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인문학분야에서 '대중지성‘이란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한때 학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일반대중에게까지 그 외연을 넓히고 있는 것이 현재 추세다. 공식적인 학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만이 학문을 논 할 자격이 주어지던 시대를 벗어나는 것은 적극 환영할 만 한 일이나, 막상 대중지성에 합류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문제가 만만치 않다.
일단, 학자는 고사하고 초짜 딱지를 떼는 것도 힘들다. 혼자 공부한다는 것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에 비해 몇 배 더 힘들다. 방법이 오직 독서 한가지라면 금방 한계에 부딪칠 것이다. 그렇다고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몇 개 뜨는 온라인수강도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금전적인 부담을 감수한다 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과목이 없으면 별 도움이 안 된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끼리 모여 동아리모임을 만들면 좋겠지만, 집에서 한 발짝만 움직여도 ‘고독한 군중’의 사회에서 평소 인맥관리에 무관심한 나 같이 고독한 늑대는 테니스나 축구동아리 만들 듯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국,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독서를 통한 자습이 거의 유일한 방법일 수밖에 없다. 아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가장 쉬운 선택이면서 가장 어려운 방법을 선택한 결과는 항상 뻔했다. 포기다. 머리가 명석한 것도 아니고 끈기가 있는 편도 아니다 보니, 쉽게 포기하고 만다. 실패의 반복은 도전의식을 사라지게 한다. 그냥 쉬운 책 몇 권으로 변두리만 헤매다 만다. 그냥 맛만 보고 만족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상상했다. 예를 들면 헤겔의「정신현상학」을 백권짜리 시리즈로 해도 되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준 해설서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다. 아니면 해설서 한권에 백만원인데 나한테만 판다고 하니 살거냐? 이렇게 말이다. 마치 무협소설에 나오는 최고수가 되는 비급(秘笈)처럼 말이다.
결론-
비법을 아무리 찾아다녀도 지름길은 없더라.
지름길인줄 알았는데 샛길이었다.
샛길을 가다가 까딱하면 삼천포로 빠진다.
공부에 왕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