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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평점 :
"가장 중요한 것은 비어있다네."-39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건 뭐일까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중요한 것들이 있죠. 물질적인 것들도 있지만 지금, 가족, 사랑등등이요. 그런 것들에 어떤 의미를 둘 수 있고 또는 그런 것들에 기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이어령 교수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때로는 복잡해지기도 하고 단순해지기도 합니다. 뭔가를 안다는 건 나를 가볍게 하는 걸까 무겁게 하는 걸까라는 여전히 풀 수 없는 궁금증과 함께요. 내가 일정 시점이 됐을 때 누군가에게 할 수 있는 건 어떤 이야기가 될까도요.
하나를 물으면 하나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과는 역시 다르구나 싶게 하나의 주제에서 풀어가는 이야기가 이렇게나 많을 수 있다는 걸 새삼스레 알려주시는데요. 어느 이야기건 빠져들게 됩니다. 사람과 관계된 이야기라 나 역시 해당되니 말이죠. 이 인생길에 가지고 가야할 것, 놓고 가야할 것,몰라서는 안 되는 것을 여전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나같은 이에게 삶의 한가운데 놓인 사람 길이란 걸 조금 더 넓은 눈으로 보도록 알려주신다 싶은데요.
"인생도 그렇다네. 세상을 생존하기 위해서 살면 고역이야. 의식주만을 위해서 노동하고 산다면 평생이 고된 인생이지만. 고생까지도 자기만의 무늬를 만든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해내면, 가난해도 행복한 거라네."-177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죽음과 죽기 살기로 팔씨름을 하며 깨달은 것들이라며 들려주시는 말씀이라 그런가요. 그렇게 애를 써 알게 됐음에도 힘을 빼고 하는 말씀이라 그런지 죽음 앞에 놓여 있는 생, 생과 함께 하는 죽음, 그걸 다 가지고 있지만 모르고 넘기는 우리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우주에서 선물로 받은 이 생명처럼, 내가 내 힘으로 이뤘다고 생각한 게 다 선물이더라고."-229
받아들임, 놓는 것,튀어나가는 것등 인생에서 나이가 어느 정도 되면서 잃었던 것들도 떠올리게 됩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이고 그 나이라는 건 그 사람에게 한번뿐인데 너무 일정 패턴안에서 맞지 않는 고민만 하며 따라가고 있는 건 아닌지도요. '나다움'과 '내가 만들어가는'이 삶에서 중요하다는 걸 알게되는데요.
지금도 보면 눈물이 핑 도는 것은 죽음이나 슬픔이 아니라네. 그 때 그 말을 못 한 거야. -284
죽음을 기다리며 탄생의 신비를 배웠다고 하시는데 약간은 알 거같게 됩니다. 부정은 쉽지만 긍정은 어렵다는 말도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는 말을 신봉하며 튀지않게 살았던 시간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자유와 나. 행복과 나, 내가 가는 인생 길을 다르게 바라봐야 할 수도 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 좋은 시간이 되지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