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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하우스
정다겸 지음, 송재정 극본 / 양문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새 드라마가 시작되면 1회를 시청한다. 첫 시작이 괜찮으면 2회까지도 시청하고 2회까지가 만족스러우면 종방까지 의리를 지키는 편이다. 하지만 2회분까지 보고 계속 봐야겠다는 마음이 휴지통으로 버려지면 그 드라마는 머릿속에서 잊혀진다.
채널이 많아지고 본방 사수 하다가도 지루해지면 채널이 돌아갔다가 되돌아오기 힘든 현실 속에서 드라마는 좀 더 자극적이거나 매력적으로 분초를 다투는 씬 전쟁 중이다. 그런 가운데 [커피하우스]는 2회분까지 시청했던 드라마였다.
사실 2회분까지 시청했던 이유는 강지환이 맡고 있는 캐릭터 때문이었는데, 좋아하는 특정 배우가 나오지 않는 드라마를 시청하게 만드는 힘은 캐릭터와 대본의 힘일 것이다.
강지환이 연기하고 있는 까다로운 남자 캐릭터는 기존에도 많이 있어왔다. 잭 니콜슨이나 양조위 역시 그들만의 까다로운 남성상을 만들어낸바 있다. 하지만 강지환의 캐릭터가 독특한 까닭은 그의 까다로움이 과잉 친절로 덮여 있다는 점이다. 즉 타인은 잘 눈치채지 못하지만 아주 독특하고 까다로우며 매사에 그냥 넘어감이 없는 남자. 마치 이가 썪는 물질위에 달콤함을 입혀 아이들 앞에 내어놓아 먹게 만드는 달콤한 사탕과자처럼 그는 포장되어 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의 별남을.
그런 남자 캐릭터가 오랜만이고 또한 매력적으로 보여져 드라마를 1,2회 시청했었다. 하지만 더 재미난 드라마가 케이블에 뜨자마자 나의 채널은 돌아가고 말았다. 드라마 보기는 끝났지만 원작은 또 어떻 문체를 가지고 있을까 싶어 서점가를 돌아다녔다. 찾고 싶은 책이 있기도 했지만 살짝 이 책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재미난 원작을 발견할 때도 있으니까.
빙고~!! 결국 옆구리에 책을 끼고 돌아오게 된 저녁, 나는 단숨에 소설을 다 읽어버렸다. 역시 원작이 훨씬 재미있게 읽혀졌다. 마치 원작 [애자]를 읽을 때처럼 술렁술렁 쉽게 읽기는 문체하며 훨씬 더 잘 묘사되어 있는 녀석의 특이성까지. 과장되지 않아 좋고, 상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마지막까지 웃기며 끝나버린 드라마 원작 [커피하우스]. 물론 다른 제목이어도 좋았겠지만 그 독특한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고, 소설에선 훨씬 더 배가 되어져 좋았던 승연의 툴툴거림까지 사랑스러웠다.
만약 드라마보다 살짝 더 재미남을 찾고 있었다면 원작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