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히 - 시인의 사물이 있는 정현종 시선집
정현종 지음 / 문학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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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하지 않고 알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가슴에 와 닿을때가 있습니다.너무도 절절하게요. 요즘도 그럴 때인가 봅니다. 봄이면 흩날리는 황사가루를 닦으면서도 그게 싫지않고 바라보면서 생각이 많아지니 말이죠.

 

정 현종 시인은 사람과 사람사이를 잘 들여다보는 시인이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번 시선집에서는 그가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 시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것도 시인이란 매사를 말랑말랑하게 보는 이들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다 맞는게 아니라는 것도 알려주시는데요. 그래도 보게되는 사람에 대한 생각, 특히나 친구와의 시간을 즐기시는 모습은 누구나 그러하다는 게 뭔지를 보여주기에 반가워지게 됩니다.

 

"날아야 버스야"에서의 상상하게 하는 장면들이나 "방문객"에서의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라는 말로 찬사를 내게 했던 정현종님은 비스듬히 안에 "가짜 아니면 죽음을"이란 말로 우리에게 도시에서의 생활을 들여다보게 하고 "비스듬히"에서는 생명은 그래요, 라는 구절로 우리의 연약함을 들여다보게 하는데요. 구절 구절이 변해만 가는 인간사의 내일이 약하다고 불안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시네요. 혼자가 아니니 너무 외로워말라는 위로와 함께요. 때로는 구름에, 나무에, 나를 바라보는 누군가의 눈동자에서 함께 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시인이 좋아하는 그림과 책, 글씨들이 정겨워지는 건 인간을 불안한 존재로만 보고 있지 않다는 따스함이 느껴져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 -<어디 우산 놓고 오듯>

너무 솔직해 그럼 안 되는데 싶긴 하지만 인생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솔직한게 제일이다 싶어질 때가 있잖아요. 정 현종 시인의 시와 사물, 시선을 보는 오늘도 그런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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