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니스의 비밀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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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Secret of Chimneys, 1925

  작가 - 아가사 크리스티



  이번 편은 배틀 총경이 출연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처럼 조연으로 묵묵히 뒤에서 증거를 모으고 사람들을 날카로운 눈초리로 살펴보고만 있을 뿐이다. 게다가 그가 아는 사실을 독자가 모를 때도 있다. 대신 앤터니 케이드라는 청년이 등장해서 모든 사건 현장을 들쑤시고 다닌다.


  동부유럽 헤르초슬로바키아라는 작은 왕국의 귀족이 사망한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자서전 원고를 한 남자에게 전해주면서, 출판사로 갖다달라고 부탁을 한다. 친구 대신 원고를 전달하는 임무를 맡은 앤터니 케이드. 하지만 그가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원고를 내놓으라고 협박을 한다. 호기심을 느낀 그는 원고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사건의 중심으로 뛰어든다. 뜻밖에도 그곳에는 선왕의 죽음과 함께 사라진 왕실의 보석과 후계자로 지목된 왕자의 죽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석 강도와 사라진 또 하나의 왕자, 아름답고 총명한 여인이 등장하는데…….


  지적이면서 아름다운 여인과 사라진 유일한 후계자 그리고 유쾌하고 호기심 많은 건장한 청년. 이 조합이면 한 편의 로맨스가 나오는 건 당연지사. 거기다 위험한 상황에서 맺어진 인연이라면 더더욱 운명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추리 소설이지만 거의 매 편마다 커플을 만들어내는 크리스티라면 이런 좋은 소재를 놓칠 리가 없다. 그러니까 둘이 커플 되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이 책은 추리가 주인 추리 소설이기에, 로맨스 소설의 정석대로 밀당이 나오고 서로 오해하고 그런 과정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막판에 둘이 좋아하는 걸 보면, 얘들이 언제 이런 정도의 감정을 가졌는지 의아할 때가 있다. 하라는 사건 수사는 안 하고 연애질만 했나보다.


  모든 것을 의심하면서 책을 보면 용의자는 금방 추릴 수 있다. 음, 초반에 너무 쉽게 혐의가 풀리는 사람을 의심하면 된다고 힌트를 살짝 던져본다. 그래도 뜯어보면 의심 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무슨 비밀들이 그리도 많은지. 서로 숨기고 의심하고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자기가 가진 굴이 발각 날까 두려워하는 다람쥐 같다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다람쥐는 귀엽기라도 하지,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나이 지긋한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이었다.


  결말 부분에서 앤터니 케이드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은 반칙이라고 하고 싶다. 물론 그 전에 힌트를 어마어마하게 던져주긴 했지만 말이다.


  아쉬운 부분. 첫 장을 열자마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세 명의 땀으로 목욕한 듯한 남자들의 얼굴’. 그런데 처음 읽을 때는 의미가 확실히 와 닿지 않는다. 남자들이 각각 세 명이 흘릴 정도의 땀을 얼굴에 흘렸다는 건지……. 뒤의 문장까지 읽으면 남자 세 명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땀으로 목욕한 듯한 세 명의 남자들 얼굴’이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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