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가족, 버스 몰고 세계여행 - 용감한 가족, 우여곡절 끝에 25개 국, 163개 도시를 달리다!
빼빼가족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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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끼고 총 6일간의 여름휴가 중 사흘간의 가족과의 휴가를 의무적으로 치른 후 나머지 사흘 동안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주문한 책 중 한 권을 빼들었다. 미니버스를 이용한 세계일주 가족 여행기라는 내용과 제목과 보고 장바구니에 휙 넣어둔 책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첫 장을 열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는 많은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 나만큼이나 빼빼한 한 가장이 생업까지 중단한 채 자동차 세계 여행계획을 세운 목적을 여러 번 곰씹었다.

 

자식들이 특별히 문제아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이 많은 것도, 남달리 여행욕심이 많은 것도 아닌 평범한 50대 아저씨가 그런 무모한 여행을 시작한 이유 말이다. 여행이 많은 것을 가져다주는 것은 분명 맞지만 그렇다고 살고 있는 아파트마저 처분하고 아이들의 학업마저 중단시키면서까지 강행할 만큼 가치가 있는 일인지 따져 보고 싶은 것이 나를 포함한 보통 사람들의 상식적인 생각일 것이다.

 

나 역시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많다. 학업성적도 별로고 틈만 나면 스마트폰과 게임에만 빠져 있는 중학생 큰 놈과, 소심하고 짜증이 많으며 몸이 약한 초등학생 둘째를 보노라면 아버지로써 내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늘 불안하고 초조하다.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가족끼리 어디 어디 여행을 가서 성숙한 아이가 됐다는 등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뭔가 나도 가족을 위해, 자식을 위해 어떤 이벤트를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강박에 시달리곤 한다. 물론, 며칠 동안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중요한 건 이 가족은 실천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버스를 직접 몰고 육로로 25개국 163개 도시를 말이다. !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여행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맞는 말이다. 낯선 곳과의 조우,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 어려움을 헤쳐 나가려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생각, 난관을 함께 극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가족애 등 생각만 해도 뿌듯한 여행의 선물이 그것이다.

 

이런 여행의 소중한 경험들을 난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지 못했다. 피곤하다고, 시간이 없다고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집에서 뒹굴뒹굴 게으른 모습만 보여 주다 마지못해 승용차로 편하게 휙 갖다 온 후 가장으로서 의무를 다했다고 큰 소리쳤다.

동네 뒷산 한 번 먼저 가자고 해 본적이 없고, 동네 수영장엔 아이들만 가게 했다. 남들이 야영을 가네, 야구장을 가네, 떠들어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했다.

 

귀찮다고, 재미없다고, 내 취미가 아니라고, 난 그냥 조용한 집에서 책이나 보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핑계를 대며 이리 저리 피하는 사이 아이들은 커버렸다.

아빠의 게으름과 무기력함을 간파한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요구하지 않고 알아서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잘 논다. 스마트폰과 게임이 그네들의 천국이다. 그곳엔 내가 낄 자리도, 필요도 없다. 내가 원하던 대로 됐건만 이제 난 슬퍼지고 말았다.

 

캠핑카를 사자. 캠핑 장비를 사자. 여행 관련 책들을 보고 생각만 하는 사이 아까운 시간들은 또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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