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땅콩항공 조현아 사태로 인한 갑을관계가 전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조현아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을을 대표하는 사람인양 그동안 당했던 갑질에 대한 불타는 복수심으로 던질 수 있는 돌이란 돌은 모두 그녀에게 던졌다. 조현아는 한순간 갑중의 갑에서 을중의 을로 내동댕이쳐졌고 모든 을에게 본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가련한 자세로 고개를 숙였으며, 그녀와 같은 무리 갑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모두 알고 있다. 갑과 일대일로 설때는 한없이 초라한 을들이 은폐되고 안전한 공간에서 서로 엄호하며 쏘아댄 화살들은 멀리가지 못하고 결코 적의 갑옷을 뚫지 못하리라는 것을.

 

이 사태가 마무리 되면 조현아는 잠깐의 굴욕적인 을에서 다시 슈퍼갑으로 돌아갈 것이다. 갑이 시혜로 베푼 한정된 시간이 지나면 마법은 풀어지고 차가운 현실로 돌아가는 ‘야자타임’처럼 말이다.

 

갑이라고 항상 갑은 아니다. 나보다 상위 갑을 만나면 나는 을이 된다.

또한 을이라고 늘 을은 아니다. 나보다 하위 을을 만나면 나도 갑이 될 수 있다.

결국 갑을관계는 상관관계며 상황에 따라 상호간 얼마든지 위치가 바뀔 수 있다.

살다보면 나같이 평번한 사람도 별 볼일 없긴 하지만 가끔씩 갑의 위치에 놓이는 경우가 있다. 구매자와 판매원, 입주민과 경비원, 부모와 자식들, 집주인과 세입자, 원청업체 직원과 하청업체 직원 등등...


어쩌면 이세상의 모든 관계가 수평을 이루는 동등한 관계는 없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갑과 을의 수직적 관계만 존재하며 우리 모두는 사는 매 순간 갑 아니면 을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나도 모르게 갑질을 해댄 건 아닌지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삿대질하며 불쌍한 을을 겁박하지 않았나

의무는 잊어버리고 권리만 주장하지 않았나

눈꼽만한 지위를 가지고 쥐꼬리만한 권력을 슈퍼갑인양 행사하지 않았나

갑같잖은 을 주제에 다른 을에게 행사한 내 유사 갑질에 대한 대가는 을끼리의 이전투구로 이어지고 결국 자멸로 이어질 뿐이다. 구경하는 갑들의 박수를 받으며.


을로써 나의 행동은 어떠하였을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 나만 눈감으면 된다고, 이 세상이 원래 그렇다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술 한잔 먹고 잊어버리자고, 도움이 필요한 같은 을에게 얼마나 냉정했는지, 무너진 자존심을 합리화할 핑계 찾는데만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든지 갑이 되 보고자 얼마나 많은 을들을 짓밟았는지....

 

갑은 절대 자발적으로 을을 갑대우 하지 않을 것이다. 을들이 합심하여 을이 아닌 갑에게 (진정한)을질을 해대야 한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천박한 갑질에 대항하는 우리의 을질은 수많은 을들의 뼈를 깎고 피를 말리는 투쟁과 희생의 노력이 수반된다.  언제까지?  갑들이 마지못해 노블리스 어쩌구를 줏어 담을 때까지.

 

을들이여! 진정한 을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세!  갑질이 없어질때까지. 을들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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