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무진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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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고 슬프지만 자연스럽고 냉정한 현실을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기록하고 있는 

소설집 입니다.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인생이 바뀌는, 각 개인에게는 엄청난 인생의 전환점 

앞에서도 감정의 기복을 보이지 않음은 물론 그로인한 삶의 변화에 대하여 머리를 뜯으며 

고민하며 울지도 않고, 구구하게 설명하지도 않으며 원래부터 그리 살았던 듯이 일상의 흐름을 

유지하며 살아갑니다. 소설에서 김훈은 기적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사실 기적이라는 것이 

우리주변에서 흔히 일어나지 않기에 기적이지 않겠습니까? 회사가 부도가 나서 택시를 운전 

하게 되고, 그나마 사납금을 맞추기 어려운 생활이 이어지고, 오랜만에 만난 윤애에게는 

공항에 데려다 주는 정도의 호의가 할 수 있는 최선이며, 아내의 암 역시 기적적으로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보듯이 점차 상태가 악화되며 죽음으로 향합니다. 너무나 

현실적이기에 너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다르지 않기에 더 마음 아프고 더 힘겨움을 

느끼며 책을 읽었습니다. 우리의 가감없는 일상이 소설이라는 것도 다시금 알게되기도 했구요. 

김훈은 강산무진에서 '피로를 느끼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을 여러번 되뇌입니다. 

이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고, 소심한 반항이며 스스로에 대한 위안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 김훈의 소설은 얼추 다 읽은 듯 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다시 돌아올 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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