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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백성이 주문할바가 있어도
누군지를 몰라 제뜻을 펴지 못하니
이를 어여삐 여겨 새로 13자의 주민번호를 창제하니 
사람마다 제 번호를 잘 익혀 날로 편안히 물건을 살지어다." 박정희


박통께서 주민번호를 만든지가 어언 30여년이 지난 이즈음, 원래의 취지와는 전혀 동떨어진 인터넷에서 그 유용성이 만개하였다.
초거대재벌싸이트에서도 주민번호, 언제 망할지 알 수 없는 구멍가게에서도 주민번호.
당신의 소중한 주민번호는 이제 사이버 구천을 떠돌고 있다.

이에 분개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간단한 방책을 소개한다.

단순히 회원가입정도면

1. 아이디
2. 패스워드
3. 이메일주소  정도로 족하다.

물건 배달이 필요하면

4. 이름
5. 주소
6. 전화번호  정도가 더 필요하겠다.

그러나 전혀 쓸데 없는 주민번호를 덤으로 요구한다.


이제 무작정 따라하기만 잘 보시면 주민번호를 주고 받아 서로간에 불필요한 불신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사실은 이 계산법을 전혀 몰라도 된다.
어짜피 0 에서 9 까지중 하나니까 10번만 해 보면 된다.


시험삼아 6개 정도 싸이트에 가입을 시도해 보았다.
결과는?

주민번호가 전혀 불필요하다는 사실만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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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lei 2009-07-06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신:
1. 실명 조회하는 싸이트에서는 안 먹힙니다. (큰 싸이트)
2. 주민번호제조법을 공개하는 행위는 실정법 위반입니다.

조선인 2009-07-06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실명인증 서비스 받고 있어요. 며칠전엔 국민일보에 누가 제 주민번호로 가입했다는 문자가 왔길래 화들짝 놀라 팩스 보내고 어쩌고 급하게 회원 탈퇴를 했지요. 참 젠장할 나라입니다.

Forgettable. 2009-07-07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완전 외계어 ㅠㅠ

chika 2009-07-07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몇년전에 우체국갔다가 목격한건데, 동네 애기들이 우체국에서 마련한 민원용 컴퓨터로 게임하며 노는데 사이트 가입을 너무 쉽게 하더군요. 이건 누구 주민번호야? 하고 물었더니, 그냥 아무 숫자나 마구 넣으면 가입이 된다더라는 얘기가 큰 충격도 아니더라는. 아이구...

마늘빵 2009-07-07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

무스탕 2009-07-0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근 그런거 있어요. 공기관 사이트도 주민번호 틀려도 회원가입이 가능한 곳이 있다지요.
실명인증을 하는 사이트인데도 이러하니 문제에요.
그리고는 나중에 열터지게 싸우고... -_-++

치니 2009-07-07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에서는 수차례 주민번호 만들자는 법안이 상정되었지만, 일본 국민들의 반대로 매번 실패해서 주민번호라는게 없다고 들었어요.
아주 큰 금액이 아니면 카드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하구요.
일본의 국민성이 워낙 개인의 비밀에 대해 민감하니 그렇다는게 일본인의 설명이었는데,
저는 국민성은 관두고 그저 부럽더랍니다. 그렇게 국민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 분위기가.

BRINY 2009-07-07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많은 청소년들은 부모님 주민번호쯤 외우고 다닙니다. 부모님 카드도 들고 다니구요. 주민번호 이용한 성인인증같은 거 무용지물인데...
 


1.
형이 세상을 떳다.
죽는다는게 워낙히 시간문제라 딱히 별다른 감흥은 없다.
유전적인지는 모르겠으나 원래가 감정적인 고통을 별로 받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무덤덤할 뿐이다.
대신 몸이 고통을 느낀다.
딱히 어디가 아픈지 알 수 없다.
그냥 시름시름 아파온다.
심한 몸살 같은 거랄까.
원체 힌 피부가 더욱 하애진다.

2.
형이 독실한 기독교인이란다.
피식 웃음이 터진다.
엄청 넓은 영안실이 교회 부속건물이 되었다.
화장을 한덴다.
훌륭한 결정이라고 상주를 칭찬해 주었으나 유언이란다.
또 한번 피식.
대표목사에게 화장에 대한 교회의 공식입장이 무엇이냐고 시비 걸었다.
공식지침은 없으며 신도들이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단다.
교회가 확고한 신념하에 교인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지 그런 어정쩡한 오락가락 태도가 무어냐고 준엄히 꾸짖었다.

3.
화장후에는 어디로 가냐고 물었다.
고향에 있는 절로 간단다.
교회에는 적당한 납골시설이 없단다.
마땅한 곳이 나올때까지 절에 두기로 했단다.
아는 절이냐고 물었다.
좀전에 고향 사는 형이 절에 전화 해 봤는데 멀 믿던 상관없이 그냥 오면 된단다.


4.
수원에 있는 화장장은 다 차서 시간을 맞출 수 없단다.
가까운데 두고 멀리 벽제로 빙 돌아 간단다.
예약이라도 좀 잘하라고 누가 상주에게 시비 건다.
미친넘. 너 죽을때가 언제라고 알고 예약 할 수 있겠느냐.
문중 최고위층의 자격으로 또 준엄히 꾸짖었다.
같은 사인으로 세상 뜬 3인이 모두 벽제의 신세를 지는구나.


5.
수원이 인기 폭팔한 이유야 다 짐작이 간다.
다들 간과해버리는 사실이지만 화장절대애호주의자의 자격으로서 그분의 가장 훌륭한 치적으로 기록해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장의 폐해는 널리 알려진바이지만 아직 화장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으니 사회 지도층 인사의 솔선수범이 절대 필요하다.
게다가 딸랑 쪼그만 묘비하나만 원하지 않았는가.
산하나를 작살낸 호화분묘를 보거들랑 침을 뱉아 주자.
 

추신. 
보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화장장 개소는 45곳이다.
놀라운 건 대한민국 인구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서울과 경기도가 합쳐서 딸랑 3곳뿐이다.
더 놀라운건 벽제 화장장이 서울시 소유란다. 즉 서울시에 화장장은 단 한 곳도 없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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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은 1990년에 8,250만달러에 팔렸다. 경매사상 4번째 고가라고 한다.

자,,그러나 그의 생전에는 단 한장의 그림만 팔렸다고 한다.
그것도 일설에 의하면 생고생하는 그를 불쌍히 여긴 그의 동생이 사람을 시켜 산 것이라고 한다.
 
고흐는 말년에 자신의 귀를 짜르고 결국은 자살하기까지의 10여년간에 2천여점에 달하는 그의 작품전부를 만들었다 하니
아마 역사상 이처럼 예술품 시장에서 외면 당한 경우도 찾을래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인기가 폭팔한 것은 그의 사후 10년 만이다.

그가 살았있던 죽었던간에 그의 그림은 그대로이다.
한장도 안팔리던 그의 그림이 갑자기 8천만 달러나 하게 된 과정에 생긴 일이라고는 그가 자살을 했다는 것 뿐이다,

혹자는 극도로 자본주의화된 미술시장에 염증을 느낀 많은 양식있는 자들이 그의 그림에서 돌파구를 찾았다고도 하고
혹자는 그의 생전에 그의 작품들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울부짖기도 하고
혹자는 종이값에 대량으로 매집해 두었던 화상의 농간일 뿐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건 그가 자살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림값이 그렇게 비싸다는건 절대 아니다는 것이다.
아마도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중 상당수가 그가 자살했다는 것조차 모를지도 모른다.






하여간에 좋긴 좋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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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6-03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도 최근.. 자꾸 고흐가 떠올랐어요! 맞짱구 찌찌뽕 빼빼로예요. 으흐
참.. 제가 인사 드렸던가요? 닉네임을 자주 바꾸신다고 하셔서.. 예전에 아셨던 분인지..아닌지.. 모르겠어요 -_ㅠ

hanalei 2009-06-03 01:11   좋아요 0 | URL
장미님 자서전 대필도 가능할 정도로 알거예요.

Joule 2009-06-03 0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그는 고흐의 그림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사람이었다나봐요. 그래서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어요. 살아 생전에 빌어먹게 욕이나 해대쌓더니 이제와 이게 다 무슨 소용이라고. 아니면 말구요. 저는 그렇게 맥락를 읽었어요. 아니면 그렇게 읽고 싶었나.

근데 난 아직도 고흐 그림 좋은 줄 모르는 걸 보면 까막눈 맞나 봐요.

hanalei 2009-06-04 00:52   좋아요 0 | URL
뎅굴 뎅굴 안 좋아요?

우하하하 2009-06-03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긴 좋쿠만...
이라면 답니까? 우하하하.

hanalei 2009-06-04 00:52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

chika 2009-06-03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불거리는 움직임을 좋아하나봐요, 제가.
중학교때 고등학생들의 미술전시회에 갔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 회색과 황토색 비스무레한 칠에 꼬불꼬불거리는 선들이었거든요. 근데 그게 지도선생님의 추상화라며 봄의 기운을 그렸다나 머라나...암튼 그때부터 저리 꼬불거리는 걸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좋긴 좋은데, 그...
뭐, 잘 지내시나요? ;;;;;;;

hanalei 2009-06-04 00:53   좋아요 0 | URL
뭐, 그닥 좋은 일도 없고 나쁜일도 없고, 그냥 그냥;;;;;

무스탕 2009-06-03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흐그림은 고민하지 않아도 돼서 좋아요.

hanalei 2009-06-04 00:54   좋아요 0 | URL
음....좀 차원이 틀린 심미안을 갖고 계시는군요.

2009-06-22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두환씨의 자살은
그가 살해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과
죽음의 고통을 지고 살게된 더 많은 사람들
그리고 공포 통치하에 살았던 국민들 모두에 대한
최소한의 사죄가 될 것이며
그가 지은 업의 필연일 것이다.


노무현씨의 죽음은
진흙탕속에서 개거품을 물고 날뛰는
수많은 미친개들을 하나 하나 박살내느니
크고 하얀 날개를 펼치고
이전투구판 위로 우아하게 날아 오르는 학일 것이다.

 

(1) 여기서 '미친개' 는 검찰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2) 이전에 노무현씨가 '성자이거나 직무유기다' 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성자 쪽으로 기운다.

(3) 내부 정보인데, 노무현씨 자녀는 유학을 간게 아니고  어떻게 좀 끈을 댈라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격리 시킨거란 한다.

(4) 이것도 내부정보인데, 노무현씨 재임중 일거리는 많이 주고는 원활한 사업진행자금은 알선해 주지 않아 스텝간에 불평이 많았다 한다.

(5) 아무튼, 사실 큰비용이 드는 게 아니라서 박연차씨가 자진해서 유학중인 자녀들을 돌봐주겠다고 나섰고, 확실하게 한다고 나름 돈세탁도 했는데 검찰이 확실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걸로 알려져 있다. 증거가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박연차씨 입만 쳐다 보는 꼴인데, 공소유지 조차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6) 전두환씨는 아직도 건강하게 잘 계시고 있다 한다.

(7) 전두환씨의 수십만원짜리 통장이 유명세를 탔는데 수천억이 들어있는 통장 비밀번호를 본인이 잊어 버린탓이라 한다.   

(8) 노태우씨의 그 유명한 만원권 구권 콘테이너 전설은 아직도 돌아 다닌다. 10:9로 신권과 교환해 달라는 제안을 받으면 연희동 물건이냐고 물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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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9-05-28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번은 여전히 애석한 사실이지요.

hanalei 2009-05-28 00:24   좋아요 0 | URL
노태우씨도 잘계신데요. 동네가 좋은가봐요

paviana 2009-05-28 00:3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동네가 정말 빌어먹게 좋은가봐요.

hanalei 2009-05-28 00:36   좋아요 0 | URL
앗앗 그동네 분들이 들으시면 안좋아하시겠다.
예전엔 조훈현씨도 거기 사셨는데...
그 동네가 나즈막한 산을 끼고 있는데 oo대 쪽은 부자분들이 사시고 반대쪽은 많이 차이가 나요
빈부차가 리얼한 동네였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마노아 2009-05-28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눈 시퍼렇게 뜨고 오래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오늘이었어요.

hanalei 2009-05-28 00:39   좋아요 0 | URL
부디 만수무강 하소서 ~~

푸하하하 2009-05-28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푸하하하, 내부정보라 하시는데 어디 좀 가깝다하시는 분이 말한거 가지고 다 소설을 쓰신거네요. 제가 아는 내부정보에 따르면 LG에 취직이 된지 얼마안되어 대선후 좋은 부서로 발령이 나셨더라구요. 그럼 끈을 접으려면 LG를 퇴사해야지, 왜 다른 사원보다 우대를 받으며 미국까지 갔건가요?
당연 노태우, 전두환에 비해선 성자이긴 하지요. 노무현 전대통령이 권위적이지 않고, 인권에 힘쓴 정치인인 것은 알지만 대통령으로서 잘했다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요? 그 무수한 사적인 감정적 발언(으로 본인말로는 오해를 나았죠. 어릴적 돈많은 사람이 미웠다...등등) 으로 국정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말도 안돼는 근시안적 정책 (무자녀 맞벌이는 세금을 더 내라고 했죠? 불임시술은 아직도 건강보험에 해당도 안되는데)과 FTA타결을 밀어붙이다가 이명박정권초에 아니라고 오리발내민건 뭐구요. 판결전 자살하면 다 무죄추정이라 다 모든게 용서되는 겁니까?

귀를기울이면 2009-05-28 17:08   좋아요 0 | URL
왠 판결이죠? 재판중이었나요? 조사만 받았을 뿐인데. 포괄적 머시기 말고는 뭐... 뭘 용서한다는 건지...
끈을 놓으라고 퇴사까지 하라는 건 좀 아니죠. 막말로, 퇴임 후에 끈 대줄거 아니면 자식 직장 사표까지 쓰게 할수는 없는게 당연한 결론인데 참...

hanalei 2009-05-28 21:50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님의 성원에 힘입어 오늘 제서재 사상 최대 방문자수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09-05-29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03 0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은 깨기 때문에 꿈이다.
꿈을 깨기 전에는 꿈은 현실이다.
지금의 현실에서 언젠가 깨어난다면 지금도 꿈이다.

가끔 울 둠옥은 근사한 말을 한다.
이번도 꽤나 근사하긴 하지만, 아마도 둠옥도 모르겠지만, 저건 테카르트의 리비젼이다.

종종 죽음이 나쁜것인가 생각을 해 본다.
DNA적인 두려움 말고 그만한 이유가 어떤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살아 있을때는 죽음이 하등 영향을 줄 수 없다. 죽고 난뒤에는 죽음이 영향을 미칠 대상이 없다. 따라서 죽음이 나쁠 수가 없다.
먼가 잘못 된것 같은데 어디가 잘못 되었을까? 잘못된 부분이 있기는 한가? 이건 에피쿠로스 이다.
 
잘못 되었다면 죽음을 삶의 반대 개념으로 둔 것일 것이다.
죽음은 아마도 삶의 경계선을 의미할 것이다.
만약 영원한, 불멸의 존재라면 삶이란걸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인가.
죽음이란 경계가 삶의 영역을 표시하고 삶의 의미를 부여해 줄 것이다.

인간은 미래지향적 존재이고 죽음은 미래를 박탈해버리니 나쁜것이다. 이건 하이데거 이고
 
그러나 인간은 또한 죽음 지향적이다. 마지막 미래는 결국 죽음이니까.
 
난 자살을 부정하는 주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아무런 이유도 찾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내게 남겨지는, 내가 가질 수 있는,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아마 자살일 것이다.
하이데거를 충실히 따른다면, 미래가 없다면, 다시 말해 미래의 희망이 없다면 이미 죽음은 아무것도 내게서 박탈 해 갈것이 없기 때문에 나쁜것이 되지 못한다.
남은 생이 전혀 무가치하다면 이 복잡한 탄소화합물을 지탱해 나가는 건 아마도 전우주적인 낭비가 될 것이다...이건 로간스 런의 리비젼이다.
 
정상적인 자살이라면, 물론 이런 말은 없다. 의미하고자 하는 바는 우울증 같이 자살 유발성이 높은 정신병 같은게 원인인 자살이 아닌.
미래는 커녕 당장의 절망적 상황에서 운명의 늑대떼에게 찢기고 더럽혀진 육신을 먹이로 던져주며 무심하게 바라 볼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희열인가.


살것인가 죽을 것인가
이것이 문제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마음 아프게 참는것과
무기를 들어 고난의 물결에 항거하여 이를 종식케 하는것은
어느쪽이  더 고상한  태도인가
죽는다는건  곧 잠드는것.
이것뿐이야.
잠이 들어 이 육체에 따르기 마련인 마음의 고통과 수없는 고뇌가 끝장이 난다면
이것이야 말로  열열히 바랄만한 생의 극치가 아닌가.
죽는다.
잠이 든다.
잠이 든다는 것은 아마도 꿈을 꾼다는것.


인정하고 싶지만, 항상머리에 남아있는건, 죽음의 경계를 넘은 다음일 것이다.

죽음이라는 꿈속에서 생의 굴레를 벗어날때 어떠한 꿈이 다가올것인가,여기서 망서리게 된다.
고된 인생을 그처럼 오래 끌고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검을 한번만  휘두르면 이 몸이 조용하고 편안해지는데.
누가 무거운 짐을 메고  피곤한 인생을 신음하며 땀을 흘리겠는가.
다만 죽음 다음에 올 무서움 때문에  결심을 못하는것이 아닌가.

경계를 넘는 순간 나는 약탕기 화로에 부채질하다 깜박 졸다 깬 동자가 되어 있을 것인가.
깬 다음, 겹겹히 쌓여 있는 그 다음 꿈으로 깊이 빠져 들어 갈 것인가.

죽은자에 대한 감정은 죽은자와는 사실 별 상관없는 자신 내면의 투영이다.
종종 먼저 깨어서 가버린 자를 보면서, 곧 올 차례를 기다리며 느끼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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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09-05-27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레이시즌 님이 참 좋아요.

hanalei 2009-05-28 00:2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마노아 2009-05-27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때문인지 음악이 레퀴엠으로 들려요. 한참 듣고 갑니다.

hanalei 2009-05-28 00:32   좋아요 0 | URL
플래툰에서도 레퀴엠,그러니까 미사곡 보다는 진혼곡,으로 사용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