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연합뉴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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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분 7초짜리 다큐멘터리 <열광금지, 에바로드>는 이제 인터넷에서 주문형 비디오로 볼 수 있다. 가격은 2000원' 이라고 이 소설은 시작하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은 저는 조금전에 네이버N스토어에서 2000원을 내고 작가가 실제로 이 소설을 쓰는 계기가 된 본격 오덕의 덕질 다큐멘터리 '에바로드'를 봤습니다. 소설을 읽고 다큐멘터리까지 본 지금의 제 느낌은 덕질도 이정도면 어느정도 경지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아재개그에 피식피식 헛 웃음을 흘리는 40대 후반의 아저씨이고, 에반게리온이 뭔지 1도 모르고, 팬들의 열광이 한참 지난때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몰아서 본 정도의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낮은 이해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오덕에 대한 편견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과 영상을 보면서 제 이해 수준과 상관없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오덕들의 행동이 경건하다는 느낌까지 받게 됐습니다.

 

책에서 화자인 신문사 기자 장휘영은 '에반게리온 월드 스탬프 랠리'를 완주하고 '열광금지, 에바로드'라는 다큐멘터리를 찍은 박종현을 인터뷰 하고 다큐멘터리에는 표현되지 않은 그의 인생에 대해 다큐멘터리 제목과 같은 <열광금지, 에바로드>라는 소설을 쓰는 것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그 후의 내용은 종현의 험난한 가정사와 오덕인생이 흥미롭게 그려지고 그 가운데 '에반게리온 월드 스탬프 랠리'의 과정이 묘사됩니다. '에반게리온 월드 스탬프 랠리'는 스튜디오 카라에서 주최한 이벤트로 프랑스, 일본, 미국, 중국에서 개최되는 각각의 전시회에 참가해서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의 스탬프를 찍어서 모으는 이벤트 입니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의 스탬프를 모으기 위해 비싼 여행경비와 시간을 들여가며 세계 각국을 짧은 시간 안에 다닌 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또 얼마나 좋아하면 그런 일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인지 황당하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꾸로 내게는 저만큼 좋아하는 일이 있었던가 되돌아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종현은 스탬프 랠리를 완주하고 일본의 에바스토어에서 완주확인을 받습니다.

 

책에서는 오덕에 대한 여러 묘사와 오덕 자신의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오덕은 우리눈에 보이는 그들의 캐릭터 분장을 코스프레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평상시 자신의 모습을 일반인 코스프레라고 하더군요. 어쩌면 저도 집을 나서는 순간 세상에 보여주기위한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대단한 오덕들을 취재해서 소설을 만들어낸 작가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 즐거운 책읽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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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20 0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중.집념.집착.이게 중독하지 않는 조절....그래서 책 오덕이 좋더라구요.^^.

Conan 2016-10-20 09:24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여기 북플 이웃분들은 책 오덕이라고 할만한 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2016-10-20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르케스 찾기 2016-11-18 0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 관계상,, 아쉽지만ㅠ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은 여기까지는 영화 대사에서ㅋㅋ 꽂힌 후로 계속 쓰게 되네요ㅋ)
잘 읽고 갑니다

Conan 2016-11-18 01:48   좋아요 1 | URL
네~ 편안한 밤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