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속마음 - 냥이가 집사에게 전하고 싶은 130가지
야마모토 소우신 지음, 네코마키 그림, 최진선 옮김 / 고양이책방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알다가도 모를 고양이 마음. 하긴 사람맘도 모르는데 고양이마음까지 알기를 바라다니.......! 동글동글한 고양이 그림이 가득한 책 [냥이가 집사에게 전하고 싶은 130가지 / 고양이의 속마음]은 고양이를 '화자'로 해서 그려진 책이다. 페이지 한 장당 질문이 하나씩 헤드라인으로 떠 있고 고양이 박사의 답변이 이어진다. 그리고 하단에 작은 글씨로 집사들이 유심히 읽어야 하는 주석이 달려 있다.

거의 모든 페이지에 그림이 수록되어 있어서 금새 읽겠구나 싶었지만 오판이었다. 이미 초보집사는 벗어났다고 생각하며 사는 집사 8년차이지만 깨알같은 팁들은 참으로 유용했고 읽을거리들이 풍성해서 단 하루만에 읽기는 보기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여섯 마리의 고양이들과 살면서 '고양이들도 성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걸 알았고 의례 '고양이는 이렇다'는 지식이 '편견이었구나' 싶은 순간들도 있었다. 책을 보면서 다시금 깨달았다. 반대로 알고 있던 사실을 더 정확하게 확인한 페이지도 있었고. 가령 여섯 마리 중 가장 수다스러운 녀석은 샴 고양이인 꽁꽁이였는데 책에 의하면 샴은 크고 높은 소리로 자주 운다고 적혀 있었다. 벵갈의 경우는 높낮이가 다양한 소리로 자주 울며 러시안블루는 원래 목소리가 작은 고양이로 어른이 되면 울지 않기도 한다고 했다. 물론 같은 품종이라도 고양이의 성격에 따라 또 다를 수 있겠지만.(p37페이지 참조)

 

나와 고양이의 관계를 진단해본 결과 흐뭇하게도 '서로 죽고 못사는 타입'으로 나왔고, 뚠뚠냥이 테스트는 약간 의심스럽게 나왔지만 심리테스트하듯 짧고 가볍게 해 본 테스트는 재미를 더했다.

슬프게도 좋아하는 에센셜 오일인 '오렌지/만다린/베르가모트'등의 아로마 향과는 이별을 고해야겠지만(고양이에게 위험군), 38세까지 살아서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미국 고양이 '크림 퍼프'처럼 내 고양이들도 장수하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냥이가 집사에게 전하고 싶은 130가지 모두 새로웠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집사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펼쳐보게 되었고 대부분의 내용은 아주 유익했다. 귀여운 그림까지 더해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책 속 고양이들과 함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다섯 번의 낮
신유진 지음 / 1984Books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신유진 작가의 [열다섯 번의 낮]을 펼치며 한 이웃을 떠올렸다. 꼭 닮은 글이 올라오는 이웃이 있어서......감성이 이어지다 못해 글발자국이 닮은 그녀들의 하루엔 수분이 가득한 듯 했다. 메말라보이는 글 사이사이에도 어딘가 물방울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깔끔하게 읽힌 [열다섯 번의 낮]이 마음에 남겨놓은 흔적들은 진했다.



성공담도 아니고 하루의 일상도 아닌 마음의 일상이 담긴 그녀의 책 속에서 마주한 건 '나의 추억들'이었다. 내게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거나 반대로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한 발 물러서서 타인의 시선으로 읽으며 그 신선함을 만끽했다. 서른 다섯, 프랑스에서 15년째 살고 있다는 그녀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긴 어렵다. 그 누구도 그 사람이 되어 보지 않은 이상,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으므로. 다만 섬세한 문장 사이에서 느껴지는 감성이 쓸쓸함과 맞닿아 버리는 순간, 산문집의 제목이 '낮'이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기도 했다. [열다섯 번의 밤]은 반대의 온도일까. 아니면 더 차가운 온도로 독자를 사로잡을까.

 

 

숨기지 않는다. 반듯하게 직설적인 것이 아니라 툭툭 내뱉듯이 단어들이 전진한다. 질척대지 않으면서 많은 추억들을 품고 살아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삶을 마주하는 용기가 강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일까. 성숙한 어른의 시선이 담긴 그녀의 글 속에는 핑계도 어리광도 없었다. 서른 다섯. 누군가에게는 많아보일지도 모를 나이지만 막상 지나고나면 그 나이 역시 후회의 순간들이 많은 어린 나이였는데......나의 서른 다섯과 자꾸만 비교해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분을 만지다
김은주 지음, 에밀리 블링코 사진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책의 모든 페이지가 기억에 남지 않아도 좋다. 단 몇 페이지 혹은 단 한 문장에 사로잡히는 것만으로도 인상적인 책이 될 수 있으므로. <1cm> 의 저자 김은주 작가의 <기분을 만지다>는 마음에 새겨지는 구절이 참 많은 책인데  제목부터 '기분을 만지다'란다.  컨트롤 혹은 체크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마음'을 나는 한번이라도 어루만지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었나.  내 마음인데 너무 소홀했던 것 같아 미안할 따름이다.

완벽하지 않은 날들은 게으른 날이었던 내게 작가는 고양이처럼 '여유롭게 넘어가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처음 읽을 땐 감각적인 표현에 감탄했고 두번 째 펼쳐 들었을 땐 공감되는 생각들에 빠져 메모를 시작했다. 한 50장쯤 모인 포스트잇들은 다이어리에 붙여졌고 좋은 기운이 필요한 날마다 펼쳐보고 있다.
 
더해진 예쁜 사진들은 세계적인 포토그래처인 에밀리 블링코의 사진들이었는데 린넨치마처럼 펼쳐진 예쁜 분홍 꽃잎들, 물빛의 반짝거림, 피크닉 매트 위에 누워 잠든 반려견, 타버린 성냥개비들....소소하게 지나친 일상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녀의 사진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우리의 매일이 얼마나 아름답게 채워져 있는지....지나고나서도 모르고 산다. 우리는.

 

위로가 되는 구절은 '나침반의 바늘은 정확한 방향을 가리키기 전에 항상 흔들린다'(p12)라는 부분이었다. 인생도 그렇다는 말은 지금 흔들리고 있는 내게, 한없이 게으른 어제를 보낸 내게 따뜻한 한마디가 되어 다가왔다. 그리고 기분좋은 오늘을 선물받았다. '괜찮은 오늘'. 생각의 전환은 많은 것을 가져왔다.  그래서 <기분을 만지다>라는 책에 고마움을 느낀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지만
그 이유가 꼭 당신은 아니다
.
.
.
당신은 몰랐겟지만
세상은 당신에게 호의적이다
p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 나의 철수 - 세상에 하나뿐인 바둑이 이야기
안진양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앞쪽 사진과 뒷페이지 사진을 보면 철수의 견생이 얼마나 행복해졌는지 알 수 있다. 저자는 오히려 철수에게 위로받는다고하지만 그녀가 손내밀지 않았다면 철수는 어떻게 되었을까.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바둑이' 인 "철수". 묘연이 있는 것처럼 강아지와의 인연도 있다고 믿는다. 품종견이나 어린 강아지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의 도움이 필요한 반려견/반려묘, 왠지 모르게 운명으로 이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도 모르게 달려가게 만드는 인연이 반드시 있다고 믿는다. 경험으로 터득했으므로.

소중한 것을 포기했고, 아팠고, 불안한 삶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믹스견 '철수'를 입양하면서 하루하루가 완벽해진 견주가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분리불안으로 계속 짖는 철수로 인해 이사를 해야했고, 함께 출근할 수 있는 곳으로 이직을 했으며, 품에 안을 수조차 없던 상처 많은 유기견이였던 철수. 발로 걷어차인 상처를 극복하고 지하철 출근이 익숙해질때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들은 함께 헤쳐나갔다.

바로 내일 안락사 당할지 모를 상황에 놓여져 있던 유기견 '철수'는 비행기를 타고 미쿡 여행을 다니고, 강아지 친구들과 제주여행에, SNS 스타견으로 모두의 사랑을 받는 삶의 주인공이 되었다. 인생이 변했다. 180도로. 중요한 건 누구와 함께 하느냐였던 것. 사람처럼 개에게도 인연의 힘은 참 크다. 철수의 바뀐 삶만 보아도 그랬다.

길가에 앉아 12시간을 떨고 있었다는 철수를 버린 그 사람은 다시는 개를 키우지 말았으면 한다. 어떤 상황이든 끝까지 책임을 다하지 못한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므로. 내게도 2~3년을 함께 한 유기묘 2마리가 있다. 누군가에게 버려졌을 두 녀석이 우리집에 적응하기까지....그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기까지...서로 뜸들일 시간이 필요했다. 지났다고해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이유로 <오! 나의 철수>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공감북으로 읽혔다. 철수의 밝아진 표정에 덩달아 입꼬리를 올리면서 든 생각은 '행복은 전염된다'는 것. 읽는 내내 행복했고 가슴 벅찼던 "세상에 하나뿐인 바둑이 이야기"에 공감을 표할 반려인들이 점점 더 많아질때까지 이 책이 계속계속 읽히길 희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무처럼 느려도 괜찮아 - 소심해도 사랑스러운 고양이 순무의 묘생 일기
윤다솜 지음 / 북클라우드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검은 고양이를 반려하고 있어 흰고양이가 있는 집엘 놀러 갈때면 많이 낯설게 느껴진다. 흰털이 붕붕한 녀석들이 이리 뛰어다니고 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에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물론 모든 고양이들은 예쁘고 사랑스럽다. 다만 우리집 올블랙녀석들이 자꾸 눈에 어른거린다는 것 뿐. 제주에 사는 '히끄'라는 하얀 고양이 외에도 근처에 사는 시크한 흰고양이 '별이' 그리고 이번에는 약간 누리누리한 털이 섞여 있다는 흰고양이 '순무'다. 우주를 머금은듯한 파란 눈동자에 분홍코가 매력적인 녀석. 외동묘라 대장고양이처럼 굴어도 좋으련만 녀석은 소심덩어리여서 그 일상이 더 흥미로웠다. 수줍은듯한 녀석이 이토록 사랑스럽다니.....!

 

 

두 살이 된 수컷 고양이 '순무'는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지만 반려해본 적 없는 신혼 부부에게 5개월 차에 입양되었다. 초보 집사였지만 펫숍에서 만큼은 분양하지 말자는 개념있는 부부가 고양이 카페에서 입양 글을 보고 데려온 녀석이었다. 밤 12시, 골목에서 이동장안에 있는 어린 고양이를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짐작하게 만드는 많은 일들. 푸념처럼 "좀 더 일찍 데려올 걸" 이라고 후회하는 부분이 군데군데 보일만큼 탄생 후 5개월 간 녀석은 제대로 케어받지 못한 채 지냈다. 방광에 가득찬 슬러지, 참치캔이나 간식은 전혀 본 적도 없는 것처럼 낯설어하던 모습, 고양이는 원래 냄새가 많이 나는 동물인 줄 오해할만큼 심했던 냄새....베테랑 집사라면 당장 화낼만큼의 상황 속에서 자라왔던 어린 고양이 순무. 책을 읽으면서 손이 벌벌 떨리는 부분들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다행스러운 건 책상 및, 에어컨 뒤에 숨어서 한참 만에 나왔다는 소심쟁이를 '모두 각자만의 속도가 있고 방식이 있다'며 이해해주고 기다려준 부부를 만났다는 거다. 녀석 전생에 나라를 구한 고양이였을까. 너무나 고마워지는 대목이었다. 이해받는다는 건 사람이건 고양이건 간에 감동스러운 순간일테니.

함께 한 지 2년. 통통하게 주먹쥔 순무의 찹쌀떡, 우리집엔 없는 오동통한 꼬리, 동그란 눈동자. 페이지를 통해 순무의 일상을 함께하는 일은 그 어떤 에세이를 읽는 것보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소확행'을 확실히 실천하는 고양이와 집사의 일상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냥스타그램 슈퍼스타 '순무'를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또 한 수를 배운다. '느려도 괜찮다'는 사실을.

과거엔 동서양 철학자들에게서 배웠던 인생철학을 요즘엔 고양이들을 통해 습득하는 기이함은 고양이를 반려하면서 시작되었다. 신기하게도 인생의 지혜를 태어나면서부터 달고나온 녀석들 같다. 고양이라는 생명체는.

 

 

>>>>>     세상에서 이토록 사랑스러운 생명을 본 적이 없는데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아이의 가치를 매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p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