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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공부 -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는 삶을 위한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적극적인 투쟁
장정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소설을 읽는 편이 아니다 보니 소설가하고는 거리가 있기에 장정일의 책은 처음이다. ‘독서일기’라는 제목으로 독서관련 책을 계속 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별도 당기지 않아 보지 않다가 이번에 ‘장정일의 공부’라는 책이 눈에 들어와 구입했다. 이 책은 서평이라기보다는 독후감이라고 해야겠다.
주제가 다른 별개의 책이 아닌 비슷한 주제의 책을 여러 권 한꺼번에 읽고 한 맥락으로 글을 쓴 것이 흥미로웠다. 단권보다는 관련된 여러 권의 책을 보는 것이 효율적인 독서법 중의 하나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잘 안 된다. 일주일 내내 힘들게 읽고 나면 피로 회복 및 기분 전환 겸 새로운 주제의 책을 찾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는 한 분야의 지식을 다양하고 깊이 있게 습득하기보다는 단편적인 지식들의 눈요기로 그치는 경향이 있다.
어차피 내가 이 세상의 모든 책들을 다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제대로 읽은 사람이 일목요연하게 핵심을 정리한 요약본을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보다가 내가 관심 없는 내용은 상식으로 넘어 가고, 재미있는 주제는 관련 도서를 더 보면 된다.
나이 마흔이 되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어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밝힌 저자의 글 씀씀이 내 취향과 맞는다. 그의 독서 목록을 보노라면 새삼스럽게 이 세상에 읽어야 할 책들이 많음을 느낀다. 이렇게 많은 책들이 이렇게도 많은 세상의 일들을 담고 있는데 내가 죽을 때까지 과연 얼마나 더 읽을 수 있을까?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부분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 문제는 중요한 것은 대부분 아니, 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몰려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 세계의 본질은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고, 그것을 관통하기 위해선 본질의 주인공이 되거나 혜안(慧眼)을 갖고 있는 수 밖에 없으니,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은 핵심에 접근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변죽이나마 유일한 통로인 독서를 통해 진실의 한가락이라도 움켜쥐려는 것이다.
물론, 진실과 핵심을 파악했다고 해서 인생이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의 차이일 뿐. 그러나 난 알고 살고 싶다.
진실을 담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에 달려 있는 자물쇠의 맞는 열쇠는 한 개다.
단지 열쇠가 많을 뿐. 그러나 맞는지 안 맞는지 꼭 넣어 보고 싶다.
맞는 열쇠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돌려 보는 것이 독서요, 인생의 과정이리라.
장정일의 공부는 그 많은 열쇠 중 몇 개를 선사한다. 물론, 맞을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본인이 맞춰 보는 과정에 맞을 것 같은 것만 추려 줬으니 말이다.
장정일은 말한다. 나머지는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고. 안내는 해줬으나 먹여 줄 수는 없다는 말이다. 안내만 받고 만족해도 그의 책은 충분하다. 그러나 더 나아간다면 그의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그에게서 수많은 책을 소개 받았고 그 중 몇 권의 책을 구입하려 한다. 그의 소개로 내 생각의 지평은 또 넓어 질 것이다.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