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권력 - 개마고원신서 26
강준만.권성우 지음 / 개마고원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신경숙의 표절 파문이 책장에 박았던 책을 다시 꺼내게 했다. 이 책에 쓰인 글들은ㅡ문단과 문학 비판을 혼동하는 모습을 보이지만ㅡ여전히 시의성을 갖고 있다. 모든 권력은 일종의 필요악이지만 그 권력이 경직되고 부패될 경우 해당분야에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그 권력의 막장을 지금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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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5-06-21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백낙청과 남진우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시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일이나, 한국 정부의 무능과 통일 운동의 더딤을 질타하는 일은 그들 말고도 잘 해낼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나는 두 사람 다(그리고 내가 호명하지 않은 잡지들의 편집위원들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근면하게 살았으니 내가 이만큼 영향력을 행사해도 좋다는 생각, 계몽조와 훈계조의 말을 해도 모두가 알아서 이해하고 떠받들 거라는 생각이 그들을 지금 모습으로 만든 것 같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1 11:44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 논란으로 문학권력, 주례사비평 및 몇몇 책을 꺼내서 보려했는데 이거 다 짱박아놓아서 어디 있는지 모르겠더군요.. 역시 넓은 집에 살아야 합니다.

수다맨 2015-06-21 13:10   좋아요 0 | URL
이사를 하셨다고 블로그에 쓰셨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사실 정교한 비판서라기보다는 저널적인 느낌이 물씬 강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준만의 비판이 때로는 감정에 들뜬 비난이나, 성의 없는 비아냥처럼 보일 때도 있구요. 그럼에도 이 책은 비문학자의 눈으로 본 한국문단의 풍토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나름의 강점과 이점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품절 상태던데 조만간 절판의 운명을 맞을 것 같아서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창고지기 2015-07-03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의 표절도 문제지만, 문학상에 소설을 응모했다가 표절을 당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조경란의 혀 표절 시비죠. 응모자들은 아마도 표절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를 갖고 있을 겁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작가들이 굳이 심사를 봐야하나라는 생각말입니다. 심사볼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글을 써야죠. 심사는 출판사 편집장이나 출판사 소속 평론가들이 봐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수다맨 2015-07-03 23:40   좋아요 0 | URL
작가가 어떤 작품들을 심사하는 일이 완전히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가끔 보면 편집자와 평론가, 작가가 보는 눈이 서로 다를 때가 있거든요. 물론 자기 글도 쓰지 않고ㅡ제가 그래서 오정희나 김승옥 같은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작가로서의 삶은 불성실하면서 이런저런 심사는 많이 하더군요ㅡ표절까지 한다면야 그것은 당연히 비판받을 일이긴 합니다.
물론 창고지기님 말씀처럼 작가의 심사보다는 출판사 편집장의 매운 검토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에는 저도 크게 공감합니다.
 
우리들의 광기를 참고 견딜 길을 가르쳐 달라
오에 겐자부로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10월
평점 :
절판


광기에 들린 사람들의 풍경을 이처럼 핍진하게 그려낸 소설은 드물다. 이미지만 승한 단편이 없지는 않으나 핵위기로 점철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비명이 매쪽마다 흘러넘친다. 세계에서 버려지고 유폐된 존재들의 실존과, 그럼에도 인간 구원을 찾으려는 열정이 집약된 패기만만한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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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5-06-20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려원이 망하는 바람에, 오에의 단편들이 실린 책들은 모두 절판 상태이다. 특유의 장대한 상상력과 신축섬세한 문체로 쓰인 장편들(˝만엔원년의 풋볼˝, ˝개인적 체험˝)도 훌륭하지만 풋풋하고 재기 넘치는 그의 단편들을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별을 먹는 사람들
로맹 가리 지음, 이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선진 문명과 토착 문화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는 출판사의 책 소개는 이 책의 요점과 거리가 멀다. 로맹 가리는 그저, 삶이란 연극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 모두가 환상을 먹고 산다는 것을 특유의 감성적 언어로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이미 이 작가는, 세 개의 필명을 사용하며 세상을 농락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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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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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한 피해자와 사악한 가해자를 구도로 그날의 풍경을 재현하는 방식은 이제 진부하다. 이런 작업은 홍희담, 임철우, 최윤이 이미 다했다. 흔한 구도를 넘어 언제 어디서든 폭력을 행사하는 국가 체제와, 그런 국가에 맞서 조직력과 방향성을 가져야하는 인민의 노력에 이젠 주안점을 둘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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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5-06-0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일 이 책이 한강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손에 쓰였다면, 또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쓰였다면 이만한 판매율과 관심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이제 우리는 좀 더 예리한 시선으로, 보다 사회과학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5.18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순수한 피해자/사악한 가해자의 구도로 간다면 (전두환 따위가 아니라) 좋은 정부가 앞으로 나오면 된다나, 우리에겐 숭고하고 순수한 열사들이 있었다는 류의 자기 우상과 끊임없이 랑데부를 한다. 국가란 정녕 무엇이며, 인민은 국가의 압력에 맞서 어떤 생존 전략과 조직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이제는 제출해야 할 때 아닌가?
 
트랜스크리틱 - 칸트와 맑스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9
가라타니 고진 지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상에 대한 오독은 기발한 발상을 만들기도 하지만, 납득 불가능한 명제들을 마구 양산하기도 한다. 맑스와 칸트를 오가는 고진의 비평적 솜씨는 가히 절륜하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제모순을 오직(!) 유통과정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논리적 타당성과 실천적 동력을 크게 상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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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5-06-0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고진이 주저이자 역저인 ˝세계사의 구조˝에 이르러 더 이상 LETS나 NAM을 언급하기 꺼려하는 것은, 그가 말하는 소비자 운동과 지역통화 운동이 사실은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물론, 이론의 성채나 대학이란 상아탑에 갇혀 안분지족하는 다른 지식인에 견주면, 고진의 활동과 열정은 그 자체로 귀하고 중한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생산관계에서 발생하는 모순을 도외시한 채, 사실상 `이윤의 실현만을 막아도 대항운동은 이뤄질 수 있다`라는 나이브한 입장으로 손쉽게 비약해 버린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