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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 -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 완전하진 않겠습니다만 세상에 짜여 있는 틀은 점점 더 견고해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치, 경제, 학문, 예술, 종교, 세대 등에 걸친 수 많은 기득권 층들이 그들의 틀을 짜 나가고
있고 그 틀 안에서 모두들 살아가게 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보게됩니다. 이미 짜여진 틀에 대한
도전을 허락하지 않고 책에서 언급된 구내식당 개 처럼 이빨을 감추고 순응하며 살아갈 것을
주문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이에 대한 반동으로 세상에 도전하고, 아니 도전까지는
아니더라도 널리 그들의 생각을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전파하고자 합니다. 물론 이런 방법으로
세상이 바뀌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런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방법을 통해서야만
세상에 이슈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슬프기까지 합니다. 회계사가 되고, 공무원이 되고,
기자가 되고 어떻게 보면 그들의 틀 안에서 인정되는 방법으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을 통해서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불가능 하기에 스스로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죽음으로 세상에
파문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방법이 어떤 효과 또는 영향력이 있는 것
일까요? 과연 그 틀을 짜 놓은 사람들이 그리고 그 틀안에서 스스로 잘 적응하고 그 틀의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잘 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런 행동에 동조해서 사회에 변화가
생기게 되는 것 일까요? 30만이나 되는 와이두유리브닷컴의 회원들은 과연 몇 명이나
호기심이 아닌 진심으로 사이트의 회원이 된 것일까요? 개인적으로는 회의적 입니다.
물론 완전하지 않은 이 완전한 세상은 바뀌어야 하는 것이고, 짜여져 있는 틀이 잘 못된 것
이라면 허물고 다시 짜야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방법은 좀 다르지 않아야 할까 생각합니다.
소설로서의 상상력으로는 충분히 있을 수 있고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만 세상은
선언이나 죽음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바뀌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강명은 이것도 저것도 정말 대안이 없고 너무너무 답답한 20대의 고민을
사실적으로 잘 그려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읽는 내내 답답하고 우울 했습니다.
** 웃자고 하는 얘기 입니다만 책 앞날개의 사진은 소설 속 적그리스도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한겨레 21에 실린 책 광고의 사진은 기자가 된 소크라테스가 떠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