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하우스 레이크
레이철 케인 지음, 유혜영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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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없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늘 집을 옮겨다녀야 하고 청소년기의 아이들임에도 자유로운 휴대폰 사용은 금지고, 그러다보니 엄마고 아이들이고 친구 사귄다는 건 너무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그들, 스틸하우스 레이크에 드디어 집을 마련하기로 합니다. 즉, 단 얼마간이라도 정착이란 걸 하기로 한 겁니다.

 

"물었어야 해, 알았어야 해."라는 끝없는 스스로의 질문에 괴로운 지나는 이제는 그웬이 됐고, 학교에서 엄마 불러오라는 말을 너무도 자주듣는 큰 딸 릴리는 래니가 되고, 마냥 애기같은 브래디는 코너가 됐는데요. 이 모든 건 한 때 그들이 사랑했던 남편이자 아빠인 멜때문입니다. 평범하다고만 생각했던 멜은 사실은 그들 가족의 차고에서 끔찍한 사건을 일으키는 연쇄살인마였고 공범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법정다툼을 벌이던 지나는 무죄가 됐음에도 그들 가족을 따라다니는 인터넷 사냥꾼들을 피해 다닐수 밖에 없었기때문입니다.

 

그녀 가족을 보면서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이너프"가 떠오르게 됩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슬림이라는 여자도 남편의 폭력을 피해 도망다니다 끝없이 도망만 칠 수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요. 지나 역시 매순간 도망칠것이냐, 남을 것이냐로 갈등을 하거든요. 매번 떠나기로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는 그게 쉽지않는 일이 되게 됩니다.

 

지나를 한군데에 있지 못하게 하는 건 아직 감옥에 있으면서도 금지된 편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 능력자 멜때문이기도 합니다. 더이상 그럴수 없다는 결단으로 용기를 낸 지나지만 집 앞 호수에서 멜이 벌이던 사건과 비슷한 모습의 사건이 재연되면서 그녀 가족의 감춰진 신분이 들통나게 됩니다. 이런 일들은 그녀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던 이웃들을 차갑게 만들게 되는데요. 문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주변에 남편 멜의 조력자가 있어 감추고자 하는 비밀은 지켜지지가 않게되고 그녀 가족에게 위협까지 해온다는 겁니다. 조력자에 사이버 사냥꾼들, 피해자 가족들의 원망까지... 숨어살면서도 그들 가족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몰랐다는 것에 대한 가책과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 쫓김의 긴박감과 믿을 수 있는 자를 찾아야 한다는 혼란은 그녀만큼이나 우리도 바쁘게 만들게 됩니다. 믿을 수 있는 이와 그래서는 안 되는 이들을 고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서인데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달라진 그녀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를 보게 하는 기대도 하게 합니다. 조력자와 친구를 찾아내며 이 이야기가 끝을 맺나 싶었는데 멜이라는 강력한 존재가 역시나 부활하구요. 지나는 슬림이 그랬던 것처럼 더 강해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다 부셔버리겠다'는 악한 자와 '지킬 게 있는 자'와의 싸움은 누구에게 유리하게 될까요? 영화처럼 그려지는 이야기,  2부에서는 그들의 인생을 찾을 수 있을까요?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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