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김부선의 아파트 난방비 문제가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를 오르내리며 꽤 시끄러웠다.

세월호 같은 큰 이슈부터 개인 간 다툼의 자질구레한 일까지 일단 인터넷에 공론화되면 엄청난 조회수와 댓글 수를 기록한다.

 

그러나 『8월 경상수지 흑자 72.7억불』, 『원, 엔 환율 1년 내 800원대로 하락...』같은 제목을 단 기사들이 실시간 검색순위로 올라온 적인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위 기사들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면 일단 경상수지라는 용어의 정확한 뜻을 알아야 할 것이고 환율이 하락한다면 그것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정도는 기본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어렵다고? 다 고등학교 경제시간에 배운 것들인데? 대학교를 졸업했다면 교양으로 경제학개론 한과목 정도는 다 수강했을 것이고(물론, 한 학기 해봐야 며칠 되지 않은 시간에 잘해봐야 1/3정고 배우다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따라서 경상수지나 환율정도의 단어는 상식적으로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상한 일이다. 나하고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연예계기사엔 다들 벌 떼처럼 달려들어 자신의 의견을 날리기에 분주한데 정작, 현재 및 미래에 내 삶의 질을 결정할 수도 있는 경제현상이나 정책들에 대해서는 의외로 무관심하니 말이다.

 

무관심한 것은 아닐 것이다. 피부에 딱 와 닿지 않기에 넘어가는 것이리라.

이유는 간단하다.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재미도 없다. 나부터 그렇다. 경제기사가 내포하는 의미를 모르니 나하고 상관관계가 있는지도 모를 것이고 있는 것 같아도 체감이 잘 안되니 그냥 통과다.

 

그러니 정부가 매일 쏟아대는 수많은 경제정책들에 대한 비판은 어불성설이다. 부동산정책은 땅부자들만(난 어차피 집 한채가 전부니), 세금관련 정책도 부자들이나(난 재산세, 자동차세, 주민세 얼마만 내면 되고) 관심사항이다.

늘 알고는 싶지만 선뜻 달려들지는 않는 경제의 숨겨진 비밀 아닌 비밀을 알아챌 수 있는 눈을 갚고 싶으면 보시라....

 

이름만으로 믿고 살 수 있는 몇 안 되는 저자중의 한사람인 장하준교수의 「경제학강의」

장하준교수는 내가 장황하게 써 내린 이런 이유로 이 책을 낸다고 서두에서 밝혔다.

 

경제학을 물리, 화학같은 자연과학과 동일선상에 올려 놓기 위해 경제학자들은 어려운 수학공식으로 도배를 하며 과학적으로 보이기 위해 애를 썼지만 항상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 자연현상이나 물질과 달리 사람은 쉽게 통제할 수도, 통제되지도 않는 복잡한 경제주체이기에 같은 원인이어도 똑같은 대책이 똑같은 결과를 낸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나와 같은 보통사람들을 위해서 쉽게 썼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경제학은 어렵다.

술술 읽혀지기는 하지만 이해까지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꾹 참고 읽다 보면 경제학의 흐름정도는 희미하게 보인다.

경제의 기본적인 정의로 시작해서 경제학(자본주의)의 역사와 경제학파의 주요 학설을 지나 경제학의 주요 개념들을 쉬운 예시로 설명한다.

기존의 경제학관련 서적들이 단편적인 경제용어를 설명한 책들이거나 전문가의 말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곤 했던 경제현상의 설명이나 예측 등에 관한 것들이라면 장하준 교수는 경제 전반에 걸친 마인드를 심어주고자 애를 쓴다.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들은 대체재일 뿐이며 마치 이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처럼 떠들어도 넘어가지 말고 비판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하자는 것이 그의 목적인 것이며 우리 또한 그의 목적에 부응하기 위해 이 책 마지막장까지 끈기 있게 넘겨야 하는 것이다.

 

그는 "경제학은 생각보다 친해지기 쉬운 분야이다. 일단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초적인 이해가 생기고 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관찰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지 않는다. 자전거타기를 배우고, 새로운 언어를 익히고, 새로 구입한 태블릿컴퓨터의 사용법을 습득하는 등 인생의 다른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능동적 경제 시민이 되는 것도 초반에 겪는 약간의 어려움을 넘기고 계속 연습하면 갈수록 쉬워진다. 한번 시도해 보시기를 바란다" 고 마지막에 우리를 독려하면 끝을 맺는다.

자유주의 경제학자나 부자들이 좋아할 것 같지 않은 '경제불평등 개선', '금융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그의 말이 솔깃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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