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서울대로 떠난 여행」편은 한 마디로 ‘염장지르는’ 프로그램이었다.
서울대 근처도 갈 수 없는 성적을 갖고 있는 자식을 둔 내겐 서울대생과의 웃음과 재미가 참을 수 없는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한국 지성인의 요람’ ‘출세가도의 출발지’ 대한민국 교육의 최종 목적지인 서울대에 관한 이야기는 자식을 둔 부모라면 눈을 뗄 수 없는 아이템인건만은 분명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극소수 엘리트만이 진학할 수 있는 서울대를 방문하여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서울대의 일상을 재미있게 드러내고자 한 제작진의 의도 또한 모르는 바 아니다.
제작진의 의도대로 재미있게 보면 그만인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가볍게 넘기기엔 그동안 서울대가 우리 사회에 드리웠던 그림자가 너무 크지 않은가? 보는 내내 난 결코 가볍게 웃을 수 없었다.
서울대생들 역시 여느 대학생들과 다를 바 없이 젊고 유쾌하고 활기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교답게 강의는 현란하고 요란했으며 그들의 날카로운 지성은 결코 숨길 수 없는 주머니속의 송곳이었다.
수준미달인 멤버들의 무식함은 서울대생의 지적 수준을 더욱 돋보이기 위한 밑밥이었겠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을 때에 비해 그다지 효과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비교대상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하는 자식을 둔 극소수의 운 좋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그 시간만큼은 공부를 하지 않고 시청하도록 독려 했을 것이다. 서울대를 목표로 공부하는 아이에게 서울대를 보는 것 만큼 효과적인 자극은 없을 테니까.
이 프로그램을 단순히 재미로만 본 사람이라면 행복한 사람이다. 그는 서울대를 부러워할 이유도 없고 자극을 받을 이유도 없는 서울대와 무관한 제3자였을 것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서울대를 무심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학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이 땅의 젊은이로서 대학생으로서 개개인의 서울대생은 얼마나 아름다운 젊음인가!
그들이 그 자리에 서기까지 얼마나 노력했으며 고통스런 시간을 참았는가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의도적으로 그들을 깎아 내리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그들 개개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몇 개의 어설픈 게임으로 얼버무리기엔 서울대의 캠퍼스는 너무 넓다. 단순히 몇 시간 강의에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표현하기엔 서울대의 상아탑은 너무 높다. 서울대는 권력의 반복이며 동일어라고 하면 너무 과한가? 세상이 변했다고 말하고 싶은가? 아직도 서울대 타령이냐고 혀를 차고 싶은가? 서울대 역시 지금은 우수한 대학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은가?
과연 그럴까?
버라이어티로 보고자 애를 썼건만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게 내 탓일까? 아니면 사회 탓일까?
아! 서울대학교....나 만의 편견일까? 과대망상일까? 아니면 부러워 배가 아픈 것일까?
다 맞을 것이다. 제작진의 의도가 너무 얄팍하고 단순하다. 그리고 나 역시 똑같음을 부인하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