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궁금한 걸 좋아한다. 이 프로그램은 그걸 교묘하게 잘 이용한다.
사람들은 진정성을 좋아한다. 이 또한 잘 이용하고 있다.
얼굴에 가면을 씌워 정체를 숨기고 우스꽝스러운 별명을 붙였을 뿐, 노래는 똑 같은데 사람들은 열광한다. 가면은 타자의 시선에서 숨을 때 유효하다. 시선에서 벗어남은 자유다.
나를 안다는 것은 내가 행동해야 할 수준과 범위가 이미 예측되었다는 것이다. 만약 예상대로 행동하지 않는 다면, 곧 사회의 기존 질서와 관습에 따른 당황하는 시선들과 만나는 것이다.
유명한 가수가 등장했을 때 관객의 기대치는 그만큼 높아진다. 삼류가수가 나오면 또 그만큼 만 기대한다. 관객은 사전에 이미 결정된 평가의 잣대를 자동적으로 들이대기만 할 뿐, 새롭게 관심을 갖는 것을 귀찮아한다. 복면가왕의 가면은 이를 잘 알고 있다. 예측가능성을 차단하고 제로부터 시작하는, 편견과 선입견의 배제를 전제로 한 공정한 게임을 시도한다.
사람의 감각은 생각만큼 정확하지도 부지런하지도 않다. 현란한 조명과 댄스로 범벅이 된 무대에서 어지간한 노래 실력으로는 감동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가면을 씌움으로서 오히려 집중할 대상을 잃어버린 관객의 시각은 방해받지 않고 가수의 소리와 미세한 감정의 울림, 동작 하나 하나의 의미에 집중한다.
이 게임의 이득을 보는 사람은 유명한 가수가 아니다. 평소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편견과 선입관 때문에 평가를 받을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이 앞 다투어 무대에 서고 있다. 춤은 잘 추지만 노래는 못할 것이라는 선입관을 벗어버리고 싶었던 댄스아이돌, 직업이 가수가 아니기에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던 연예인을 위한 깜짝 마당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매력 포인트는 궁금증 유발이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계속 정체를 숨길 수 있고 진 사람은 가면을 벗는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궁금증은 증폭되며 관객은 훗날 더 큰 즐거움을 얻기 위해 지금 알고 싶은 작은 고통을 참는다. 미래의 즐거움을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는 관객의 모습은 과자 값을 저금하는 아이처럼 보인다.
심사위원이 가면속의 진실을 알고자 애를 쓰는 것도 묘미고, 기라성 같은 가수가 초반에 떨어지며 민망한 웃음을 짓는 것도 작은 양념이다.
가면과 속임, 궁금증 유발과 진정어린 노래.
화려한 장식을 벗기면 식상한 노래자랑이건만 시각이 모든 것을 대표하는 현란한 비주얼 시대에 귀로만 판단하여 정체불명의 가수를 알아맞히는 촌스런 게임이 오히려 먹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