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팬 사라진 그림자 - 원작 애니메이션과 함께 보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리즈 브라즈웰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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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은 한 때 나의 우상이였는데 말이죠. 그림자와 분리될수도 있고, 하늘을 나는 건 기본이고 영원히 늙지않는 '네버랜드'에서 산다는 것만으로도 멋진데 후크 선장같은 악당과의 싸움도 피하지않는 용기까지 지녔으니 더더욱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피터팬을 보니 실망하는 웬디의 심정이 이해가기도 하네요. 내가 몇 살이냐에 따라 피터팬은 다르게 보이기도 하는구나,,, 이제사 알게 됩니다.

 

피터팬은 그림자를 놓고 갔으면서 찾으러 오지도 않고, 그런 그를 웬디는 기다립니다. 어느 새 웬디는 16살, 같이 네버랜드에 갔던 존과 마이클만 학교생활로 바쁩니다. 그렇다고 웬디가 한가한 건 아니죠. 네버랜드에 관한 글도 적고, 집안 대소사에 손을 다대며 가정에서의 교육으로 공부도 하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항상 떨어져있는 듯 보이는 딸을 보며 달링씨 부부, 즉 웬디의 엄마와 아빠는 걱정이 되게 되는데요. 그 걱정은 도가 지나쳐 집에서 피터팬을 기다리기만 하던 웬디가 피터팬과 네버랜드를 직접 찾아가게 만들게 됩니다.

 

"너 그 때 기억 안 나?" 이런 대화를 꺼내는 누군가의 이야기 속 내 행동이 도통 기억이 안 나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상황들이 그림을 그리며 기억속으로 들어옴을 느끼게 될 때가 있는데요. 피터팬의 이야기가 그렇네요. 웬디가 그림자를 가지고 후크 선장과 거래를 하다니,,, 싶다가 그녀가 후크 선장 배에서 "엄마 역할"을 했던 기억이 나게 되고, 팅커벨의 질투에 괴로워했던 기억들이 들어오며 그들 관계나 팅커벨의 요정가루 역할이 떠오르는 걸 보면요.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피터팬의 역할보다는 웬디의 활약이 기대가 되게 되는데요. 그렇다는 건, 합리적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웬디를 인정하는만큼 내게도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라는 인정도 될겁니다.

 

"우리는 그저 존재한다.... 통제를 하는 건 인간들이지, 우리 세상은 너희들의 미련한 꿈 덕분에 영원한 시점까지 계속 만들어지고 있을 뿐이지."-236

네버랜드의 존재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이야기 아닐까 싶은데요. 아이 때 좋아했으면서도 지금보니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어떤 핑계를 대면서도 나이가 갖는 책임에서 멀어지고 싶은 이들, 자신에게 도전하는 이가 있다면 결투 형식으로 내 마음을 솔직히 보여주고 싶다 생각하는 이들, 그러면서도 어린아이의 삶을 부러워하는 이들이라면 더요. 그래서 피터팬 이야기가 쭉 사랑을 받는건지도 모르겠는데요.

 

영원한 아이 피터팬, 꿈과 현실세상 사이의 중심을 찾아가는 웬디, 믿는다는 아이들의 외침이 있어야 빛나는 팅커벨과 누구나 꿈꾸는대로 존재하게된다는 네버랜드,,, 네버랜드를 아는 이들이 있다면 나이먹은 웬디와 여전한 피터팬이 만나면 이런 일이 진짜 생길수도 있겠다 싶어지는데요. 오랫동안 잊었다 싶었는데도 다시 만나니 예전 그 느낌대로 다시 다가오는 네버랜드의 아이들 이야기, 그게 네버랜드를 끝나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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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거짓말 마틴 베너 시리즈
크리스티나 올손 지음, 박지은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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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려움으로 몸이 떨렸다. 시체가 쌓여가고 있었다.-278

이런 입장이 되면 어떨까,,, 상상하고 싶지도 않네요. 마틴이 만나는 사람마다 시체가 되기때문인데요. 그 때마다 마틴은 그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게 됩니다. 연이어 일어나기에 당연히 경찰의 시선이 집중되게 되는데요. 무죄도 밝히고 미오도 찾아야하는 그의 자유로운 시간은 진짜 얼마남지 않게 됩니다.

 

전작 "파묻힌 거짓말"에서 마틴은 이미 죽은 사라의 결백 증명과 잃어버린 아이 마오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맡게 되면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됩니다. 마틴이 사건 언저리를 맴돌때마다 일이 생기기에 루시퍼의 힘이 강력하다는 걸 매번 느끼게 되는데요. 그가 쳐놓은 그물이 너무 촘촘해 빠져나갈수 없다 싶게됩니다. 사라가 그렇게 당했다는 걸 알기에 정신 바짝 차리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루시퍼'로 알려진 이 모든 것을 조종하는 자가 이젠 마틴까지 조종하려 하기때문인데요. 사건에 다가가면서 그가 알게된 건 사실 루시퍼가 그를 싫어한다는 것과 이 모든 게 과거의 사건에서 왔다는 겁니다. 마틴은 그가 누군지 모르는데 그는 이미 마틴을 알고, 싫어하고 있다. 어쩌면 마틴 역시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일수도 있다는 거지만 마틴은 누구인지 추측할 수 없는데요. 그가 묻으려 한 사건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루시와도 삐걱거리게 됩니다.

 

과거가 이렇게 잔인한 방식으로 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422

아무것도 모르고 당할때보다는 추측이라는 게 여러 방향으로 되기에 단서찾기가 좀 쉬워집니다. 어디서 그의 행적이 새고 있는지 알게도 되구요. 그래도 마틴은 늘 당하게 되는데요. 구석으로 몰리는 마틴은 루시와 벨을 위해서 자신이 희생하는 것이 맞을지 모르겠다는 체념까지 하게 됩니다.

"파묻힌 거짓말" 의 촘촘함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듯 2부 '피할수 없는 거짓말'도 촘촘함으로 우리를 끌고갑니다. 2부 초반은 너무 촘촘하기에 마틴이 돌아도 너무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 촘촘함에 이유가 뭔지는 몰라도 굉장할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요. 그러다 알게된 이유는 "그래야만 했을까"로 좀 아쉽게 됩니다. 루시퍼가 워낙 악으로는 능력있는 보스였으니 물론 자신이 원하는대로 아무 일이나 벌릴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믿었던 이의 거짓말은 결국 모두를 "파국"으로 끌고가는 거구나 하게 되는데요.

 

오해와 거짓말에서 시작된 일들은 꼬여서 사건과 추격전을 만들어냈는데요. 루시퍼가 깔아놓은 덫을 마틴은 피하고, 또 넘어가야하는데 매번 그럴 수 있을까 라는 점만으로도 흥미를 불러오게 됩니다. 마틴과 루시가 변호사인만큼 고비를 넘을 때마다 준비를 하긴 하지만 그걸로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다 싶기도 하구요. 마틴 입장에서 보면 완전 천사였던 보리스의 역량이 크지 못했다는 것과 마틴이 지켜주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게 아쉬움이긴 한데요. 그가 말했듯 사사로운, 역겨운 동기를 가지고 직진하는 사람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예전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낫다고 생각했는데 마틴을 보니 그렇지도 않다 싶어집니다. 비겁한 짓을 저질러놓고 정직하게 말하니 상대방은 상처가 어마어마하기때문인데요. 그 정직한 말을 사랑하는 이는 믿어서 아프고 그를 싫어하는 이들은 거짓말이라 여겨 그를 괴롭히니, 결국 어떤 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았는데요. 이렇게 어떤 순간에도 미련스럽게 자신다움을 버릴 수 없어 문제를 또 일으킬 것 같은 마틴, 그렇기에 다음에도 치명적 사건을 또 만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가 더 이상 안하고 묻은 말이나 사건이 없기를 바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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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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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누구나 중독의 대상이 있다. 우리가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 결국에는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들. 어떻게 보면 그것들 덕분에 우리 인생이 간단해진다. 뭐가 나를 잡아갈지 아니까. 기습공격을 당하지 않을 테니까. 빌 힉스도...."문제는 아무 이유 없이 죽는 당신 같은 사람들이에요."-229

운동이나 사랑에 중독인 사람들은 그래도 낫지않을까, 운동이나 사랑이 잡는다면 말이다. 누구에게나 중독의 대상이 있다는 데 나에게는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알게 모르게 자주 하고 안하려하면 더 생각나는 것. 그게 중독의 의미일텐데 요즘의 나에게는 아이들을 향한 잔소리 아닐까 싶다. 결국 그것이 우리 사이를 벌려놓는다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니 말이다. 게이브 역시 딸 이지에게 중독되었지만 사정은 다르다. 그는 이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아니 누군가 납치해간 것이다. 아내는 죽이고. 이제 그는 자신의 모든 걸 놓고, 이지만 찾아다니는데 세상 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사건이 일어나던 날, 게이브는 퇴근이 늦었고 그걸 싫어하는 아내를 떠올리며 괴로워지게 된다. 그런 날이면 차는 유난히 더 막히고 게이브도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그러다 문득 앞에 있는 낡은 차에 집중하게 되는데 살짝 비친 아이의 얼굴이 이지라는 걸 알게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라는 혼란속에서 무작정 차를 쫓지만 자신이 잘못 본 건지도 모른다는, 아니 그럴꺼라는 주저때문에 차를 놓치게 된다. 결국 집에 전화해보게 되는데 경찰이 받는 제일 끔찍한 상황이다.

 

게이브가 사건에 빠지는 앞부분은 굉장히 속도감이 있다. 밀리는 차 속에서 바라 본 앞 차에 내 아이가 앉아있다면, 모르는 차인데, 모르는 사람과 말이다. 당연히 당황하게되고 백이면 백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 여기게 될 것이다. 그러다 사건이 진짜 일어났다는 걸 알게됐으니 긴가민가한 자신을 스스로 원망하게 될것이라는 걸 다들 인정하니 말이다. 그 후 사건을 끌고가는 건 인간은 결국 연결되게 되있다는 6단계의 법칙이 복수를 위한 일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하는 짓이 튀어봤자 얼마나겠어?? 라고 쉽게들 생각할것이다. 하지만 늘 괜찮았던 일이 어느 날 운명의 수레바퀴에 끼이게 되면 그렇지 않다는 걸 게이브를 보면서 알게 된다. 그를 노리고 주변에서 맴도는 이들도 있지만 모르고 그와 연결되어 주변에 있었던 이들도 있었으니까. 사실 이런게 무서운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게 말이다.

 

증오는 인간을 잡아먹거나 망가뜨리지는 않았다. . 증오는 가장 힘든 시기에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 진짜 문제점은 뭔가 하면 결국에는 증오도 스스로 소진되어 버린다는 것이었다.-397

술을 마시고 운전하면 안된다는걸 알면서, 내가 당했다고 다른 이를 해코지하면 안된다는걸 알면서, 정당하게 일한 댓가보다 더 바라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 인간은 실수하는 존재라는 걸 알면서 순간의 분위기나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역시나 후회할 일을 만들게 되는데 그게 괴물 다크앱 "디 아더 피플"과 만나면 쉽게 끝나지 않는 일이 된다.

 

초크맨으로 시작했던 C.J.튜더의 스릴러는 이번에도 초자연적인 힘과 복수에 대한 시원한 흡입력으로 우리를 끌어당긴다. 복수와 앙갚음, 소진될 수 있었던 증오는 악의와 만나면 멈추지 않는 불꽃이 되어 그 소원을 말한 사람을 다시 찾아오게 되는데 괜찮겠느냐고, 결국 자신이나 사랑하는 이가 다칠 수 있는데 그래도 당신이 처음 원한 걸 선택하겠냐는 물음과 함께 말이다.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못했다는 분노에 몸을 실다보면 어떻게 되는지의 이야기인데 순간의 선택으로 복수를 선택한 이도, 그러다 당하고 있는 이도 될수 있다는 걸 알기에 더 무서워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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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완결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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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1편 "당한만큼 갚아준다" 는 시원함에서 시작했는데 벌써 4편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입니다. 늘 어려움을 겪는 한자와, 이번에도 직장인의 삶이란 게 일도 힘들지만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이 그보다 더 힘들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번에는 부실한 TK항공을 맡아 제대로 된 수정재건안을 올리고 살펴보라는 임무를 맡는데요. 이게 기업의 일만이 아니고 "깨끗한 나라"를 부르짖는 새 정치 집권 세력 진정당과의 의견 충돌까지 겹치며 일이 배는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게 늘상 있는 일이여서 그런건가요??? 항공사, 정계 인물들, 정계와 재계의 야합 등을 보다보니 떠오르는 사건이 있는데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그렇게 힘을 가진 자들의 오가는 배신과 그럴 줄 알면서도 손 잡았다 맞는 뒤통수 등이 세상은 돌고 도는 건가 싶어지는데요.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힘들어도 왜 자신의 양심이 말하는 일을 하는 게 좋은 건지를 새삼 알게 됩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보도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그래도 매스컴이 옳은 말만 한다고 생각하십니까?p-235

정치계가 움직이는 만큼 미디어의 힘을 이용하는데요. 이래 저래 중간에 끼게 된 도쿄중앙은행은 압박을 느끼게 되지만 정계가 원하는 대로 TK항공의 채권을 포기할수는 없기에 한자와가 기민하게 움직이게 됩니다.

 

"미리 사놓은 땅에 공항을 유치했다는 거야? 썩은 연금술이군."-341

점점 한자와에게 익숙해질수록 내가 그를 좋아하는 건 그가 현대판 원칙의 투사여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싶어지는데요. 눈앞의 이익(사람이든 돈이든, 혹은 그게 명예든)에 흔들리는 대다수의 사람들앞에서 그게 해서는 왜 안 되는 일인지를 결국은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혼자 잘나서가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여러 명의 도움을 받아서만 그 길이 완성된다는 것까지 보여주면서요. 그가 휘두른 정의의 칼은 대다수 힘없는 자들의 꿈이기도 하고 힘있는 자들의 숨은(?) 양심과도 맞닿아 있기에 아무도 그의 행동에 제동을 걸지 못하게 되는데요. 힘이 있는 이들에게는 아픈 을의 반란으로만 보일테고 힘 없는 자들에게는 시원하게만 느껴질텐데, 전 후자인지 시원하게 느껴지네요.

 

이 편에서는 한자와를 잡아먹으려고만 하는 줄 알았던 구로사키가 떡밥을 던져주는 희한한 일도 생기게 되는데요. 아마 그도 한자와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파악했기때문아닐까 합니다. 싫지만 만날수록 믿을 수는 있다.라는 판단이 섰을 텐데요. 그런 한자와와 구로사키의 공동 작업도 꽤나 멋들어지지 않을까, 금융맨들의 멋진 화합 다음에는 우정도 볼 수 있는거 아닐까 기대가 은근히 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원칙이 구석으로 밀려나고, 궤변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지나치게 생각한 끝에 때로는 바보도 하지 않는 짓을 저지르는 것이 조직의 생리다."-77

다수가 내놓는 답이 꼭 최선이거나 정답이 아니라는 걸 늘 보여주는 한자와가, 이번에도 인간과 조직이 거대해질수록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유혹으로 다가오는지를 보여주며 어느 길을 따라가야 하나 보여주는데요. 오늘도 한 수 배울 수 있지 않나 싶네요. 따라가기 힘든 길이지만 그래도 꿋꿋히 버티는 그같은 이가 있다는 게 위로가 될지도 모릅니다. 앞만 보는 그를 보며 오늘도 한 수 배울 수 있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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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 힘든 긴 밤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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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몇 장만 가지고 누군가를 파악하려 한다면, 그 사람에 대한 정의는 그 종이만큼이나 얄팍 할 겁니다."-200

사람이 무언가를 위해 싸우다 보면 이 행동이 앞으로 자신에게 해를 끼칠거라는 걸 알게될 때가 있습니다. 그 때 우리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해가 될 지언정 옳다고 생각한 일을 위해 밀고 나가던가, 혹은 이 정도면 내가 할 수 있다 여긴 일을 충분히 했으니 멈추던가요. 그럴 때 주변에서 지켜보던 친한 이들이 있다면 대부분 후자를 택하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깬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기에요. 그리고 그 계란이 된 이들이 많이도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다면 더더욱이나 말이죠.

 

그런 사건이 벌어집니다. 물론 처음에는 원한에 의한 우발적 사건으로 보였는데요. 대학 때 제자 장양을 욱하는 싸움끝에 죽이게 된거라는 장차오는 변호사라기에는 너무 허술하게 지하철역에서 사건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렇게 잡힌 장차오는 자신이 한 짓이라며 순순히 자백을 하는데요. 너무 쉽게 풀려간다 싶었던 사건은 장차오가 법정 심문에서 자신은 무죄라는 상반되는 주장을 하면서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이제사 들여다보니 사건이 일어났다고 여겨지는 날 밤 장차오는 그 곳에 없었기에 장양을 죽일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비로소 시작된 사건 조사는 고위급 삼자(성 공안청, 시 공안국, 시 검찰원) 합동 특별 조사팀을 설립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서류상 변해도 너무 변한 장양이 이렇게 된 계기 , 바로 그 10년 전 사건속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침묵하고 있는 대다수가 움직일 때 세상은 움직인다.-458

10년전으로 들어간 사건의 꼬리는 너무 희미해서 이 사건이 이제와서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집니다. 그런데 힘들겠다 싶은 그 때마다 자신의 목숨보다 정의를 먼저 찾고 어려운 이들을 생각한 이들이 있기에 울컥하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은 겁이 나 진실을 묻으려 했던 이들을 햇빛속으로 나오게 만드는데요. 그래도 이 사건은 점점 덩치가 커지기에 풀 수 있을까, 그것도 중국에서,,, 괜한 걱정을 하게 만듭니다. 그러면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과연 나라면...이라는 생각이 계속 나서요. 한 지방을 쥐락펴락하는 기업과 유착된 정부관리들, 지금도 최고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자들인데, 10년 전 사건때문에 비리를 계속 캘 수 있을까, 혹은 내가 가진 증거를 내놓을 수 있을까... 난 양심만 가지고 진실을 향해 움직일 수 있을까 .. 하지만 우리가 더이상은 참지못하는 다수가 된다면, 희망을 걸어보게 됩니다.

 

10년전으로 사건이 올라간 이유는 2015년 6월 11일의 무소불위인줄 알았던 저우융캉의 몰락이 있었던 때라는데, 그것에 빗대었던 건 아닐까 해보게 됩니다. 혹은 지금 중국은 그 때와는 많이 달라 이 정도는 소설로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걸 수도 있구요. 그렇다고 이런 일이 중국에서만 국한되서 일어나는 일은 물론 아니기에 읽다보면 지금의 우리가 처한 현실의 어떤 사건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 역시 그래도 우리라면 더 일찍 사건이 드러났을 거야 라는 위로를 해보는데요.

 

언제나 냉철할거같은 옌랑교수, 말은 없지만 책임감만은 누구못지 않을 듯 보이는 성 공안청 부청장 가오둥, 열혈 선생님이였던 허우구이핑의 노력, 점점 변해가는 장양등 그들의 사건이 막바지로 갈수록 원제라는 장야난명(長夜難明), 빛을 보기 힘든 기나긴 밤이 끝났다는 게, 맞는걸까 싶어집니다. 결말이  마음에 차지않기때문인데요. 고생끝에 낙이 모두에게 돌아갔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무섭고 무거워만 보이는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게  능동적인 다수일때 가능하다는 게 그래도   위안이 됩니다.   긴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온다는 당연한 사실 역시도 반가워지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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