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가 사랑할 때 1
딩모 지음, 남혜선 옮김 / 현암사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원제 - 如果蝸牛有愛情, love and criminal minds, 2014

  작가 - 딩모






  ‘쉬쉬’는 경찰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신입 프로파일러이다. 겉보기에는 작고 여리여리하지만, 머리가 좋고 집중력과 관찰력 그리고 분석 능력이 뛰어나다. 수습으로 발령받은 린 시의 경찰청에서,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프로파일링을 선보이며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지바이’는 훤칠한 외모에 뛰어난 프로파일링 실력을 가졌으며 명사수이기도 한 형사이다. 스물여덟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의 높은 검거율과 능력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서, 쉬쉬는 내심 그가 자신의 사수가 되길 바라고 있었다. 결국 쉬쉬의 사수로 지바이가 임명되고, 연이어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난다. 둘은 서로의 능력에 감탄하며 조금씩 끌리기 시작하는데…….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국에서 경찰드라마는 경찰이 연애하는 것이고, 법조 드라마는 검사나 변호사끼리, 스포츠 드라마는 운동선수끼리 그리고 의학 드라마는 의사끼리 연애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주인공의 직업은 그냥 멋져 보이기 위한 소품에 불과하다. 그런 경향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소설에서도 비슷하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경찰이라는 조직에서 주인공끼리 연애하는 내용에만 치중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우려는 책장을 넘기면서 점차 줄어들었다. 아직 1권이라서 일까? 두 주인공 사이에서 점차 싹트는 연애 감정 못지않게, 둘이 해결하는 사건에 대한 분량도 넉넉했다. 또한 사건들 역시 단편 추리소설이라든지 장편으로 만들어도 충분히 괜찮을 내용이었다. 하지만 쉬쉬가 구해준 피해자의 사촌동생이 공교롭게도 쉬쉬의 오빠인 ‘쉬진’과 사업 상 아는 사이라는 말에는 너무 억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그 피해자는 예전에, 아 여기까지. 사건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생략하겠다. 10억이 넘는 중국 인구 중에서 어떻게 그렇게 얽히는지…….



  처음에는 스승과 제자라는 사이에서 시작한 쉬쉬와 지바이였지만, 조금씩 서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둘 사이에 끼어드는 다른 사람들, 예를 들면 지바이를 짝사랑하는 야오멍이라든지 쉬쉬를 따라다니는 ‘예쯔샤오’ 등이 나타나면서, 둘은 각자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름의 방법으로 상대에게 어필하기 위해 애쓴다. 즈바이는 괜히 체력이 약한 쉬쉬를 단련시키겠다고 새벽부터 운동을 같이하고 심지어 주말에는 사격 훈련까지 봐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쉬쉬에게 접근하려는 다른 직원들이 없도록 뒷공작까지 벌인다. 또한 쉬쉬 역시 ‘자신의 아침을 준비하는 김에’라는 핑계로 즈바이가 좋아하는 요리를 준비한다.



  타인의 마음을 분석하는 프로파일러 두 사람이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내지 못하고 전전긍긍해하는 것이 참 우스웠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게 관심 있어 보이는 건 칼같이 알아내 거절하면서 말이다.



  아, 이 소설은 중국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검색해봤는데, 즈바이를 맡은 배우는 완전 딱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렸다. 쉬쉬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작고 여리여리한 느낌은 어울리는데, 내 상상보다는 덜 귀여웠다. 그리고 제목의 달팽이는 즈바이가 쉬쉬에서 붙인 별명이다. 달리기가 너무 느리다는 의미로. 음, 그러면 운동 시킬 때부터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마음이 있었다는 말인가!



  2권에서 본격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릴 것 같은데, 너무 연애에만 치중하지 않길 빌어본다. 1권과 같은 비율이면 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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