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지, 고양이라서 할 일이 너무 많은데 - 똥꼬 발랄 고양이들의 인간 몰래 성장기
이용한 지음 / 예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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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할 말이 넘쳐서 서평쓰기가 어려웠던 책이 이 책이 처음인 듯 하다. 10년을 여행가로 또 10년은 고양이 작가로 살고 있다는 이용한 작가의 '고양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것도 아닌데, 책 장에 주르륵 꽂혀 있는 그의 고양이 시리즈북에 대한 감상을 남길 때 이렇게 힘들지 않았었는데, 최근 출판된 <어쩌지, 고양이라서 할 일이 너무 많은데>는 즐겁게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웃고 또 웃는 중이다. 좋아서 하고 있는 일이면서도 글이 때때로 목을 죄는 목줄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매번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웃음의 원천은 고양이들이었다.

 

 

 

" 고양이가 왔고,


인생이 달라졌고,


생각이 많아졌다 "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께> <어쩌지, 고양이라서 할 일이 너무 많은데> 라는 제목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고양이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예쁜 책인데, 디자인과 제목까지 더해져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이 책!!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알게 된 길고양이들의 척박한 삶, 버려지는 반려동물들, 학대소식에 인간의 욕심이 보태져 방치되는 이야기들까지....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사연들에 무거워진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두고 힐링타임을 갖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이용한 작가의 사진들이었고, 책이었다. 블로그 이웃으로, 올려지는 사진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어 길냥이들의 밥을 챙기러 나가곤 했다.



장독대 위에서 식빵을 굽는 녀석, 그 고인 물을 먹는 모습, 사료를 먹고 동시에 그루밍하는 고양이들의 군무, 흙바닥에 주르륵 누워 있어도 걱정되지 않는 유일한 장소가 책 속 고양이들이 머무는 곳이였고, 자연과 더불어 작가의 어린 아들과 벗삼아 자라는 마당냥이들의 삶은 평화로움 그 자체여서 마음이 놓였다. 세상에 이런 천국도 존재해야 희망을 갖고 살지.......만약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이 곳을 다녀갔다면 영화 <아바타> 는 고양이들로 가득채워지지 않았을까.



다래나무집 고양이들의 시작이 되었던 오디, 앵두, 살구의 꼬꼬마 시절 사진은 또 왜 이리 귀여운지!!딱딱하게 굳은 피자 조각을 장난감 삼아 놀아 가슴 아프게 만들었던 도심의 길냥이들과 달리 시골집 고양이들은 깃털 하나로도 신나는 하루를, 꼬리잡기 /  오미자 줄기 하나로도 놀이 전문가의 포스를 뿜어내며 하루하루를 엮어나가고 있다. 언제부턴가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이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 재미있어졌다.

 

 

평화로움이 계속되면 지루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갈등이 없어도 매일매일이 궁금해지는 녀석들이 있다. 먹고, 자고, 먹고 자는 일이 24시간의 대부분일 것만 같은 고양이들이 이렇게 바쁘게 살아간다는 것을 인간들은 알기나 할까. 4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아 홀딱 지나가버렸다. 앞으로 40년쯤 더 다래나무 집 고양이들의 일상을 지켜보게 된다고 해도 질릴 것 같지 않다. 이대로 우리와 함께 그들의 시간도 자연스레 흘러간다는 사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나누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계속 이렇게 평화로운 시간이 흘러갔으면 좋겠다. 적어도 저 곳에서만큼은.



매번 고양이들에게 배운다. 집에서 뒹굴거리는 여섯 마리의 고양이들에게도, 집을 나설때마다 마주치는 길 고양이들에게서도, 또 이렇듯 누군가로 인해 알게 되는 여러 고양이들의 삶을 통해 여유와 힐링, 최선을 배워나간다. 작은 일에 실망하기보다는 '뭐 어때?'라는 큰 마음을 배워나가고, 상처가 되는 일 앞에서는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강한 마음가짐으로 무장하고, 세상에 웃음을 던져버릴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작은 생명 고양이들로 인해.



그들이 던져주는 회복탄력성은 그 힘이 무척이나 크다. 고양이는 고양이의 일을 알아서 하고, 인간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나서는 것. 공존을 위해서 우리가 함께 힘써나간다면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나가지 않을까. 아, 이 책!! 청와대로도 한 권 보내고 싶다!!!

 

 

 

 

-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즐겁게 읽은 후, 서평을 남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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