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인 2013년 늦봄에서 초여름까지 제주도를 걸어서 한바퀴 돌았습니다. 여행이라기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많은 여행자를 만났고 많은 섬사람을 만났습니다. 친절하지만 폐쇄적이기도한 그곳에서 이대로 정을 붙이고 살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김금희 작가의 ‘복자에게‘는 육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한 의료원의 산재사건에 대해 피해자인 약자들이 권리를 찾는 사건을 그리고 있지만 고고리라는 섬마을 사람들의 개인사들과 가해자 그리고 그 조력자인 지역유지들의 이야기가 엮이면서 색다른 감정을 느끼게되는 글이었습니다. 산재사건의 전개보다는 영초롱, 복자, 오세, 정희고모의 이야기가 훨씬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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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대로 살고 있는 건 맞죠?" - P118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온 섬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일, 섬을 터전으로 먹고산다는 건 그렇게 섬의 모든 것에 허락을 구해야 하는 것이었다. 거친 파도에게, 조업중 만나게되는 바닷것들에게, 바람에게, 굿은비와 태풍에게. - P184
추신 나는 그날부로 서울 가족들과는 인연을 끊기로 했다. 자신의 무례와 무지에 그렇게 무감한 인간들과는 반백년부대낀 걸로 되지 않았겠니. 우리는 우리끼리 만나자.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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