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같은 여자 동서 미스터리 북스 103
토마 나르스작 외 지음, 양원달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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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삐에르 부알로, 또마 나르스잭



  1952년 발표된 추리 소설이다. 아니 추리라기보다는 뭐랄까, 로맨스 스릴러? 그리 길지 않은 중편 정도의 길이. 그렇지만 그 안에 음모, 배신, 스릴러, 복수, 연애질, 불륜, 약간의 동성애 같은 우정 등등이 잘 드러나 있다.


  후우, 정말 골고루 다 들어 있는 일품요리인 것이다. 그냥 평범한 덮밥으로 알고 시켰는데, 오징어에 달걀, 돼지고기 야채 등등이 다 들어 있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너무 재료가 섞여서 ‘이건 돼지고기 고추장 덮밥도 아니고 오징어 덮밥도 아니잖아! 맛을 못 느끼겠어!’라는 것은 아니다. 이건 마치 요리왕 비룡처럼 첫 맛은 오징어인데 씹으니까 돼지고기의 육질이 씹히는 듯 하더니, 알갱이가 톡 터지면서 입 안 가득히 야채의 향이 퍼지는 그런 미묘하고 오묘하고 신비스러운 맛인 것이다.


  내용은 세일즈맨 라비넬은 애인인 뤼세느와 공모를 해서 부인인 미레이유를 살해한다. 보험금, 그것도 어마어마한 액수의 보험금을 노리고 병약한 부인을 죽인 것이다. 그리고 시체 유기까지.


  여기까지는 완벽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틀어지기 시작한다.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고, 부인이 보낸 편지가, 죽인 후에 보낸 것이 분명한 편지가 배달이 된다. 게다가 부인을 만났다는 사람까지!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일까? 라비넬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아마도 소설이 발표된 당시에는 꽤 큰 놀라움을 줬을 것이다. 반전이 무척이나 굉장했으니까. 물론 요즘 추리물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어디서 많이 본 트릭인데?’라고 생각할 것이다.


  라비넬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진행되는 소설은 독자가 라비넬이 어떤 심정인지 같이 느낄 수 있게 한다. 물론 살인자의 마음 따위 알고 싶지 않아! 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의 두근거림과 비열함, 분노, 공포까지 같이 겪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두근거리게 될 것이다. 하여간 고전 소설을 읽다보면 요즘 나오는 소설(물론 범죄 소설)들의 트릭이 거칠고 투박하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는 분이 말씀하시길, 모든 SF적 아이디어는 1950년대에 다 나왔다고 하셨는데 그것은 추리 소설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거의 모든 트릭은 이미 오래 전에 나왔고, 다만 과학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그것이 좀 더 세련되고 멋지게 포장된 것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차라던가 원격을 이용한 것은 좀 다른 범위가 될까? 흐음. 그건 좀 더 곰곰이 생각을 해봐야 하니 보류.


  그나저나 인간이 죄를 저지르는 요인은 단 두 가지라고 한다. 돈과 사랑. 물론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불륜이나 그런 것이 아닌, 무차별적인 살인이나 연쇄 살인은 그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러나 대개의 연쇄 살인범들을 보면 어릴 적에 사랑을 제대로 못 받아서 비뚤어진 경우가 많았다. 특히 부모의 사랑. 결핍도 문제고 과잉도 문제다. 한마디로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랑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에는 저 두 가지 이유가 적절하게 나와 있다. 사랑과 돈.


  저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면, 돈은 그냥 적당하게 있고 사랑은 안해야 하나? 그렇지만 또 누군가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문제가 생길 테고. 돈은 적당하다는 것이 인간의 욕심과 맞물리면 또 그것도 나름 문제고.


  범죄 없는 세상은 진짜로 불가능한 것일까?


   그런데 아무리 봐도 마음에 제목이 안든다. 남자도 같이 공모했는데, 왜 여자만 악마 같다고 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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