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네 반찬가게 - 주부들 입맛 사로잡은 특급 손맛 Stylish Cooking 30
홍은찬 지음 / 싸이프레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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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줄서서 사먹는 반찬 맛집이 생겼대~ 하는 소리가 들리면 나 역시 그 집을 기웃대지 않을까 싶다. 때아닌 밥 전쟁이 시작되면서 열심히 차리고는 있는데 한계가 온 듯 오늘 한 게 어제 먹은거고 어쩌면 내일도 먹어야하는 비슷한 메뉴들의 중복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 눈에 익숙한 재료들과 같은 비율의 양념에 두 손 먼저 들고 있는건 나에게 말 못하는 가족들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서 슬쩍 마트의 반찬들을 넘보지만 그렇게 눈에 띄는 게 없기에 또 도전하는 나같은 이에게 '없으면 허전한 식탁 위의 감초' 인 언제 먹어도 삼삼하며 상쾌한 저장반찬이나 ' 이거 하나만 있어도 잔수성찬'에서의 고기의 화려한 변신은 무죄임을, '두고두고 손쉽게 꺼내 먹는'의 밑반찬 소개 등은 역시나 나에게 지금 필요한 레시피다 싶다.

음식은 손 맛이고 오래 요리를 한 사람일수록 '요만큼'넣으면 이라고 하는데 그 요만큼이 어느 정도인지 기분에 따라 바뀌는 우리에게는 정확한 개량과 약간의 팁이 늘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걸 특급 손맛을 가진 총각이 반찬 140 가지를 쉽게 할수 있도록 하나씩 알려주고 있다.

예상보다 많이 나온 동그랑땡 반죽은 랩위에 돌돌말아 냉동보관하라던가 고등어의 비린내는 쌀뜨물에 담가둔다던가하는 조리포인트나 궁금했던 저염장아찌하는 법이나 뜨거운 밥위에 이거 하나만 있으면 만사형통인 김장아찌의 비법등도 알수 있는데, 평상시 궁금한 반찬이 있었다면 어느 정도는 다 볼 수 있을듯하다.

또 좋은요리 하는 사람들을 보며 생기게 되는 건 그날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해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홍은찬 요리사님 레시피대로 콩나물 듬뿍한 불고기를 해보게 된다.

있는 재료들, 특히나 하는 나도, 먹는 가족들도 손이 안가던 야채에 손이 가니 그럼 충분하지 않나 하게 된다. 이렇듯 익숙하지만 새롭고 새롭지만 익숙한 맛이 궁금한 이들에게 매일의 좋은 도전 140개가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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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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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업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과연 서양 세계가 오늘날의 수준으로 인구를 늘릴 수 있었을까?"-234

생선과 인구 수의 관계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청어와 대구만 들여다봐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세계사의 흐름이라는 게 너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 영화에서 물고기 문양을 서로 주고 받으며 자신들이 억압받고있는 기독교인임을 암시하는 것이나 요즘도 숙취해소로 청어 샌드위치를 즐긴다는 이야기에 "으웩"하면서도 왜 그들이 이럴 때 쓰이는걸까 했었는데, '소금에 절여진 그들'의 오래된 역사는 고기만큼이나 할 말이 많아보입니다.  

 

 

국제시장에 진출한 최초의 상품이였을지도 모른다는 청어의 역사는 처음에는 맛이 있어 자발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강제적으로 잉글랜드에서 피시 데이를 만들며 어쩔 수 없는 수요가 생긴것이라는데요. 그들을 소금에 절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부터 그 맛을 잘 보존하는 자가 전쟁에서도 승리를 했으며 심지어 그들을 절인 통까지 이용했다는 이야기에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청어에서 대구까지 넘어가는데 말린 대구 스톡피시는 유통기한이 심지어 5년까지도 가능하다니 왜 그들이 서양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게 되는데요.

 

 

이렇게 생선과 전쟁의 승리와 패라는 어울리지 않는다 싶은 이야기는 정치,종교와 노예제도라는 곳까지 넘어가게 됩니다. 과연 인간사를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여겼다 볼 수 있을만한 물고기들의 역사중 '잉글랜드의 서인도제도 사탕수수 재배가 '소금에 절인 대구'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린 이유'나 '뉴잉글랜드 대구 어부의 정치의식이 민주주의를 앞당겼다고' 편 에서 국가와 대자본의 거대한 힘에 늘 싸워야만 했던 어부들의 단결된 힘이 결국 통했다는 걸 보면 모든 건 정치 앞 경제고, 그러니 세계사를 바꾼 물고기들이라 불려도 마땅하다 싶은데요.

 

 

 

고기와 술을 육욕이라 금해야 할 것으로 반면 물고기는 차가운 것으로, 단식에서 더 나아간 것으로도 여겼다는데 깨알같은 의미와 역사가 있는 이들을 너무 몰라봤다 하게 되네요. 세상을 바꾼 나머지 생선들에는 또 뭐가 있나 싶어지는데요. 발트해에서 북해로 청어가 회유 경로를 바꾸지 않았다면,,, 심지어는 그들이 없었다면... 이라는 상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는 북극의 얼음이 녹고 있었기에,, 라던가 알수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라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음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가 무섭다는 걸 알려주기도 하는데요. 평범한 것에서 특별한 걸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또 다른 것들의 세상도 저절로 궁금해지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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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듬히 - 시인의 사물이 있는 정현종 시선집
정현종 지음 / 문학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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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하지 않고 알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가슴에 와 닿을때가 있습니다.너무도 절절하게요. 요즘도 그럴 때인가 봅니다. 봄이면 흩날리는 황사가루를 닦으면서도 그게 싫지않고 바라보면서 생각이 많아지니 말이죠.

 

정 현종 시인은 사람과 사람사이를 잘 들여다보는 시인이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번 시선집에서는 그가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 시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것도 시인이란 매사를 말랑말랑하게 보는 이들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다 맞는게 아니라는 것도 알려주시는데요. 그래도 보게되는 사람에 대한 생각, 특히나 친구와의 시간을 즐기시는 모습은 누구나 그러하다는 게 뭔지를 보여주기에 반가워지게 됩니다.

 

"날아야 버스야"에서의 상상하게 하는 장면들이나 "방문객"에서의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라는 말로 찬사를 내게 했던 정현종님은 비스듬히 안에 "가짜 아니면 죽음을"이란 말로 우리에게 도시에서의 생활을 들여다보게 하고 "비스듬히"에서는 생명은 그래요, 라는 구절로 우리의 연약함을 들여다보게 하는데요. 구절 구절이 변해만 가는 인간사의 내일이 약하다고 불안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시네요. 혼자가 아니니 너무 외로워말라는 위로와 함께요. 때로는 구름에, 나무에, 나를 바라보는 누군가의 눈동자에서 함께 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시인이 좋아하는 그림과 책, 글씨들이 정겨워지는 건 인간을 불안한 존재로만 보고 있지 않다는 따스함이 느껴져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 -<어디 우산 놓고 오듯>

너무 솔직해 그럼 안 되는데 싶긴 하지만 인생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솔직한게 제일이다 싶어질 때가 있잖아요. 정 현종 시인의 시와 사물, 시선을 보는 오늘도 그런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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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매리 저수지
김주앙 지음 / 비티비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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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정치가에서 품어 나오는 권위는 그 분의 인격과 학문의 깊이에서 비롯된다."-188

그렇게 보이는 분들이 정치판에 들어갈 때 우리는 은근 기대하게 됩니다. 예전과는 다른 인물일거라고, 그래서 뭔가 달라질거라고요.이런 이는 나만이 아닐텐데요. 우리같은 이에게 이동준이란 인물은 어떻게 보였을까 하게 됩니다. 은행원 출신인데 4선 국회의원이자 대통령의 킹메이커,,, 어마어마하지요. 그런데 그에게는 어렸을 적 고난으로부터의 성공신화까지 있습니다. 그런 경력을 가진 그가 우리 동네에 출마한다면 새로운 희망으로 그래도 믿어보지 않았을까 하게 됩니다.

 

그런 그에게 누군가 괴문자를 보내면서 꽃길일거 같던 매일이 괴롭게 됩니다. 대통령의 막강한 힘과 그를 떠받치는 정보국의 정밀 조사로부터도 태연한 그였는데, 과거만은 발목을 잡는겁니다. 물론 그의 과거가 그럴만하기에 그렇긴 합니다만, 아무것도 없어서 그랬다고 변명하던 시절과 달리 모든 걸 가진 지금은 어떤 선택을 할까 싶어지는데요.

 

"아무도 몰라야 했던 16년 전의 암수살인" 과 "지금까지 나는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아왔어. 부도덕하지 않았고 간음하지도 않았어." ...

분명 그는 누군가를 죽였다는 걸 우리에게 고백합니다. 이유나 누구인지는 털어놓지않지만요. 그것만으로도 그가 잘못을 스스로 바로잡을 생각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기억에서조차 누구인지 아예 지우려하니까요. 물론 어느 정도는 선행도 하려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없어봤기에 그런 이들의 마음도 잘 알고 갑자기 힘이 생겼다고 다른 이들을 괴롭히지도 않는 걸로도 보이니 말이죠. 그래서 희망을 버릴수가 없습니다. 인간이란 결국 다리를 쭉 못 펴다보면 옳은 길이라 믿는 일을 억지로라도 하게 되는 거 아닐까 싶어서요.

 

지켜볼수록 그는 욕망에 홀린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게 뭔지를 보여줍니다. 죄여오는 걸로 보이는 일들을 쉽게 처리하는 방식으로요. 그게 무겁게만이 아니라 슬프고 끔찍하게도 다가옵니다. "그런 힘"에 한번 타면 순순히 내려오고 싶어하는 이들이 없다는 걸 어느정도 인정한다는 게 더 말이죠.

 

믿음이란 게 어떤 건지 제대로 모르는 그는 역시나 베풀었다고 주장하는 많은 것들이 결국 자신 마음을 달래기위한 것일뿐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괴문자를 보내던 이, 자신의 공약을 잊은 대통령, 막강한 정보력이 어떻게 쓰이는 건지 보여주는 정보국장, 순수한 기회였을지도 모르는 튼튼한 밧줄을 결국 자신의 손으로 잘라버린 그녀는 이동준 곁에서 갑자기 생긴 힘을 자신것으로 움켜잡으려하는 인간의 무지한 욕망을 그대로 보여주고 실망하게 만듭니다.

 

살인에 관한 진실과 거짓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동준이나 그를 통해 힘을 갖고싶어하는 이들의 비틀어진 욕망과 그 후의 모습들은 변명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줍니다. ".. 하는 마음으로"가 상대의 입장이 아니라 내 입장에서라면 얼마나 기가 찬 일인지를 말이죠. 이런 일이 실제로 있을것만 같아서 뒤로 갈수록 무서워지는데요. 

 

"직위가 원한을 쌓게 만든다."-137

사람과 사람, 정치와 살인, 비밀과 진실속에서 이 한줄이 맞다면 얼마나 무서운일인지를 알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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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칭 포 허니맨 - 양봉남을 찾아서
박현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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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은 아무 계산없이도 소중하다."-55

과연 그럴까 싶은 일이 생깁니다.

 

하담의 36번째 생일 날 조금은 특별한 일이 생깁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로미와 매사 계획적인 차경, 이제 뭘 해야하나라는 걱정에 빠진 하담이 로미의 3년 전 그 남자 찾기 프로젝트 "서칭 포 허니맨"을 벌이기로 한 겁니다. 그녀들, 생일 날 모였으면 친한건가 싶은데 어딘가 예의를 차리는 게 그다지 친밀도가 있어보이지는 않는데요. 그래도 들여다보니 달라서 잘 어울린다 싶은 이들입니다. 커서 만났기에 딱 그 선까지만 가는 사이인데도  각자 단점이라 여기는 부분들을 상대는   받아들이니까요. 서로의 매력이라고. 아마 그랬기에 친해질 수 있었겠다 싶어지기는 합니다.

 

 

 

그런 그녀들이 십대 때 만난 이들이나 계획할 일을 벌이는 게 오히려 신기하다 싶은데요. 은근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주소가 씌여진 편지 봉투가 아니라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 윤곽만 남아있는 누군가를 찾아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말이죠. 그녀들이 말하는 "망할 로맨스"가 이렇게나 계산적인 세상에 아직도 이름을 높이고 있는 건 여행이나 로맨스가 주는 기분좋은 긴장감과 떨림때문인데 그녀들은 그 두가지를 한번에 하려하는데요. 우리는 그녀들 모두가 사랑에 빠질거라는 기분좋은 기대를 그래서 괜히 하게 됩니다.

 

  

물론 이 허니맨을 찾기위해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데요. 그 가운데에는 스토커와 사건, 비밀이라는 음침한 기운도 함께 하기에 허니맨과 함께 진실도 찾아야 한다는 또다른 긴장감도 가지게 되는데, 만만치 않은 그녀들과 그녀들을 지켜주고 싶어하는 이들, 제주도 여행길에 만나게 된 착한 인연들이 있기에 잘 해결되겠지 하게 됩니다. 이런게 이 이야기의 매력입니다. 좋게 끝날거라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게 되는거요.

 

 

 

 

 

"길에서는 곤경에 처한 낯선 사람들을 친절히 도와주라고, 속담대로 그들이 변신한 천사는 아니라 해도, 아직은 깨닫지 못한 운명일 수도 있다고,"-343

 

 

양봉남 이야기답게 달달해지면서 로맨스의 숨은 면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사랑이라 부르기 전에 찾아오는 그 간질간질한 감정은 내가 먼저 가야 오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때로는 생각지 못한 기다림을 감수할 마음이 함께 할 때, 로맨스의 간질거림이 시작된다는 걸 그녀들 모두 보여주는데요. 그러면서 지금  혼자이면 또 어떨까 싶은 마음도 줍니다. 인연, 깨닫지 못한 운명이  언제 시작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죠.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 그리고 어떤 인연이 되었든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먼저 연락해보는 건 어떨까.. 약간 설레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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