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IS란 국제테러단체에 대한 뉴스가 심심찮게 나온다. 우리나라 청년이 제 발로 찾아간 뒤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인질을 참수하고 심지어 철장에 가둬놓고 화형 시키는 잔혹한 짓을 서슴지 않는 그들의 명분이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 처분할 수는 없다. 특히, 참수한 머리를 어린이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들고 서있는 인터넷 사진 한 장은 차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이라 충격에 말문이 막힐 정도다.
그네들은 스스로를 알라신의 성전(聖戰)을 치르는 자랑스러운 구국의 ‘전사(戰士)’로 일컫지만 우리는 잔인한 ‘테러’를 일삼는 ‘테러리스트’라 부른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지하드(성전)를 수행하는 지하디스트인가 아니면 테러리즘의 화신에 불과한가?
먼저 테러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일반적으로『정치적인 목적을 위하여 개인이나 대중 또는 정부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조직적 행위. 또는 그러한 정치적 사상이나 주의』라고 되어 있다.
이 정의대로면 우리나라의 독립이라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폭력을 행사한 안중근 의사의 의거는 테러가 된다. 아울러 일제강점기 모든 독립투사들도 당연히 다 테러리스트다.
그러나, 안중근 의사가 이토오 히로부미를 살해한 것과 알카에다나 IS가 인질들을 살해한 것은 분명히 다르다.
안중근 의사의 목표는 조선합병을 지휘한 이토오 히로부미라는 정치인 1명이었지 일본 국민들이 아니었다. 그는 결코 적대국 일본의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 뿐 아니라 당시 독립군이나 독립투사들 역시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특정인이나 무장병력, 경찰을 목표로 했지 민간인인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하지는 않았다.
설사 과정 중에 일부 희생된 민간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건 고의가 아니었으며 이토록 잔인한 방법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청산리 전투같은 독립투쟁의 보복으로 행해진 일본군의 잔혹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차라리 바보스러울 정도로 명분에 경도되어 있었고 오히려 투쟁에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도덕, 인간에 대한 예의가 살아 있었다.
혹시라도 우리가 일본국민에게 보복을 했다는 기록을 본 적이 있는가?
그에 반해 IS같은 조직은 정치적 리더가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은 9,11테러 같은 폭력으로 아무 죄가 없는 수백명의 일반인을 희생시켰고, IS는 기자 같은 민간인을 참수하고, 비록 군인이지만 명령을 받고 움직일 수 밖에 없는 ‘하수인’을 잔혹하게 화형 시켰다.
그들의 명분은 ‘외세의 배격’이니 일제강점기 우리의 독립운동과 비슷할 것이다. 소수의 세력으로 다수의 강력한 적을 상대하기에는 게릴라전이나 테러 같은 방법밖에 없음을 잘 알지만 그들의 방법은 부득이한 경우를 넘어섰다. 무장병력이 비무장 상태의, 심지어 전쟁 중이라도 공격해서는 안 될 기자와 같은 일반인을 적국의 국민이라고 해서 살해하는 것은 백번 양보해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자국민의 인권과 안전에 민감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약점을 최대한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겠지만 이는 결국 국제여론을 악화시켜 그들의 입지를 점점 좁아지게 할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미국에 비교하여 약자라고 주장하겠지만 그들이 살해한 민간인들 역시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미국의 국민일 뿐 또 다른 약자에 불과한 것이다.
그들이 진정 정당한 독립투사라면 지금부터라도 민간인 살해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그토록 주창하는 위대하고 거룩한 ‘알라신의 성전’을 수행하고 있다면 그들의 주적(主敵)은 이 더러운 전쟁을 국익이라는 명분 하에 계획하고 명령한 백악관의 지도층, 펜타곤의 고위장성들, 네오콘의 더러운 무기상들이지 이름 없는 국민들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성은 개들에게 던져줘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종교경찰청사에 붙여져 있는 구호다. 한편에선 근대문명을, 또 다른 쪽에서는 제국주의 침략을 서슴지 않았던 이율배반적인 서양 근대이성의 오만과 모순을 신랄하게 조소하는 뜻이리라.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한다면 진정한 이성(理性)은 서양의 이성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이성이다. 서양의 이성을 조롱하는 그들의 이성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함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