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과학문명은 천문학적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극지방의 해빙으로 도시들은 물에 잠기고 천연자원은 고갈되어 가던 미래의 지구. 모든 생활을 감시받고, 먹는 음식조차 통제되는 그 세계에서 인간들은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을 가진 인조인간들의 봉사를 받으며 살아간다. 정원 가꾸기, 집안 일, 말 동무 등 로봇이 인간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무한하다. 단 한 가지 '사랑'만 빼고...

 

로봇에게 '감정'을 주입시키는 것은 로봇공학 발전의 마지막 관문이자, 논란의 쟁점이기도 했다. 인간들은 로봇을 정교한 가재 도구로 여길 뿐, 그 이상의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부부가 자식을 가질 수 없게 되면서 인간들은 로봇에게서 가재 도구 이상의 가치를 찾게 된다.

 

어느 날 하비 박사는 감정이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하비 박사의 계획에 따라 로봇 회사 Cybertronics Manufacturing을 통해 감정을 가진 최초의 인조인간 데이빗이 탄생하고, 데이빗은 Cybertronics사의 한 직원, 헨리 스윈튼의 집에 입양된다.

 

인간을 사랑하게끔 프로그래밍된 최초의 로봇 소년 데이빗. 스윈튼 부부의 친아들 마틴은 불치병에 걸려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 냉동된 상태다. 데이빗은 그들 부부의 아들 역할을 하며 인간사회에 적응해간다. 스윈튼 부부를 부모로 여기던 데이빗은 마틴이 퇴원하면서 버려지고 만다.

 

엄마가 들려준 피노키오 동화를 떠올리며 진짜 인간이 되어 잃어버린 엄마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이빗은 자신의 장난감이자 친구이며 보호자인 테디 베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도중에 만난 Sex 로봇 지골로 조가 데이빗과 동행하고 두 사이보그는 힘겨운 여정을 거치며 수몰된 맨하탄까지 찾아가지만... 【Daum 영화 인용】

 

 

 

아들과 함께 보는 좋은 영화 100. 그 첫 번째로 스필버그 감독의 SF 영화인 AI를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스필버그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SF영화는 우울한 미래인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는데 유독 스필버그의 영화는 그렇지 않다. 다소 어둡지만 음울하지 않고, 비판적이지만 대안을 내놓고자 하며, 절망적이지만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는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로봇을 선택했다. 로봇은 현대 과학문명의 총화다. 신이 창조의 마무리로 완벽한 인간을 만들며 흐뭇해했듯이 인간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로봇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단순한 자동 기계로 시작해서 인간과 외모로 구분이 안 되는 사이보그나 안드로이드 같은 것까지 실제 과학수준과 상관없이 로봇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은 끝 모를 열정의 과정이자 또 다른 인간 창조의 노력이었다.

 

그러나 프로그래밍 되는대로 움직이기만 하는 로봇은 그냥 인간의 외모를 한 금속덩어리에 불과할 뿐,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계에 대한 도전의 결과는 인공지능 개발이다. 이 영화는 인류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 인공지능이 탑재된 한 꼬마 로봇이 인간의 길을 걷게 되는 이야기다.

 

데이빗은 인간처럼 행동하는 로봇이다. 인간처럼 행동한다는 것의 정확한 의미는 인간이란 것이다. 로봇처럼 행동하면 로봇이듯이. 데이빗은 로봇처럼 행동하지 않고 인간처럼 생각했기에 인간으로 분류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스필버그는 기계와 인간의 구분을 ‘사랑’을 갈구하는 감정이라 본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것을 얻고자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는 데이빗은 결국, 이천년이라는 긴 시간을 잠으로 보낸 뒤 엄청난 과학기술을 가진 낯선 생명체의 도움으로 마치 사형수가 형 집행 전 마지막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그토록 원하던 엄마와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기계가 인간이 되었음을 뜻하는 한 줄기 눈물을 흘리며 편안한 영면에 들어간다.

 

피노키오가 인간이 된 이유는 인간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순간이다. 데이빗은 비록 로봇이지만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기에 우리는 그를 한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심장이 있다고, 숨 쉰다고 다 인간은 아니다. 다만 데이빗은 유기체가 아니기에 새로운 종으로서 인간이다.

 

문득, 인간의 조건을 무엇으로 규정할 것인지 혼란스러워진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엔 인간답지 않고, 인간 같지 않은 수많은 인간들이 살고 있다. 인간에 대한 감성이 메마른 기계들이 인간의 얼굴을 한 채 살고 있다. 따뜻한 감정이 없는 인간의 두뇌가 컴퓨터의 인공지능보다 더 나을 이유를 난 찾지 못하겠다.

 

자신을 필요에 의해 만들었지만 그 필요가 없어지자 냉정하게 버린 인간들.

처음 프로그래밍 된 뒤부터 한결같이 인간을 사랑한 로봇에게 인간은 로봇만도 못한 인간이다. 그러나 데이빗은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자신의 가슴에 입력된 ‘사랑’과 ‘믿음’의 가치가 자신들이 만든 피조물만도 못한 저 허접한 창조자들에게도 같은 의미일거라고.

 

인간의 탈을 쓴 기계들의 세상에서 인간의 품위를 갖춘 로봇이 엄마의 사랑을 얻기 위해 멀고먼 여행을 한다는 한편의 아름답고도 슬픔이 묻어나는 미래의 동화.

 

사람과 기계의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이 영화는 그러나 우리가 왜 로봇을 만들려고 하는지 그것도 인간과 똑같은 로봇을 만들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을 말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생명연장의 꿈이든지 창조주의 기쁨이든지 상관없이 인류의 가치를 담고 있는 우리의 유전자를 더 이상 전해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데이빗 같은 로봇에게 물려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 아들이 알아주었으면 했던 것

인간다움과 인간의 차이.

왜 데이빗은 인간이 되고자 했을까?

사랑을 아는 로봇과 사랑을 배신하는 인간 중 누가 더 인간적인가?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인간은 껍데기만 유기체일 뿐 로봇이나 다름없다. 등등

 

 

※ 아들의 대답

쿨했다. ‘재미있다.’ 땡! 그럼 그렇지. 단순한 녀석이니 단순한 대답이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언어로 답하기까지는 아직도 머나먼 과정을 거쳐야 될 것 같다. 어른도 모르는 답을 니가 어찌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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