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금붕어가 3마리 있다. 와이프가 마트에선가 선물로 받아온 놈들이다. 물고기를 키울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다 마리수도 어중간해 어항이랄 것도 없이 대충 식료품을 담았던 조그만 플라스틱 빈 통에 넣어 침실 입구 바닥에 놔두었다.
그럴싸하게 키우는 게 아니다 보니 처음엔 잡동사니 취급했다. 그런데 옴서 감서 보다보니 정이 들었는지 가끔씩 눈에 밟혀 잠깐씩 쪼그리고 않아 들여다보곤 한다. 금붕어 3마리가 좁은 통 안 이지만 저희들끼리 분주하게 이리 저리 헤엄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비록 생각이 없는 미물들에 불과하지만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기에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하필 나 같이 무덤덤한 사람 집에 와서 살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어항(?)이 워낙 작은 통이라 일주일만 되도 물이 금방 혼탁해져, 그걸 발견할 때마다 와이프한테 물을 갈아야 되겠다고 알려주곤 했다. 아이들이 먹이를 줬는지 한번 씩 점검도 했다. 가만히 손가락을 통 위로 흔들면 밥 주는 줄 알고 물위로 올라온다. “장난이지롱. 약 오르지 이놈들아” 혼자 피식 웃다가 간식이랍시고 몇 알 던져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침대에 누웠으나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리다가 어디가선 물장구치는 소리를 들었다. “방안에 웬 물소리? 내가 잘 못 들었나?” 비몽사몽이라 잘못 들었으려니 하고 자려는데 계속 물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한밤중 이다 보니 소리가 꽤 크게 들렸고 계속 귀에 거슬려 결국 일어나 불을 켜고 소리의 원인을 찾아보았다.
원인이 금붕어가 뻐끔거리는 소리라는 걸 알고 어이가 없었다. 살다가 물고기 소리가 신경 쓰일 일이 생기리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으니 말이다. 생각하다 잠을 자야 되겠기에 거실로 옮겼다. 그 후 잠잘 때 신경 쓰일 일은 없어졌는데 대신 거실에서 조용히 책을 볼 때 또 소리가 거슬리곤 했다. 넒은 공간임에도 여전히 소리가 크게 들렸다. “아이 참 이놈들을 또 어디로 옮긴다?” 하지만 좁은 집에서 더 이상 이사 보낼 곳이 마땅치는 않아 그냥 놔두기는 했지만 그놈의 뻐끔거리는 소리에 계속 신경이 쓰인다.
“그래, 너희들도 우리 집 식구들인데 어쩌겠냐. 이제 우리 집 가족 수는 여섯이다. 물론,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말이다. 금붕어 수명이 몇 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는 동안은 가족으로 대우를 해줘야겠다.
”이놈들아 오래 오래 살거라. 사는 동안엔 밥 안 굶기마. 좁은 집이지만 그 것이 너희들 팔자니 너무 불평하지는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