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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철학사 1 - 지중해세계의 철학
이정우 지음 / 길(도서출판)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에 대한 최초의 관심은 푸코, 들뢰즈, 지젝 같은 현대의 때깔나고 폼나는 철학자들로부터 비롯된다.
그러나 그들에게 한걸음을 내 딘 순간 거대한 장벽에 부딪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철학은 화려하지도 않고, 실용적이지도 못하면서 머리털이 한움큼 빠질 것 같은 고통의 시간을 당당하게 요구한다. 그리고는 댓가를 지불한 만큼만 보여준다.
폼나게 현대 철학을 떠들고 싶다면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현대철학자들보다 앞선 철학자들의 철학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보다 앞선 철학자를 만나고 나면 다시 더 앞선 철학자가 기다리고 있다.
결국,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아득한 고대 신화속의 그리스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한숨이 나온다. 그리스부터라니....너무나도 유명한 플라톤을 만나니(이름만을 말한다) 그가 말한다. 저는 소크라테스를 스승으로 모셨습니다. 소크라테스를 만나니 이미 수많은 자연철학자들과 티격태격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시작 해야하나....답답한 마음에 서점을 기웃거리다, 평소 이쪽에서 이름을 자주 들었던 이정우 교수의 세계철학사를 우연히 만났다.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재미로 본 것이 아니었으니.
두눈을 부릅뜨고-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자울자울 고개 운동을 하고 있었기에- 보다 보니 1주일이 훌쩍 지나갔다.
책은 두꺼워 결코 본전 생각은 안 날 것이다.
한장 보고 넘기고 또 한장 보고 넘기다 보니, 다는 몰라도 철학의 흐름정도는 희미하게 보인다.
일차방정식도 모르면서 미분방정식을 푼다고 달려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리스 철학을 모르고 들뢰즈 철학을 말하는 것은 허황된 일이다.
철학은 수학과 똑 같다. 하나를 모르면 결코 둘을 알 수 없다.
철학의 역사는 철학의 기초다. 기둥없는 지붕은 있을 수 없다.
이정우교수의 글은 언뜻 딱딱해 보이지만(실제 모습도 그러해 보였다) 읽다 보면 의외로 이해가 잘 되는 편이다. 그의 정연한 논리와 깔끔한 필체를 악착같이 따라가다 보면 넓진 않으나 길이 조금씩 보인다.
일단 그를 믿고 따라가 보자.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참, 책값은 두께만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