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상처가 되기 전에 - 타인의 말, 행동, 기분으로부터 내 마음을 지키는 법
충페이충 지음, 이신혜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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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얼마전에 한 드라마에서 이웃집을 방문했던 한 남자가 애정이지만 조목조목 가르치려는 자신의 부모에게 온갖 분노를 보이는 그 집 딸을 무조건 안아주면서"괜찮아. 넌 어렸을 때부터 이뻤고 지금도 나에게는 그래!!"라는 말로 위로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드라마니까 그 집 딸은 눈물을 흘렸고 자신의 부모에게도 하지 않았던 사과를 그에게 하더라구요. 다 아는 공식과도 같은 줄거리지만 무조건적으로 "너니까 괜찮아."라는 위로가 받는 이에게 얼마나 큰 힘일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나는 그런 위로를 받은 적이 있었는지, 또 그런 위로를 해준 적은 있었을까 궁금해지더라구요.

 

그건 나이들수록 타인에게 기대어 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아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나 스스로에게 받는 위로가 최고라는 것도 알지만 그렇게 합리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 역시나 알고 있기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타인과의 사이에서 시도때도 없이 올라오는 분노조절을 어떻게 하는건지, 상처없는 좋은 인간관계는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가 알고 싶더라구요,

 

당신이 어떤 일로 분노했다면, 그 일은 허울에 불과하다.-31

내가 타인에게 화를 낸다는 건 마음에 안 드는 상황때문에가 아니라 "나를 봐달라는",혹은 "네가 필요해" 라는 뜻이라는데요. 그 상황이 결핍감이나 무력감을 건드렸을거라는 겁니다. 어쩌면 어렸을 적 상처에서 시작된 것일지도 모르구요. 어렸을 적 가족과의 일들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내가 같이 길렀음에도 성격이 너무 다른 아이들 생각까지 하며 "정말 그럴까..."하게 되는데요. 주변 사람들, 특히나 가깝다고 생각되는 이들에게 나의 분노와 애정,문제등, 그걸 어떤 방식과 관계로 해결해가느냐가 전염과 학습이 된다니 지금부터라도 나의 행동에 생각할 게 많아지게 됩니다.  나의 괜한 분노가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다시 깊은 상처가 되면 안되니까요.

 

"인간의 일생은 자신이 평범하다는 걸 받아들이는 과정이다."-84

상처를 타인에게서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이대로 충분한 나를 인정하면 된다고 하는데요. '타인의 감정은 내 책임이 아니다" 편에서 보면 남이 기분 나쁘거나 짜증내면 두려울까에서 어린시절의 경험과 연결시키게 되는 이유를 듣게되는데요. 관계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한 자는 회유하게되고 나에게 벌을 줄 힘이 없는 이들에게는 안전함과 사랑을 대담하게 요구한다는 데 이게 인간의 본능이라니 좀 슬프다 싶게는 됩니다. 약한자에게 약하고 강한자에게 강하기를 바라는게 보통의 우리일텐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해왔으니 말이죠.

 

이렇게 몰랐던 내 안의 감정들을 들여다보게 되는데요. "완전히"라는 게 없다는 걸 받아들이면 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완벽하게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을수도, 완벽하게 날 사랑할 수도 없다는 걸 인정해야겠구나 싶어지는데요. 그게 마음의 회복력아닐까 싶어집니다. 이런 저런 상황을 인정할수도, 그리고 다시해보자 라는 용기를 늘 가지고 있어야겠다 라는 긍정적이고 편한 마음이요. 사람사이가 꽤나 공평하지 않다는 걸 알게됐다는 것만으로도, 나를 더 알고 타인에게 거리를 잘 두면 더 가까워질수 있다는 것도,마음회복력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도 마음이 좀 편안해지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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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네이티브 어디서나 통하는 리얼 영어회화 - 50개 상황으로 떠나는 방구석 어학 연수
제나 강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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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외국어 2개국어 이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인생을 낭비하는 거다.. 와 같은 글을 보고 살짝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네요. 그 분이 몇 백년 전 사람이라서 더 그랬을거같은데요. 그렇게 세월이 지나도록 중요하다 여겨지는 외국어 중 어느 정도 수준의 영어 회화는 이제 기본아닌가 싶은데 코로나가 내 외국어 기능까지 멈췄나 싶을 때가 종종 있더라구요. 원래도 부족했는데 그나마 잊은 게 너무 많다 싶기도 하고 때로는 불편함을 느껴 다시 영어회화 시작해보자 하게 됐습니다.

 

 

"어디서나 통하는"그리고,"리얼"이라는 게 마음에 드는데요. '관계'부터 '휴대폰, 인터넷, SNS' 까지의 8개 챕터, 50개의 UNIT으로 나누어 생각지도 못했던 문장들, 그러니까 우리들이 일상에서 늘 쓰는 문장임에도 영어로 하려면 뭘까, 하는 문장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그리 영어 문장들과 한글로 된 문장 해석을 같이 보면 쉽게 머리에 들어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는 단어들의 구성이라 그럴텐데요. 길지않은 대화체 문장을 연습해보고 그것에 사용 된 어휘나 주요 표현들에 대한 설명을 익히고 그 다음 장 MORE EXPRESSION 후 이제껏 익혔던 문장을 스스로 해보게 되는데요. 분명 앞에서 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떡이며 이해하고 암기했던 문장이건만 입에 잘 붙지 않는 건 그동안 영어하고 너무 담을 쌓았기 때문일뿐이다 ..하는 위로를 하게 되더라구요. 어쩐지 QR코드속 매끄러운 영어와 내가 따라하는 어딘가 어색한 문장 읽기도 차이가 심하다 싶은데요. 그래도 저자 제나 강의 강의는 조금 더 실감나게 다가오더라구요. 물론 '오늘 배운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사용하실 수 있겠죠~' 라는 질문에 당당하게 "예~"하려면 아직은 더 해봐야겠다 싶어지긴 하지만요.

 

 

 

제나 강은 리얼 영어란 상황에 맞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수단이라고 하는데요. 자주 대화에 올라오는 상황을 구성했으니 이렇게 연습하다보면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한국식"영어로도 인싸가 될 수 있을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각 단원마다 그녀가 본 미국이야기나 영어의 꿀팁을 주고 있는데요. 그또한 짧은 길이에도 중요한 정보라 재미있게 읽으며 언젠가 여행가서 말한 것들을 얼른 보고싶다 하게 되더라구요.

 

 

 

"Do the math(생각을 해)"

 

다양한 상황이면서도 흔하게 만나는 상황들이라 더 재미있게 따라해보게 되는데요. 반복적으로 따라해 여기 나온 것만 익혀도 어느 정도 간단한 대화정도는 하고 알아들을 수 있겠다 싶어지니 열심히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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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벽지
샬럿 퍼킨스 길먼 지음 / 내로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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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이걸" 읽는다면 미쳐 버릴것이 분명하며, 그렇기에 이런 소설은 절대로 출간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하셨죠.-13

저자인 샬롯 퍼킨스 길먼이 쓴 글을 읽고 의사가 이런 항의를 했다고 하네요. 그럴 정도인가 싶은데, 다른 의사 역시 연락을 해서 이 소설이 정신 이상의 발단 과정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포착하고 있는데 혹시 그녀의 경험담을 적은 것인지도 물아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 이 이야기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본인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갔구나 하게 됩니다. 그녀의 우울증에 관한 치료법 역시나 " 최대한 가정적인 삶"을 살고 "두뇌 활동을 하루 최대 두 시간으로 제한"해야 하고 "살아있는 한 절대로 펜이나 붓이나 연필 따위는 잡지도 말 것"이였다니 말이죠. 1887년, 석 달 동안 그 치료에 열중하다보니 정신적으로 파멸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는데요. 누런 벽지 속 그녀도 그렇습니다.

 

석 달 동안 요양을 위해 가게 된 곳에서 그녀는 기분좋아지는 아래층 방을 놔두고 통풍이 잘된다는 이유로 마음에 안 드는 방을 사용하게 됩니다. 의사이자 남편인 존은 그 방으로 정해놓고 그녀에게 무조건 쉬라는 처방을 내리는데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상상도 몸을 해칠뿐이니 하지말라는 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주위의 눈을 피해 몰래 몰래 일기겸 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마음에 안 드는 누런 벽지 무늬를 따라가기도 하구요. 첫번째, 두번째 일기로 넘어갈수록 그녀가 누런 벽지를 굉장히 신경쓰고 있다는 것과 조금씩 변해간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당연 스릴러가 되었을거다 싶은데요. 자신의 현실을 답답해하던 여인이 벽지 무늬를 쫓다 보게 된 사람, 그리고 점점 자주 나타나는 그 여인의 존재는 공포영화에서 흔하게 만나는 장면들이니까요. 남편에게 몇 번이고 나즈막히 열쇠가 어디있는지 말하는 고상한 부인과 놀라는 남편을 "지날 때마다 그 몸을 넘어서" 는 전혀 다른 여인의 마지막 장면은 대비만으로도 섬뜩하지만 그래도 그녀를 이해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똑똑했던 사람이 그림자처럼 희미해져가는 자신의 존재감을 직시하면서도 아무것도 못한다는 건 "차라리"를 떠오르게 했을테니까요. 시대가 그래서인지 사랑한다면서 하루종일 그녀를 혼자 놔두거나 원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남편은 대세가 따르는 치료법이 그렇더라도 더 신경써야 했던 거 아닐까 하는 아쉬움을 주는데요. 그녀 역시 일기가 진행될수록 남편에게 에둘러 서운함을 말하다 분노하는 것으로 보이는 데  좀 슬퍼지게도 됩니다. 아마 실제 모습의 그녀도 남편이 딱 이렇게, 알아주기만 바랐던 거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여성적 사고란 존재하지 않는다,

뇌는 성별이 있는 기관이 아니니까.

간이 여성적이라 표현하겠는가!"

시대를 앞선다는 건 참으로 힘들고 슬프고 무서운 일이구나 하게 되는데요. 그래도 이 이야기가 "휴식 치료법"이라는 말도 안되는 의사들의 신경쇠약으로 힘든 여성들 치료를 그만두게 했다니 솔직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문학의 가치로서도, 변해가는 여인의 심리를 따라가게 하는 집중도로도 새삼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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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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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단시간에 거기까지 추리한 거예요?"

"추리라 할 것도 없어. 인간의 행동 패턴 같은 건 대부분 정해져 있거든."-156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하는 탐정, 정확히는 딱 보면 아는 탐정이 등장했습니다. 결혼을 앞 둔 마요는 동창회 모임을 위해 고향에 가야하나 고민이 많은데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결국은 고향에 가게 됩니다.

 

코로나는 여기나 저기나 똑같은 타격을 주고 있다는 걸 보게 되는데요. 마요는 그렇지 않아도 사그라들어가는 고향 역시 관광지임에도 사람들이 오가지 않아 모든 게 멈춰진 상황이라는 씁쓸함을 그대로 보게 됩니다. 그나마 희망은 그 동네가 배출한 유명 만화가 구기미야의 '환라비 하우스' 를 본뜬 새로운 관광지 조성이였는데 그것마저 멈추게 된겁니다. 그렇게 그 곳에서 사고소식을 듣고 나타난 삼촌 다케시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가 얄미운 속도로 경찰과 용의자가 된 마요의 동창생들을 은근슬쩍 관찰하며 범인을 추리해나가게 됩니다.

 

간만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물이라 반가워지는데요. 초창기 시절의 예전 느낌 그대로라 더 반갑다 싶어집니다. 복잡하거나 꼬인 사건이 아니면서도 주어진 상황만 가지고도 활용해 추리를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탐정의 등장도, 학교다닐때와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 동창들의 모습 속 인간사도 끝까지 흥미를 놓지않고 갈 수 있게 하는데요.

 

범인이 누구인지보다 다케시가 이번에는 또 어떤 사실을 어떤 행동을 통해 알게 되었다며 보여줄까 하는 기대가 생기며 제목 그대로 쇼를 보여줍니다. 인간관계는 가까워도 다는 알 수 없다는 여지를 남기는 것도 역시나 시리즈물을 염두에 둔 전개아닐까 싶은데요. 이 정도로 빠른 전개와 사연이 많아보이는 탐정이야기라니 다음 사건도 얼른 만났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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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턴 록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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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신의 운명에 발을 내딛는다는 건 뭘까...싶을때가 있습니다. 내 운명이 이래서 이럴 수밖에 없었노하는 이들을 만나게 되면 더욱 더 말이죠. 물론 같은 운명앞에 꿋꿋이 맞선 이도 있지만 과연 나는 어땠을까 생각하게 하는 건, 어두운 뒷골목을 벗어날 생각도 못하는 핑키같은 이를 만났을 때입니다.

 

 

17살의 핑키, . 괜히 귀여운 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건 완전한 오판입니다. 핑키를 본 이들은 하얀 그의 얼굴을 보면서 애송이라고 생각하지만 내면에는 어두움밖에 없으니까요. 그를 거둬준 카이트가 상대편 조직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 핑키는 조직을 물려받게 됩니다. 그건 그가 카이트의 복수를 실행했기때문일텐데요. 그 복수로 그는 조직의 대장으로 인정받게 되지만 이제 그는 당하지 않으려면 먼저 공격해야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사랑을 혐오하고, 더불어 연애를 겁내는 그가 어수룩하게 사건을 처리한 조직원 뒷처리를 하다 로즈를 만나게 됩니다. 자신과 닮아 떼어놓을수도, 그렇다고 처리할 수도 없는 로즈는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첫사랑을 시작하게 됩니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자신을 봐준 첫번째 남자애라서 일건데요. 로즈, 불안해하면서도 핑키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그가 자신에게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죠.

 

 

 

그런 그들이 사건으로 얽히게 된 건 쓸데없이(핑키의 눈으로 보면) 어쩌다 만난 남자 프레드의 죽음에 끼어든 아이다때문이기도 한데요. 절대악을 선택했다는 그들의 반대편에 서있는 그녀, 자신의 일상을 내던지고 프레디 사건을 조사하다 자신이 핑키를 어디선가 봤음을, 그러다 로즈라는 아이가 위험해졌다는 걸 알게 됩니다.

 

 

"브라이턴 록"은 영웅이 없는 소설이라고 하는데요. 끈질긴 아이다를 통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구원은 조금 더 친절한 마음을 가진 인간에게서 온다는 걸 보여주는 거 아닐까 하게됩니다. 절대적 힘을 가진 신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요. 천국과 지옥이 뭔지 잘 아는 로즈지만 자신이 구원을 받았다는 것도, 어쩌면 더 불행했을 인생을 구해줬다는 것도 모르지만요.

 

"사람은 변하지 않아. 나를 봐, 이제껏 조금도 변한 적이 없잖아? 그건 브라이턴 록 막대 사탕 같은 거야. 끝까지 깨물어도... 그게 인간의 본성인 거야"-409

"내 말 들어. 우리가 상대해야 할 것은 이 세상이야."-409

이렇게 아이다는 엄마같은 마음으로 로즈가 받지못한 애정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알려 주고 싶어하지만 로즈는 알지 못합니다. 자신을 진실로 대하는 이가 누구인지도 말이죠.

 

브라이턴 록은 자신의 마음이 뭘 원하는지 모르는 핑키를 보여주면서 발을 딛은 악은 흔적을 남긴다는 걸 보여줍니다. 하나로 끝날 줄 알았지만 계속 일들은 꼬리를 물고 원치 않는 상황을 보여주니 말이죠. 간혹 이 순간 그가 변할 수도 있겠다 싶은 때도 있지만 곧 그는 자신이 독으로 가득 찬 인간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걸 지우는데요. 그건 악에서 최악으로... 핑키가 다른 길이 있다는 걸 모르기 때문인데요. 아이다같은 이가 조금더 가까이 있었더라면 달라지지않았을까 싶지만 로즈의 부모를 생각해보면 그의 사라지지않는 어둠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녀는 6월의 엷은 햇살속에서 최악의 공포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510

 

세상에 따뜻함이 있다는 걸 몰랐던 어린 살인마와 세상풍파에 찌들어도 유머와 사랑을 놓지 않는 평범한 추적자의 서스펜스 누아르는 그들 뒤에 더 비극이 남아있을거 같아 불안함을 남기는데요. 흑백으로만 떠오르는 이들, 결국 인간의 본성은 변하는건지, 그렇지않은건지 질문에 답을 주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잔잔하고 어찌보면 애잔한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면서 그래도라는 인간의 희망만 남겨두는데요. 변하지 않는다 했던 아이다가 그랬듯 변한다 했던 그녀가 기꺼이 행복쪽으로 걸어가기를 바라봅니다. 그냥 보통의 친절을 가진 인간의 마음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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