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2 - 드라마 원작소설
김은숙 극본, 김수연 소설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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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사수도 모자라 케이블 방송에서 하루종일 연속방송하는 날 궁둥짝 한 번 떼지못하고 열혈 시청했다.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를.  명드라마 탄생작가인 그녀의 드라마들을 좋아했지만 전작인 <태양의 후예>로 최고 정점을 찍지 않았나? 했다. 하지만 <도깨비>로 보기 좋게 시청자의 뒤통수를 후려갈겨주었다. 시원하게. 이쯤되면 '갓은숙'으로 불리는 김은숙 작가는 이제 장르불문하고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쓰는 글신이 되어 버린 것일지도. 드라마를 너무나 재미나게 시청했기에 드라마 대본이 출판되기를 기다렸는데 이번에도 대본집이 아닌 소설집 형태로 만나볼 수 있었다. 도깨비!!

 

 

2권으로 출판된 소설 <도깨비>는 문장이 짧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훌렁훌렁 읽힌다. 좀 더 자세한 묘사가 곁들여졌어도 좋았겠지만 속도감 붙여가며 읽기 좋게 쓰여진 문체 사이로 드라마의 영상들이 그려지듯 쓰여졌으니 독자로서 불만을 품을 이유는 없다. 다만 영상미가 압권이었던 드라마와 달리 소설 속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속마음을 좀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건만 드라마와 다를 바 없었다. 원작 소설이 아닌 드라마 후 나온 소설이라 스페셜편처럼 간략하게 담겨 있다. 속도감 있게 읽는 재미는 톡톡하지만 편집된 방송을 보듯 몇몇 부분이 빠진 듯 한 느낌은 지워지질 않았다. 만약 소설부터 읽고 드라마를 보았다면 어땠을까.



아, 그래도 이야기의 재미는 빠지지 않았을 듯 싶다. 그만큼 강렬했다. 도깨비 김신과 은탁의 이야기는. 또 저승 사자와 써니의 이야기도. '운명'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피할 수 없는'이라는 전제를 달고 나타난다. 함께 등장하는 '인연'이라는 달콤한 단어 또한 '운명처럼'이라는 부제를 달고 태어났다. 그래서 운명처럼 이어진 인연인 두 연인의 이야기는 아름다우면서도 애잔했다. 해피엔딩이라서 다행이다. 마지막까지 가슴 졸이며 보다가 마지막회에서 '훅' 하고 한 숨을 몰아 쉰 것처럼 이미 이야기를 다 알고 읽는 소설인데도 은탁의 죽음 앞에서는 먹먹해질 수 밖에 없었다. 혼자 남을 도깨비의 쓸쓸함이 전해져서.

 

 

뿔하나, 도깨비 방망이, 씨름, 배가 볼록하고 털이 북슬북슬한 동화 속 도깨비는 이미 잊혀졌다. 구백년을 넘어 자신의 신부를 기다리는 중인 멋진 도깨비의 모습만 남겨졌다. 여름이 오기전에 이 소설을 다시 한번 더 꺼내 읽어야겠다. 인생의 씁쓸함들이 덮여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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