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 니체와 함께 내 삶의 리듬을 찾는 ‘차라투스트라’ 인문학 강의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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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살아도 괜찮은가, 아니면 변하고 싶은가?"

이 질문의 답을 제대로 찾고 싶어서 잡았는데 역시나 어렵습니다. 짐승과 초인사이,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우월한 인간은 분명 아닌고로 아마 차라투스트라가 시장에서 만나 빛을 주려했으나 비웃음만 남겨주던 평범한 이들 중 하나쯤 (역시나 천민시대를 살아가는 천민일수도 ) 아닐까 싶어지는데요. 그래서인지 니체의 팬일 이진우 교수님의 설명과 해설을 만나봤지만 전 페이지로 돌아가면 생각과 느낌이 달라져 다시 앞으로, 또 앞으로 가게 만들더라구요. 이 느낌, 알고자하나 알지 못하는 자신의 무지를 깨달았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에 머리만 쥐어뜯게되는 나를 보게 하는데요. 그래서 다들 차라투스트라를 봤다 말하지만 다른 이야기로 들리는 건가 하게 됩니다.

 

제대로 읽지않은 이들이라도 그래도 그에게로 다가갈 수 있는 개요를 어렴풋이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나와는 굉장히 멀다 싶었던 차라투스트라의 고뇌와 깨달음에 내 인생을 살짝은 올려놓을 수 있다는 기분을 가지게 됩니다. 차라투스트라의 부제가 "모든 이를 위한, 그리고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이라는데 그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을거 같네요. 자신에 대한 고민을 한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 자들,모두를 위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 자신이 해답을 내놓은 것은 아니며 각자의 답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는 걸 강조한 점에서는 말이죠.

 

그래도 각 부분에서 우리가 했던 고민을 풀어주려 했던 흔적을 반갑게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삶의 가장 무거운 짐, 영원한 반복"에서도 보면 역설적이게도 '영원회귀의 인정은 삶을 의미있게 만든다.'라고 했음을 알게 되는데요. 그 순간을 내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매일 먹고, 보는 것들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많은 철학자들이 그랬듯 오늘을 단련해 내일을 준비해나가는 것이 초인이 아닐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을 가졌다, 즉 모든 것이 비였기에 초인이라 부르는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우리가 가진 모든 걸 극복해나가는 시간이 필요하고, 지금을 중요시해야한다는 걸 보면서 "모든 순간에 존재는 시작한다."는 멋진 말을 가슴에 새기게 됩니다.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그 시작점,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는데요. 그 순간의 중요성, 미래만이 아니라 과거도 달라진다는 생각지 못한 초인의 말이 귀에 들어오게 됩니다. 스스로 빛나는 별, 자신만의 단단함을 가진 누군가, 그리고 나를 꿈꾸게 하는데요. 그래서 그의 이야기에 다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다시 그를 이해하려하는건가 싶어지는 것이 초인, 차라투스트라의 매력에 슬슬 빠져드는 순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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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레이크
레이철 케인 지음, 유혜영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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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없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늘 집을 옮겨다녀야 하고 청소년기의 아이들임에도 자유로운 휴대폰 사용은 금지고, 그러다보니 엄마고 아이들이고 친구 사귄다는 건 너무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그들, 스틸하우스 레이크에 드디어 집을 마련하기로 합니다. 즉, 단 얼마간이라도 정착이란 걸 하기로 한 겁니다.

 

"물었어야 해, 알았어야 해."라는 끝없는 스스로의 질문에 괴로운 지나는 이제는 그웬이 됐고, 학교에서 엄마 불러오라는 말을 너무도 자주듣는 큰 딸 릴리는 래니가 되고, 마냥 애기같은 브래디는 코너가 됐는데요. 이 모든 건 한 때 그들이 사랑했던 남편이자 아빠인 멜때문입니다. 평범하다고만 생각했던 멜은 사실은 그들 가족의 차고에서 끔찍한 사건을 일으키는 연쇄살인마였고 공범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법정다툼을 벌이던 지나는 무죄가 됐음에도 그들 가족을 따라다니는 인터넷 사냥꾼들을 피해 다닐수 밖에 없었기때문입니다.

 

그녀 가족을 보면서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이너프"가 떠오르게 됩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슬림이라는 여자도 남편의 폭력을 피해 도망다니다 끝없이 도망만 칠 수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요. 지나 역시 매순간 도망칠것이냐, 남을 것이냐로 갈등을 하거든요. 매번 떠나기로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는 그게 쉽지않는 일이 되게 됩니다.

 

지나를 한군데에 있지 못하게 하는 건 아직 감옥에 있으면서도 금지된 편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 능력자 멜때문이기도 합니다. 더이상 그럴수 없다는 결단으로 용기를 낸 지나지만 집 앞 호수에서 멜이 벌이던 사건과 비슷한 모습의 사건이 재연되면서 그녀 가족의 감춰진 신분이 들통나게 됩니다. 이런 일들은 그녀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던 이웃들을 차갑게 만들게 되는데요. 문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주변에 남편 멜의 조력자가 있어 감추고자 하는 비밀은 지켜지지가 않게되고 그녀 가족에게 위협까지 해온다는 겁니다. 조력자에 사이버 사냥꾼들, 피해자 가족들의 원망까지... 숨어살면서도 그들 가족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몰랐다는 것에 대한 가책과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 쫓김의 긴박감과 믿을 수 있는 자를 찾아야 한다는 혼란은 그녀만큼이나 우리도 바쁘게 만들게 됩니다. 믿을 수 있는 이와 그래서는 안 되는 이들을 고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서인데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달라진 그녀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를 보게 하는 기대도 하게 합니다. 조력자와 친구를 찾아내며 이 이야기가 끝을 맺나 싶었는데 멜이라는 강력한 존재가 역시나 부활하구요. 지나는 슬림이 그랬던 것처럼 더 강해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다 부셔버리겠다'는 악한 자와 '지킬 게 있는 자'와의 싸움은 누구에게 유리하게 될까요? 영화처럼 그려지는 이야기,  2부에서는 그들의 인생을 찾을 수 있을까요?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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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 - 아프지 않고 100세까지 사는 하루 1시간 걷기의 힘
나가오 가즈히로 지음, 이선정 옮김 / 북라이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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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 90프로는 걷기만 해도..." 너무 반가운 말입니다. 우리를 걱정시키는 병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것의 90프로를 걷기만 해도 낫게 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병이 안 생기게 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유전자 문제라던가 노화, 생활습관의 문제 등등의 개인차가 있으니 말이죠. 그래도 생긴 병을 더 빨리 진행되지 않을 정도의 몸 상태로 만들 수도 있고, 대사증후군이라 불리는 병들은 확실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니 걷기의 위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요즘들어 걷기를 많이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여기 저기 안 아픈데가 없는데다가 불면증이 슬슬 오는 느낌이 들어서인데요. 밥먹고 동네 한바퀴를 돈 날은 확실히 잠을 깊이 자는 거 같아 매일 습관화 하려고 생각중인데 동기부여가 되어주는 대목들을 여럿 만나게 됩니다. 살 빠지는 건 기본이고 혈압, 두통, 불면증, 우울증,어딘가 개운치 않은 몸으로 일어나기 등등의 모든 부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니 말입니다.

 

 

 

"탁을 가볍게 당기고 어깨가 굽지 않도록 가슴을 앞으로 조금 내민다. 등과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거나 뒤로 젖히지 말고 곧게 편다. 배를 앞으로 밀지 않는다. 좌우 다리에 균등하게 체중이 실리도록 똑바로 선다.-115

 

자신의 걸음걸이를 떠올리면 어디 한 군데 이상 고칠 곳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무작정 걷기가 아니라 똑바로 걸어야 효과가 있다며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골반은 살짝 앞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합니다.( 단전에 힘을 준 상태에서 항문을 조이고 엉덩이를 위로 올리면 된다. 이렇게 하면 골반이 살짝 앞으로 기울어서 허리 주위가 시원해지는 느낌이 온다...는데,) 팔꿈치를 뒤로 최대한 당겨야 한다고도 하구요.(사실 움직이야 할 곳은 근육이 가장 많은 견갑골 주변이라는거죠)그 밖에도 머리는 누가 잡아당기듯이 위로 쭉, 그리고 마냥 걷는 것이 아니라 명상할수 있는 음악듣기나 반복적인 숫자의 빼기나 연산을 하며 걷는 것이 좋다거나 좋은 신발 선택, 보조도구를 사용한 노르딕과 폴 워킹도 알려주고 있는데요.

 

 

"그럴싸한 병명을 붙인 후 진찰을 받거나 약을 먹으라고 권하는 이러한 현상을 '의료화'라고 한다, 사실 치매도 의료화의 하나다."-88

 

걷기의 여러 활용도나 방법외에도 의사의 말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간혹 어떤 부분은 놀라게도 만드는데요. 약을 더 팔아 이익을 남기려는 일부 의사나 약사들, 그리고 운동보다는 약의 힘으로 뭔가 고쳐지길 바라는 게으른 환자들이 듣고 정신을 차렸으면 싶은 대목도 보입니다. 진짜 그럴까 싶은 부분도 만나게 되지만 저자 나가오 가즈히로가 말하듯 걷기, 활발한 몸의 움직임이 현대인에게 지극히 필요한 거라는 건 다들 알고 있을텐데요. 가볍게 시작하지만 결과는 그 몇 배로 나에게 좋게만 돌아온다는 걸 알려주는 "걷기"의 중요성,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핑계대지 말고 모든 날 ... 매일 나가 걸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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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의 세계사
김정수 지음 / 가지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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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은 다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많고 많은 부패한 이들이 있다는 뉴스 속에서도 우리가 잘 살고 있다고 믿는 건 과연 옳은 일인가, 아니면 사실을 알지 못한 자의 무지에서 일어나는 일인것인지 말이죠. 자신의 이익,신념만을 위해 나같이 힘없는 이를 배신한 이들은 너무 많아 이름을 나열할 수 있을정도인데 그 반대, 반부패의 세계사를 썼다 말할 수 있는 이들은 거의 없는데도 왜 이 세상은 지금도 수많은 발전을 이루고 나아가고 있다고 믿게되는건지, 그 역사가 궁금해지게 되는데요. 역사의 고비마다 인류의 파탄을 막아냈다는 영웅들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도 궁금해지게 됩니다.

 

이 책은 부패와 반부패가 우발적이거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 시대와 상황의 반영임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 시대마다 옳바르게 잡아보겠다고 나타난 인물들의 개혁 활동이 눈물겹게도 지금의 우리들이 하고 있는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에 감탄해야할지 아직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암울함을 느껴야 하는건가 하게 됩니다. 1부는 부패와 반부패가 무엇인지, 2부는 고대사회의 반부패와 그걸 해결하기 위한 이들과 행동은 무엇이였는지, 3부는 본격적인 국가 및 통치체제가 갖추어진 시기의 반부패활동과 제도를 , 4부는 시민의 차원에서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제도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발전했는지, 5부에서는 반부패활동에 실제로 시민들이 어떻게 참여했는지 보여주고 있는데요.

 

우리가 뛰어난 지도자를 끊임없이 원하고 그렇지 못한 결과에 실망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한 사람만 똑바로 나아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이가 있을때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와 한편이 되어 고난의 길을 나아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또 기득권이라 불리는 세력은 힘없는 다수를 위한 정책을 펴내는 이를 내둘 수 없었고 결국 그들은 어떻게든 나아가려는 이를 비참하게 내려오거나 기득권에 휩쓸릴 수 밖에 없게 만들려 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걸 알면서도 매번 우리는 끝까지 함께 할 이가 나오기를 바라는거구요. 

 

고대 아테네에서 부패를 극복하기 위해 내세운 가장 핵심적인 원리가 민주주의였다고 하는데요.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한 솔론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게 됩니다. 솔론이 중요하게 생각한 건 여러 개혁들 중 가운데서도 "고발할 권리"였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도 제3자까지도 부패한 권력자들을 고발 할 수 있음을 공고히 한겁니다. 고발하지 않는 것은 법의 보호와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걸 인정한 것이라 했다는데요. 진나라의 상앙은 간초령 첫 조항에 "백성들의 요청은 하루라도 미루어져서는 안 되며 반드시 그 날 처리되어야 한다."라는 걸 만들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만든 굳건한 법으로 죽을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운명이야 안타깝지만 그로인해 대다수의 백성들이 느꼈을 국가에 대한 안심은 흔들림없이 법이 지켜져야 하는 이유를 알려줍니다. 엄격했으나 공정했고 잔혹했으나 형평에 맞는다는 것이 어렵지만 왜 만들어지고 지켜져야하는지도요.

 

"그거 알아요?" ... "어떻게 파키스탄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패한 나라가 됐는지?"...

"우리가 부패 넘버원이었지. 그런데 우리가 나이지리아 사람들에게 넘버원을 받아들이라고 뇌물을 준거야."-313

히드라처럼 부패는 부패의 고리를 넓혀간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뇌물을 받거나 부정한 사람들만 벌을 준다고 그 일이 해결될 수 없다는 겁니다. 그 부패의 고리를 끊기위해 사람들은 누구나 부패가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강제력있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러기전에 우선 부패가 꼭 개인의 이익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제대로 된 의미와 우리가 가진 알권리의 바른 활용이라던가, 내부고발자들에 대한 안전, 언론의 자유와 책임등등을 포함하는 지금의 민주주의가 어떤 과정으로 지금에 이르게 됐는지 아는 시간이 있다면 반부패의 소중함이 제도를 하나 더 만드는것보다 도움되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시간이 지나야 한 인물의 튀어나온 행동이 역사에 기록될거라고들 하는데 생각보다 시대는 짧고 역사는 길게 기억한다 싶어지네요. 그러니  부패와 반부패, 어느쪽에 서는 게 맞는지 얼른들 파악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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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아내
A.S.A. 해리슨 지음, 박현주 옮김 / 엘릭시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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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배우자를 선택하고 다른 사람은 사랑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415

이 점이 결혼의 나쁜 점 아니냐고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나중에라도 그 사랑하는 마음이란 게 변했는데 결혼 증명서때문에 같이 살아야 하는 거냐구요. 아마도 대부분의 결혼 반대론자들이 그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러면 상대방은 말하죠, 이 사랑이 변할거 같다고 생각하면 당장 떠나버려 라구요. 그러면 또 상대는 말하겠죠. "아!! 맞아. 우리 사랑은 변하지 않을거니 결혼 해도 되겠어, 확실해!!"라구요.

 

거의 이십년이란 세월을 잘 살아온 거 같아 보이는 토드와 조디,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결혼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결혼식이나 증명서는 없었으니 사실혼이지만, 그들에게 추호의 의심도 없었습니다. 그들이 만나며 지은 이 집에서 이십년이 아니라 누군가가 죽을 때까지 잘 살거라는 걸 말이죠.

 

심리상담사인 조디는 여리여리하기만 한데요. 속은 그렇지 않은 듯 보이네요. 상담받으러 오는 이들의 분석도 그러하지만 남편의 행동도 분석을 하거든요. 특히나 토드가 바람을 필때는 더 확실하게요. 하지만 그녀, 상대를 속박하는 게 옳지않다 믿기에 놔둡니다. 토드가 다시 올거라는 걸 믿기도 하구요. 그렇게 평온하지만 아슬아슬한 부부관계를 맺어가던 그들은 강력한 변수를 만납니다. 토드의 친구 딸이기도 한 나타샤가 임신하면서 말이죠. 

 

흔한 부부의 세계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지만, 조디가 알면서도 조용하다는 것, 그러다 간혹 예상치 못한 분노를 보인다는 것만 다릅니다. 여친의 문자가 폭주하는 토드의 핸드폰을 바다에 던지기도 하고 남편의 열쇠고리 가운데서 제일 중요한 열쇠를 없애버려 곤경에 처하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평소처럼 잔잔한 얼굴이라 토드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요. 토드는 모르겠지만 이런 부분은 좀 섬뜩하기에 안됐다 싶지만 나타샤와 결혼하겠다 마음 먹었으면서도 간혹 조디를 만날 계획을 짜기도 하고, 그러면서 식당에서 만난 매혹적이지 않을 거 같아보이는 종업원에게 진한 추파를 던지는 토드란 인간은 뭐냐 ..싶어집니다. 조디와 계속 만날듯 굴고 미안하다면서 집에서 나가달라는 말도 하니 말이죠.

 

"조용한 아내"는 사건 중심이 아니라 그 남자, 그 여자의 시선으로 속마음을 일기처럼 적어가는 형식이기에 가라앉는 느낌을 주지만 그런데도 쎄한 느낌을 함께 주기도 합니다. 조만간 조디가 일을 벌릴거라는 암시를 여러번 주거든요. 단지 그게 어느 순간, 어떤 방법이냐에 띠른것이다 싶게요. 그런데 조디, 생각보다 힘없이 무너지게 됩니다.

 

작게는 부부란, 그러다 남과 여란, 그러다 사람이 참 다르다 싶어집니다. 단점도 사랑하고 감추고 싶은 시간을 공유하면서도 나눌 수 없는 인간의 벽이란 건 있다는 걸 보여주거든요. 조디는 상대방의 행동을 아들러 심리학에 비추어 확인하려 들지만 자신이 직접 경험해봄으로써 알게됩니다. 심리학의 이론과 실행사이가 멀다는걸요.

 

제목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조디의 주변으로 사건이 조용히 파문을 일으키고 결국은 소용돌이가 생기게 됩니다. 모든 게 분명해야 마음이 놓였던 조디가 절박함을 느끼고 이성을 잃다, 때로는 희미하게 놔두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깨달을때까지요.

 

A.S.A.해리슨은 본것처럼 느낄 수 있게 이 모든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걸 보여줍니다. 살짝 차가워보이는 조디와 사랑이 사방으로 넘치는 토드, 부부의 일에 누가 옳다 그르다 할 수 없지만 많이 나쁜 토드같은 이가 있다면 전해주고 싶네요 어느 날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싶을 때는 당신이 누군가, 특히나 당신을 사랑해준 이들을 아프게 한 건 아닌지 돌아보고 알아두라구요. 그들 역시 당한만큼 당신을 아프게 할거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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