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들이 득실거린다.
살아있는 싱싱한 육체를 물어뜯고자 텅 빈 머리를 흔들거리며 멍한 눈빛으로 몰려다닌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좀비에게 물릴까 공포에 떨며 도망 다니다 결국 좀비의 공격으로 그들의 행렬에 동참하고 만다. 꿈으로 가득했던 머리는 텅 비어 버렸고 정열을 간직했던 눈의 초점은 사라졌고 따뜻한 숨결을 내품던 코끝은 냉기로 얼어붙었다.
죽었지만 죽은 것이 아닌 좀비는 움직이는 시체에 불과할 뿐 이미 생각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살아 있는 것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생각한다면 말해야 한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면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말하지 않는 것은 죽은 것이다.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죽은 것이다.
좀비들은 살아 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말을 하는 것을 죽이려고 한다.
처음엔 좀비보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점점 좀비의 공격을 받아 같은 좀비가 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좀비가 두려워 공격받기 전에 스스로 좀비가 되어 버린 자들도 생기고 있다.
좀비보다 더 무서운 건 스스로 좀비가 되어 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물리지 않아도 죽어 있고, 좀비가 아닌데도 좀비인 척 하고,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
모두 좀비가 되어 간다. 우리는 좀비다. 나도 좀비다. 좀비세상이다. 무서운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