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뭐든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도 재능이냐 노력이냐에 따른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대충 알아듣고

전문가가 될 수 있는 투자의 아날로그적 대략 치 정도로만 참고하면 되겠다.


뭔가를 잘하기 위해 이 정도의 시간이 투자되어야 한다고 했을 때

우리가 가진 한정된 시간을 고려하면 선택과 배분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다 1만 시간의 숙련도나 완성도가 필요한 것은 아니기에

사람에 따라서 5천 시간으로 어중간하게 2개를 잘하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1만 시간이면 하루 3시간씩 무려 10년을 투자해야 하는데

먹고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거나 인생의 숙원사업이나

로망이 아니라면 쉽게 달려들 수는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엔 가중치가 붙는다. 노인에겐 돈보다 귀할 수 있다.

돈이란 늙어서도 벌 수 있지만 시간은 지나가면 되돌이킬 수 없는 소모품이다.

 

나는 시간을 독서로 환산하는 버릇이 있다.

1만 시간이면 내가 좋아하는 책을 얼추 800~1,000여권 정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다.

1,000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을 포기한 대신

그만한 값어치를 할 다른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일단 영어 회화를 시작했으니 1,000권의 독서를 포기한 셈이다.

취미로 하고 있는 기타와 그림은 어떠한가?

영어와 달리 취미는 1만 시간을 굳이 채울 필요는 없을 터

그래도 나름 숙련도를 고려하면 두 개를 합쳐 500권 정도는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1,000권의 독서와 영어회화 중

어는 것이 내게 더 가치가 있을까?

어는 것이 더 내게 돈이 될까?

어는 것이 더 나를 행복하게 해줄까?

이 선택의 결과가 미래의 나를 어떤 인간으로 만들까?

 

영어를 하면서도 잠깐 잠깐 이런 상념이 든다.

만약 영어공부에 실패한다면 난 엄청난 손해를 볼 것이다.

기타나 그림 같은 기능은 중단한 날까지라도 그 성과가 보장되지만

영어는 도로아미타불이 될 것이다.

모 아니면 도다. 생각보다 리스크가 크다.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에 일단 시작하면 중단할 수가 없다.

 

내가 영어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절박한 이유다.

난 영어를 시작하면서 1,000권의 독서와 맞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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