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여행자 도쿄 김영하 여행자 2
김영하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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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2'에서 김영하 작가가 빠졌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란다. 아쉬운 마음에 <김영하여행자도쿄>라는 책을 집어 들었다. 뭔가 특이한 구성의 책. 작가의 의도대로 편집된 책일까. 도쿄여행기로 채워져 있을 거라는 상상을 단박에 깨어놓았다. 첫부분부터 단편 소설이 하나 등장했다. 주인공도 남자가 아니라 짝사랑에 빠진 여자의 이야기.<마코토>는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그녀 앞에 나타난 박사과정의 일본 유학생 마코토를 짝사랑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특이하게도 국문학과를 택한 마코토는 한국 남자들과 달리 속을 알 수 없는 남자이면서 잘생김까지 탑재한 훈남. 다정하면서도 챙김이 남달라서 좋아하는 여자들이 많았고 세 살 아래의 그녀 역시 서울 출신이면서 굳이 그의 하숙집에 들어갈만큼 그에게 매료되어 있었다.

저녁형 인간인 그녀를 새벽형인간으로 바꾸어 놓았고 밥맛이 없는 하숙집에서 버티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강적 현주. 소설을 쓴다는 현주는  비실비실 보호본능을 자극하면서 남자들을 휘어잡았고 종국엔 마코토의 연인이 되었다. 실연이후 그들에게서 멀어진 주인공은 세월이 한 참 흘러 삼십대가 되어서야 일본에서 마코토를 만났고 작은 오해로 그에게 키스하기에 이르렀다. 그 사이 작가로 등단했던 현주는 병사했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소설은 딱 궁금한 클라이막스에서 끝나버렸다. 아쉬움도 작가의 계산이었을까.

계속 도쿄와 관련된 소설이 이어질 것이라는 두 번째 기대 역시 산산히 부서졌다. 도쿄의 흑백 사진들이 이어지면서 '소설은 저걸로 끝인가?' 싶어진 것이다. 여행사진 뒤로 이어진 것은 에세이. 결국 단편소설 - 사진 - 에세이로 구성되어진 <김영하 여행자 도쿄>는 독자의 상상에서 한참 벗어난 책이었다. 마치 이상한 나라에 들어온 앨리스 같았달까. 읽는내내 당혹스러웠지만 김영하 작가 특유의 남다름을 확인한 것 같아 '역시~!!'를 내뱉으며 책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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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7-10-31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쉽네요 사실 유모 건축가보다 김영하 작가가 나은 선택이라고 보는데 ㅎ 즐독 하세여
 
히끄네 집 (양장) - 고양이 히끄와 아부지의 제주 생활기
이신아 지음 / 야옹서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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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고 있는 '히끄'를 만나러 가고 싶어졌다. 다른 길고양이들과 사뭇다른 올화이트의 고양이는 제주도에서도 귀한 모양. '히끄무레하다'고 '히끄'가 된 통통한 하얀 고양이와 저자의 묘연은 절묘했다. 꿈이 없었던 20대의 여자가 제주도에 잠깐 머물러 왔다가 게스트 하우스의 스탭이 된 것도 이례적인 일이지만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그녀가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말랐다는 이유로 밥을 주며 인연을 맺은 일도 일반적이지는 않은 일. 그렇게 캣맘이 되어가나? 싶었지만 결국 히끄는 그녀를 집사로 간택하고야 말았다. 도중에 히끄를 임보하겠다는 캣맘도 있었고 입양하겠다는 지인도 있었지만 히끄로 인해 불발이 되고 그녀의 다락방에 함께 거주하면서 히끄는 저자를 집사로 만들고 제주도에 살게 발목잡았다. 제주 고양이 히끄 만세!!!

이제는 슬로우트립에 가도 히끄를 만나볼 수 없겠지만 슬로우트립에 가면 다른 제주 길고양이들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여전히 밥을 주고 있을 것만 같은 인심좋은 주인장이 여전히 운영중이라면 말이다. 히끄는 머리가 큰 고양이다. 히끄는 눈이 작다. 히끄는 전날 라면먹고 퉁퉁 부은 사람처럼 통통해 보인다. 털도 뿜뿜하고 잠도 많이 자곤하는 고양이스러운 고양이.

 

물론 초보 집사가 완벽할 리 없다. 꼬리 끝은 미용하면 안된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순둥순둥한 성격이라 괜찮다며 꼬리미용을 감행했다가 꼬리를 공격해서 결국 병원행으로 마무리된 사건, 치아흡수증(결국) 인해 침을 흘리던 모습을 보고 '맛있어서 침까지 흘리나보다' 생각했던 일 등등 그녀도 보통의 사람이 집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겪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미안한 일이 많은지....나 처럼 그녀도 첫 고양이 히끄에게 '몰랐었어. 미안해'지는 상황들이 있었다. 분명 바다 건너 먼 거리에서 살고 있는 히끄와 그녀였지만 나와 내 고양이의 지난 날처럼 닮아 있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닮은 이야기'로 읽혔다.

참 따뜻했다. 한 사람의 인간과 한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식구가 되어 가는 일은. 이제는 마당까지만 외출이 허락되는 히끄지만 분명 도심의 고양이들보다 훨씬 자유롭고 훨씬 안전하게 지내고 있었다. 부러울만큼.

 결국 제주를 떠나지 못하고 '스테이 오조'라는 민박을 운영하게 된 히끄 집사는 '어머니' 대신 '아버지'로 불리길 원하고 있었다. 완전 특이했다. 그런데 그 사연 또한 남달랐다. 본 적은 없어도 히끄를 낳아준 엄마가 있을테니 고양이 엄마에게 '어머니'는 양보하고 자신은 히끄의 아부지가 되겠단다. 음...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그냥 '언니'로 불리고 있던 내겐 색다른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히끄는 행복할까? 답이 필요없다. 표정에서부터 알 수 있는 일. 평온한 히끄의 일상을 몇 장만 넘겨봐도 금새 알 수 있었다. 히끄가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제주 여행길에 스테이 오조를 방문할 날이 올지는 알 수 없다. 제주 여행도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계속 보고 싶다. 히끄의 일상.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 궁금한 남의 집 고양이, 히끄. 다음에도 건강하고 예쁜 소식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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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
라르스 케플러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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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로 전달되는 '살인예고장'. 국립범죄수사국 이메일 계정으로 수신된 유튜브 링크를 클릭하자 한 30대 여성의 일상이 엿보였다. 경찰을 관음증 환자처럼 대하는 범인의 못된 장난은 며칠 후 살인으로 이어졌고 영상 속 '마리아'는 얼굴이 도륙된 채 발견되었다. 원한범죄인가? 집요한 스토커의 잔인한 분노인가? 영화처럼 펼쳐지는 <스토커>는 스토커의 시선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전 읽었던 제프리 디버의 <XO>처럼 경찰이 사건을 쫓으면서 긴박감을 더한다.



연쇄살인. 같은 방식으로 얼굴이 도려내진 여자들이 발견되면서 과거 비슷한 사건을 저질렀던 범죄자를 찾아냈지만 그는 여전히 수감된 상태. 모방범일까. 연쇄살인범과 스토커 담당으로 경찰청에 부임한 경감 마고는 36세의 임산부다. 임신한 여성이 잔인한 사건을 맡아도 좋을까. 직업의 특수성 탓에 사건을 가려 받을 순 없겠지만 곧 출산을 앞둔 그녀 앞에 하필 던져진 사건이 잔혹한 연쇄살인이라니......!



이케아 제품 상담사로 일하고 있던 싱글여성 '마리아'에 이어 '수산나'까지 살해되면서 마고는 정신과 의사인 에릭을 찾아갔다. 극심한 트라우마 상태인 비요른(수산나의 남편)의 고통을 줄여주는 동시에 사건에 대한 단서를 잡기 위해 최면요법을 활용하기로 했던 것. 그렇게 마고와 에릭이 이어졌고 현재의 사건과 과거의 사건이 연결되었다. 과거 한 성직자를 범인으로 지목했던 에릭은 그의 알리바이를 가볍게 묵살해버렸다.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 에릭은 범죄 속으로 한발짝 내딛었고 동료인 넬리에게 털어놓게 되지만 오히려 용의자로 오인받게 된다. 네 건의 살인 사건에서 발견된 증거들은 하나같이 에릭을 향해 있었다. 하지만 마고는 이 점이 수상했다. 용의주도한 에릭이 법의학 증거를 흘리고 다닐 리 없다는 것.  그가 살인범인 '부정한 목사'일까. 

 

 

 

"진짜 살인범은 당신이 이미 아는 사람이에요"
P487

"동영상 속 여자는 10분 뒤에 죽는다"

 

 

 

 

평생을 곁에서 스토킹해 온 사람이 있다면. 그가 가깝게 지내는 이성들을 모두 해코지한 상태라면. 과연 그 끔찍한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스웨덴을 대표하는 부부 작가 알렉산데르 안도릴과 안렉산드라 코엘료 안도릴(부부필명 라르스 케플러)가 함께 쓴 <스토커>는 이전에 읽은 <샌드맨>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반나절만에 단숨에 읽어버렸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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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스트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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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될 수 있으며 이름은 여러 개, 얼굴도 여러면인 삶이 있다. 크리스 테일러였다가 '알렉스'로 불린 그녀의 진짜 이름은 줄리아나. 그녀는 스파이다. '트와일라잇'이라는 뱀파이어 시리즈로 전세계 여성들을 매혹시킨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는 외계인에 이어 스파이를 소재로한 소설로 돌아왔다. <케미스트>는 속도감 있게 읽히는 스파이 소설이었지만 전작들에 비해 왠지 평범해진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녀라면 뭔가 특별한 것들을 써 낼 것만 같았는데.....좀 더......!

읽으면서 자연스레 떠올려진 이미지는 '안젤리나 졸리'나 '스칼렛 요한슨'이었다.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쫓기고 있는 전직 비밀 요원 역할에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어서였을까. 특정 인물을 대입시켰더니 글은 읽는 순간 영상으로 눈 앞에 펼쳐졌다. 런닝타임 2시간짜리 영화처럼. 영한사전처럼 두꺼운 두께의 소설이었는데 금새 읽힐만큼 가속도가 붙은 것은 옵션이고.

너무 많이 안다는 것은 조직내에서는 '권력'이 될 수도 있지만 종국엔 극중 줄리아나처럼 제거 대상 1호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그래도 그녀는 유능했다. 동료와 달리 살아남았기 때문에. 누군가를 믿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나 한 남자를 믿으면서도 살아남았으니 그 유능함은 제임스 본드와 맞먹는달까.

TV시리즈로 나와도 재미있겠다 싶을 내용이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작가가 스테프니 메이어다. 이미 첫 작품부터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상태였기 때문에 좀 더~~좀 더~~를 외칠 수 밖에 없는 작가라는 것이 도리어 함정이 되어 버린 듯.

케미스트인 비밀요원의 이야기가 시리즈로 나오게 될까. 책 어디에도 시리즈화 된다는 언급은 없다. 하지만 단 한 권으로 끝내기엔 매력적인 요소가 참 많은 이야기다. 특히 헐리우드는 강인한 여전사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곳이므로 한쪽 귀를 살짝 열어두고 기다려봐야겠다.

 

 

 

철칙 하나 이름과 신분을 수시로 바꿔라
둘 다양한 변장술을 활용하라
셋 절대로 한곳에 머무르지 마라

 

 

STORY ...

'아주 판이 작은 게임'을 하고 있는 그녀는 전직 비밀요원. 자신이 몸담고 있던 조직에게 쫓기는 중이다. 3년 째. 애니메이션 코난에서 장미가 검은 조직의 추적을 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크리스 역시 그러했다. 다만 그녀는 혼자라는 점이 다를 뿐. 판이 작은 게임이란 바로 그녀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게임이다. 생존게임. 뛰어나서 발탁된 그녀는 현재 쫓기고 있고 친한 동료는 눈 앞에서 살해당했으며 침실이 아닌 욕조에서 잠드는 삶의 주인공이 되어 있다. 언제까지 이 지긋지긋한 일을 반복해야 하는 것일까. 싶을 무렵, 그녀에게 의심스러운 제안이 하나 던져졌다. 믿을 것인가. 뒤집을 것인가. 결국 공격당했다. 하지만 의외의 수확이 있었다. 이제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마음이 100% 맞는 조합은 아니지만 어쨌든 동료 비슷한 사람들을 얻었다. 그리고 공격의 주체를 찾기 위해 함께 호랑이 굴로 향했다. 스테프니 메이어의 스파이 소설은 숨쉴 순간조차 허락하지 않게 박진감 넘치는 속도로 달려나간다. 그래서 빠른 리듬감을 유지하며 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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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 어쩐지 의기양양 도대체 씨의 띄엄띄엄 인생 기술
도대체 지음 / 예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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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깨달았다 나의 평온한 마음은 나 혼자서 유지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평온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건 그들이 예의 바른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평온한 일상은 누군가의 예의 바름 때문이다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p235

 

저자 소개부분이 참 재미있다. 예명인듯한 '도대체'라는 이름 밑에 "한량 기질 아버지와 부지런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게으른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한량"이 되었다는 말. 게으른 것을 합리화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만 좀 다를 뿐, 그 일상이 나나 내 이웃들과 다르지 않아서 좋았다. 4컷 그림 속에서 유머가 읽혀지고, 소심한듯한 일상 속에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사람. 나는 이렇게 살아왔으니 너도 이렇게 살면 된다식의 에세이였다면 몇 장 읽고 말았을텐데...<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라는 제목은 충고나 당부가 아닌 위안으로 다가와 읽고 또 읽게 만든다.

레몬빛 표지만 보면 얼핏 일본 번역서 같기도 하다. 하지만 첫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엄청난 기운으로 독자를 빨아들이는 그 흡입력은 '일상'에서 가져온 그 이상으로, '공감'의 힘인듯 싶다. '아, 나도 이래!! 그래 이럴 때가 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보게 되는 책이 바로 이 책!! 인터넷신문 기자, 웹라디오 작가, 웹에디터, 일러스트레이터, 작사가 등 그 화려한 스펙보다는 그녀의 '오늘'을 채운 생각들에 공감지수를 더하고 싶어진다. 정말 한 페이지, 한 페이지씩 블로그에 올리면서 그 페이지가 내게 어떤 오늘을 선물했는지...어떤 생각들로 채워졌는지....덧붙여 올리고 싶을 정도다.

좋은 말이 반드시 길 필요는 없다! 이렇게 짧은 말, 짧은 그림의 여운이 더 길 수도 있다. '어떻게 이런 멋진 생각을 할 수가 있을까?' 싶어지는 대목은 우리에겐 멋져야 할 의무가 없어, 살아 있는 것으로 우리는 우리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P256)는 내용이었다. 순간 고등학교 시절 성적을 비관해 자살해 버린 동급생이 떠올려졌다. 같은 반이 된 적도 없고, 잘 모르는 아이였지만 안타까웠다. 내가 그때 친한 친구였다면, 혹시 선생님이었다면, 알고 지낸 선배였다면 저 말을 해 줄 수 있었을까? 저 말을 해 주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책, 곧 교편을 잡게 될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내용들로 가득했다. 지금 힘들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쉽게 포기할 필요 없다고. 좀 더 살아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어질 정도다. 나의 말은 아니지만. 저자의 말을 빌려서라도.

 

 

내 잘못이 아닌 어떤 일이 나를 망쳤다는 생각이 들 땐
그 생각을 멈춰야 한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과 후의 나 자신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려야 한다
그 일로 나는 멍청해지지도, 나쁜 사람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P258

 

 

얼마전에 누군가에게 똑같은 말을 했었다. '무엇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어릴 때 누군가 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첫째로 태어난 단점은 내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 아둥바둥거리게 된다는 거다. 언니나 오빠가 있어서 실패하지 않는 팁을 알려주었다면 한결 쉽게 살았을텐데...라는 순간들이 있었다. 반면 첫째인 장점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팁을 전할 수 있다는 거다. 동전의 양면 같은 첫째라는 굴레를 옆구리 어디쯤 끼고 살면서 같은 마음으로 살아온 친구에게 한 말이었는데 놀랍게도 책에 실려 있었다. 더 나아가 "늦더라도 살면서 스스로 깨달았으니 괜찮다"라고 덧붙여져 있었다. 아. 이래서 좋다! 이런 위로. 나의 생각보다 반장 정도 더 나아간 생각을 읽으며 다잡게 되는 마음. 그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저자에게 몽땅 몰아서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확실히 저자는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어쩐지 웃기는 점을 발견해내는 '특기를 지닌 사람이다. 책 속 내용만 봐도 그가 얼마나 긍정적인 사람인지 표시가 난다. 인정!! 나를 인정하고 나의 오늘을 인정하고, 내게 주어진 삶을 인정하게 만드는 건강한 비타민 같은 노란 책 한 권!! 읽자마자 단숨에 마지막장까지 달리게 만든 재미난 책.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라는 제목부터 나를 매혹시켰던 책. 이 책 한 권을 읽으며 힘을 얻었다. 분명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는 힘내서 일어선 '내일'을 선물받았다. 그래서 참 고맙다. 도대체씨!!

그리고 예쁜면이 차고 넘치는데도 약간은 소심한 이웃에게 이 책을 소개했다. 친구에게도 가장 좋았던 두 페이지를 나눔했다. 일본으로 번역본이 나가도 참 사랑받을 것 같은데.....쭉쭉 뻗어나갔으면 좋겠다. 이런 힐링북은.

조만간 또 책의 처방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펑펑 울며 위로가 되는 구절을 찾아 읽으면서 눈물을 닦게 될 수도 있다.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좋은 구절을 곱씹고 또 곱씹을 수도 있다. 처세술보다 이런 마음치유북이 요즘엔 더 끌린다. 더 필요한 순간을 살고 있어서 그런가.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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