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슈퍼 리치의 종말과 중산층 부활을 위한 역사의 제언
샘 피지개티 지음, 이경남 옮김 / 알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부제 - 슈퍼 리치의 종말과 중산층 부활을 위한 역사의 제언

  원제 - The Rich Don't Always Win (2012년)

  저자 - 샘 피지개티



  이 책의 원제는 위에 적혀있다시피, 부자는 항상 이기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부의 독점이 무너지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지만, 달리 생각하면 연관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부자는 항상 이기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질 때도 있다. 그들이 질 때가 부의 독점이 무너지는 때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뭐……. 하지만 무너진다는 의미가 재기 불능으로 완전히 무너지느냐 아니면 일부가 망가질 뿐 다시 재건할 수 있느냐는 의미가 다르다.


  그럼 이 책에서는 어떤 의미로 사용한 걸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18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미국에서 부자들이 어떻게 권력을 잡았고, 어떻게 이용해왔는지 얘기한다. 그리고 뒤이어 그에 반기를 든 사람들이 어떻게 부자들에게서 권력을 빼앗고자 노력했는지 보여준다. 그러면 위기감을 느낀 부자들이 자신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써서 다시 권력을 가져왔는지 말한다.


  결국 그는 미국의 역사를 그 두 세력들이 서로를 공격하여 권력을 뺏고 빼앗기는 일련의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어느 쪽을 지지하는 사람이 대통령에 오르고 정부 각료에 임명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경제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되고 그에 따라 이득을 얻는 사람들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말한다.


  두 번의 세계 대전과 대 공황을 겪으면서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하는 과정도 주목할 만 했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는 옛말이 있다. 그래서 부자는 당연히 부유함을 누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당연히 가난한 것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이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게 되었다. 정책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물론 그 정책이라는 게, 부자들에게는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자기들의 지갑을 털어서 그들에게 나눠준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 때문에 계속해서 싸움이 벌어진 것 같다. 이건 대화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테니까.


  저자는 그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지막 장에서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역사적 제언'이라는 부제가 붙었나보다. 그런데 사실 내가 경제 쪽은 완전 하나도 몰라서, '최고 세율과 최저 임금을 묶자'는 그의 제안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오라버니에게 여쭤봐야겠다.


  마지막 장이 없었다면, 이 책은 그냥 미국 역사책으로 분류될 수 있었을 것이다.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던 대통령이 그런 정책을 펼쳤다는 점에는 놀라기도 하고, 의외의 인물들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 역시 역사는 겉으로 드러난 것뿐만이 아니라, 숨겨진 이면도 봐야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든다. 진짜 부의 독점이 무너질까?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아무리 잘라내도 다시 재생이 되는 플라나리아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문득 언젠가 웹서핑을 하다가 본 이 사진이 떠올랐다. 아마 이 책의 내용을 단편적이나마 보여주는 사진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낸 출판사의 모회사가 어딘지 알고 있기에, 뭔가 웃음이 나왔다. 이런 걸 아이러니라고 하던가? 아니, 모순인가? 아무래도 난 삐딱하게 세상을 보라고 프로그래밍되어 태어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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