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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곤불이기 소장본 세트- 전4권
임준욱 지음 / 디콘북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예미도중(曳尾塗中) 진흙탕 속에서 꼬리를 끌며 살아감. 벼슬에 얽매여 사는 것보다 고향에서 빈천하나마
편안하게 살아감이 좋음 - 장자, 추수
안빈낙도와 비슷한 말인거 같습니다. 건곤붙이기의 마지막장 소제목이지요.
작가가 장자에서 인용한거 같습니다.
건곤붙이기를 관통하는 주제인 것도 같습니다.
"객잔의 숙숩니다. 이제 겨우 보조 딱지를 떼었지요"
"푸후후! 단지마도의 제자가 숙수? 왜? 좋아서 하는 일인가? 그럼 무공은 왜 닦아?"
"무공을 닦은 것은 나와 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섭니다. 사고께서는 전륜성왕인가 뭔가가
되라 하시는데 거기까지는 자신 없으니 그냥 주변이나 잘 돌보겠다는 생각이지요.
이젠 요리로써 가족을 먹여살릴겁니다"
임준욱 작가의 건곤붙이기를 꼬박 삼일에 걸쳐 다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제목도 이해가 안가고, 스토리도 너무 제각각이라 중간까지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고 읽었습니다.
반나한이 주인공인가? 아니면 반직이 주인공인가? 그도 아니면 공손가의 이야기인가..
책소개를 잠깐 보니.
주인공의 눈감고 고수되기! 조폭 마누라 길들이기!
라고 하더군요. 도대체 무슨말이야!!!
그러다가 반통미라는 사내아이가 등장합니다.
그래 이녀석이 주인공이었구만..
반직은 요리사입니다. 숙수라고 하죠. 원래 큰 요리점의 요리사인데 결혼을 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해 조그마한 음식점을 냅니다.
반통미를 낳고 선안객잔을 인수하여 운영합니다.
요리사 이야기인가?
반직의 이야기와 별개로 소주흑도방파.. 요즘으로 따지면 조폭인 장락파의 사철악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사철악에게 딸이 태어납니다. 사연홍이라고...
이제사 책소개가 이해가 됩니다.
주인공의 눈감고 고수되기. 조폭마누라 길들이기!
반통미가 주인공이고 조폭마누라가 사연홍이구만... 어처구니 없는 작품소개에 실소가 나옵니다.
그럼 제목은 왜 건곤붙이기인가? 건곤.. 하늘과 땅을 붙인다.. 뭐 두 사람이 결혼이야기를
비유한 말인거 같습니다.
건곤붙이기의 이야기는 크게 두갈래로 갈라져서 흐릅니다.
하나는 주인공의 아버지 반직이 객잔을 운영하며, 최고의 요리사가 되어 가족을 먹여살리고,
어린 반통미는 그런 아버지를 본받아 훌륭한 요리사가 되도록 노력하는 이야기..
두번째는 장락파를 중심으로 소주와 항주의 무림세력들
공손세가, 고가, 백무회, 혈운회 등등이 서로 얽히고 섥혀서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
두 이야기가 합류하는 시점에서 본격적인 주인공의 강호이야기가 펼져집니다.
줄거리를 요약해봤는데, 실제 내용의 반도 못표현한거 같네요.
여튼 엄청 재밌으니까 강력히 추천합니다.
임준욱작가의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따뜻합니다. 진가소전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거 같습니다.
건곤 붙이기에서는 특히 가족간의 사랑이 많이 나오는데요.
저는 무림의 이야기보다, 반직가족의 이야기가 더 재밌었습니다.
특히 반직과 반통미, 두 부자사이의 사랑과 갈등이야기에서는
돌아가신 부친이 생각나서 몇번이나 울컥했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성장하는 과정에서 몇번이나 방황하는 반통미를 보며
저의 젊은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고, 그런 반통미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반직을 보며
선친이 떠올랐습니다.
또한 반직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인내하는 모습을 보며 옛 아버지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건곤 붙이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반통미의 아버지 반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한 임준욱작가에게 또한번 반했습니다.
필력도 필력이려니와 인간에 대한 통찰도 남다른 작가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국무협소설의 대가들이. 좌백님. 이재일님 이었는데...
아직 두작품만 읽었지만, 임준욱님도 그 반열에 올려야 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보았습니다.
임준욱작가의 또다른 작품 녹풍답정록 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