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있다.

안보면 궁금하고 보면 짜증난다. 막상 만나면 반가워 죽겠는데, 헤어질 땐 만난 걸 후회한다. 잊는 법은 없다. 늘 내 주변에서 맴돈다. 관계를 유지하는데 돈도 많이 든다. 마음은 아닌데 몸은 좋아한다.

 

그 친구를 처음 만난 때가 스무살 무렵인 것 같다. 첫 만남은 꽤 힘들었다. 워낙 성격이 거칠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결국 나를 포기하고 계속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친구가 된지 어언 20년이 넘었다. 살면서 여러 번 헤어질까 고민도 해봤지만 안보면 보고 싶어 결국, 질질 끌며 오늘까지 왔다

술 마실 땐 더 그립다. 뭔가 고민이 있을 땐 가끔은 해결책도 내놓는 괜찮은 구석도 있다.  어쩔땐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도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다들 그만 만나라고 성화다. 만나 봤자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는 친구란다. 하지만 워낙 어렸을 때부터 사귀어 온 친구라 쉽게 정리를 할 수 없다.

 

짜증나는 건 그 친구는 내가 저를 생각하는 것에 비해 날 그닥 신경쓰는 것 같지는 않다는 데 있다. 그 친구의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절교를 선언했다. 지금은 몇 명만이 그와 놀고 있다. 노는 곳은 다른 친구들이 보이지 않는 구석진 곳이다.

그 친구는 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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