장을 넘기면서 펑펑 울어 아픈 마음을 씻어내려버렸으면 좋겠다 싶다. 한때 사람이 좋아 많은 사람 속에 있었지만 또 사람이 징글징글해서 훅 다 끊고 살아도 본 내게도 이 책은 아직 멀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내공이 쌓일만큼 쌓인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내 마음이 지옥일 때>를 읽으며 통감하고 있다.

아직 멀었다. 그래서 아마 더 큰 파도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인생을 살면서 이 책의 도움이 앞으로 몇 번이나 더 필요할까. 그때를 위해 소중히 책장에 꽂아 두어야겠다. 몸이 아플 때 약을 꺼내 먹는 것처럼 마음이 아플 때 꺼내 읽을 책도 필요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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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와 곤지왕 - 상
정재수 지음 / 논형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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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들이 셀럽급이라면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의 왕들은 무명 연기자의 이름처럼 생소하기만 하다. 그 중에는 신스틸러같이 그 이름을 알린 왕들이 몇몇 있긴 하지만 조선 왕들에 대한 해석이 여러 갈래인 것과 달리 한 가지 이미지로 기억에 남아 있다. 안타깝게도 그렇다. 토론의 역사가 아닌 주입식 역사교육의 한계는 이렇게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대목만 기억에 머물게 만들고 말았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 여러 역사책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녔던 내게도 백제의 곤지왕은 미지의 존재였다. 머릿 속에 백묵이 뿌려진듯 뿌옇게 만들어 버린 이름 하나, 곤지왕. 그는 어떤 왕이었을까.



한일 고대사에 깊은 관심을 두고 역사연구에 몰두했던 정재수 작가의 소설 속 곤지는 백제 사람이었다. 책속에 삽입되어 있는 '부여왕족의 계보'를 참고하자면 그는 20대 비유왕의 아들 중 하나로 개로왕과 문주왕 사이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동성왕, 무령왕의 아비이기도 했다. 왕이라고 호칭하고는 있지만 20대 비유왕 다음으로 왕위를 물려 받은 것은 개로왕이며 곤지의 아들 동성왕이 24대 무령왕이 25대로 이어진다. 개로왕과 문주왕은 각각 왕의 지위에 올랐으나 그 사이 곤지는 왜 뛰어넘어버렸던 것일까.

최소 5명의 부인과 5남 3녀를 두었다는 백제의 완족, 곤지(여곤). 그는 어떤 남자였을까. 해외여행이 흔치 않았던 시절 일본과 백제를 오갔던 사람으로 추정되는 그의 자취는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아스카베신사>에 제신으로 모셔진 곤지의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작가의 역사다큐소설 1권을 펼쳐들었다.

 

1권의 이야기는 아버지인 비유왕이 원하는 여인을 품고도 왕비의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는 내용으로부터 시작된다. 해씨가문은 무조건 진씨가문과 결혼해야하고 겹사돈의 탄탄한 구조가 권력을 더 견고히 만들어 왔다. 하지만 선대 전지왕은 야마토 왕가 출신의 팔수공주를 왕후로 맞이했고 그녀의 아들 구이신왕은 혈통면에서 신하들의 충성을 얻기에 미흡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팔수태후의 죽음이후 구이신왕은 제거되었고 비유는 신왕으로 등극했다.  왕(어라하)이 되었지만 그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그의 넷째 아들 곤지가 오가던 무렵의 일본은 정권이 교체되고 왕족이 살해되기도 하던 어수선한 무렵이었으며 형제국으로 받들던 백제에 대한 태도가 미묘하게 틀어지고 있던 시점이기도 했다. 그래서 사이를 오갔던 곤지왕의 입지, 선택은 중요 포인트가 될 수 밖에 없다. 겨우 1권을 읽었을 뿐이라 그가 어떤 업적을 남기게 되었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나 <일본서기>에서조차 야마토에 입경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그는 분명 중요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백제 곤지왕>이든 <아스카 곤지왕>으로 불리든 참 미스터리한 이 인물임에는 분명한 그의 과거가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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