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 세상의 목마(木馬)타기에 실패할 때면

난 조용히 책 뒤로 숨는다.

 

(왠지 내가 잘못한 일이 있는 듯) 상사의 화난 눈빛이

(재는 맨날 왜 저러나...쯧쯧..) 무심한 직장동료의 눈빛이

(남들은 잘도 하는 그놈의 승진을 왜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듯) 마누라의 애잔한 눈빛이

(최신 폰을 사 달라며 떼를 쓰는) 자식들의 똘망한 눈빛이

내 등 뒤에 꽂히면 난 조용히 책을 들고 숨는다.

 

책 속엔 숨을 곳이 정말 많다. 숨어 있을 땐 아무도 못 찾는다. 그래서 행복하다.

그러나 오래 숨어 있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금방 나와야 하기에 완전한 도피처는 못된다.

그래도 괜찮다. 수많은 책들이 나에게 손짓한다. 자기 등 뒤로 숨으란다. 기특한 것들이다.

오늘은 어디로 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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