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잡고 싶어졌다.

저렴한 낚싯대 하나 메고 저수지로 간다.

어쩌다 한 마리씩 낚았다. 그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다.

 

욕심이 생긴다.

낚싯대를 여러 개 늘어놓고 같은 시간에 여러 마리를 잡았다.

나만의 비법인 양 흐뭇하다.

 

양이 안찬다.

계곡 아래를 막고 그 안에 든 물고기를 몽땅 털어 버린다.

온 세상의 물고기를 다 잡은 것처럼 행복하다.

 

이럴 게 아니다. 스케일을 키워보자

원양어선을 끌고 태평양 한가운데로 갔다.

대형그물을 이용해 대양의 모든 물고기를 다 잡아 버려야지.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몽땅 잡아봤자 다 먹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해 다 썩어 버렸다.

이젠 물고기가 싫어졌다. 배를 팔고 물고기도 잊어 버렸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다시 물고기가 그리워졌다.

이젠 허망한 욕심은 버렸다.

 

예전에 쓰던 낚싯대 하나를 다시 들고 나선다.

이젠 물고기 머릿수는 관심 없다.

내가 먹을 수 있는 물고기만 한 마리씩만 잡으면 만족한다.

 

이젠 물고기보다 낚싯대를 드리우는 것에 집중한다.

낚시 자체가 즐겁다. 물고기는 잡히면 좋고 아니어도 즐겁다.

못 잡은 물고기는 시장에서 돈 주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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